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 가격이 수급 불균형으로 매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3사의 리튬 수요가 2030년에 6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리튬의 안정적인 확보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시대 도래에 따른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급증으로 전세계 배터리용 리튬수요가 LCE(탄산리튬환산) 기준 2022년 52만9천톤에서 2025년 104만톤, 2030년 274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금액 규모로는 2022년 132억1600만달러에서 2025년 302억5400만달러, 2030년 821억6400만달러로 6배나 늘어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메이커 3사의 리튬 수요 또한 2030년 75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 기준 12만5천톤 대비 6배나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수요 전망이 국내 배터리 업계를 위협하는 이유는 최근 탄산리튬 가격이 꾸준한 수요 증대와 타이트한 수급여건 탓에 매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넷째 주 탄산리튬 가격(중국내수가격 기준)은 톤당 5만8,253달러로 전주보다 8.4%나 올랐으며 지난해 연평균 가격(1만8천943달러)과 비교하면 3배나 증가했다. 1월 셋째주 가격은 5만3천 738달러로 전주대비 7%가 오르는 등 탄산리튬 가격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배터리 및 컴퓨터, 통신, 가전분야에서의 리튬 수요가 확고하기 때문에 이러한 가파른 가격 상승과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리튬은 생산지역이 매우 한정적이어서 공급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의하면 전세계 연간 리튬 생산량은 2020년 기준 43만6천톤이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50%, 호주가 41%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4개사가 전체 70%를 생산한다.

염호 리튬은 고품위의 염호 발견이 어렵고, 저품위의 염호는 농축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며 광석리튬이나 재활용을 통한 리튬 생산 역시 아직은 생산성이 부족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리튬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리튬 공급망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리튬 수입량은 6만5천톤으로 수입 금액 규모는 8,590억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배터리3사도 리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광물에서 추출하는 탄산리튬과 달리 염호에서 추출하고 니켈과 합성이 쉬워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수산화리튬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수산화리튬의 공급계약을 위해 독일의 벌칸 에너지와 협력했다.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천톤을 공급받는다. 또 세계최대 리튬생산업체 중 하나인 칠레 SQM과 2029년까지 리튬공급계약을 맺은바 있으며 호주광산업체 라이온타운으로부터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톤을 공급받는다.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회사인 간펑리튬의 지분 1.8% 투자를 단행해 수산화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SK온)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수요 급증 및 공급 불안정으로 2025년부터 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리튬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