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TRI 연구진이 전도성 셀룰로오스 바인더 소재와 전고체 이차전지 음극판을 관찰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리튬이차전지로 알려진 전고체 이차전지용 전도성 바인더 소재를 친환경 셀룰로오스를 활용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적이면서 단순화된 제조공정을 통해 에너지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어 고성능 전고체 이차전지를 구현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환경친화적인 소재인 셀룰로오스 기반의 새로운 전도성 바인더를 개발해 전고체 이차전지 음극에 적용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비전도성 바인더 대비 충방전 과전압은 약 30% 감소, 고율 충방전 성능은 약 40% 향상시켰다.

전고체 전지는 내부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안전성과 에너지저장밀도 바이폴라 전극 구성 및 고용량 리튬금속 전극 적용으로 높은 에너지밀도가 가능하다.

개발한 전도성 바인더는 음극재의 일종이다. 배터리에서 음극은 양극에서 이동한 리튬이온의 저장소 역할로 음극재는 배터리의 충전속도와 수명 및 안정성을 결정한다.

바인더는 전극 구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적은 함량이지만, 활물질에 도포되어 전하전달이 용이하게 접착력을 부여, 성능을 보장한다. 연구진은 상용화된 셀룰로오스계 소재를 이용,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산처리 공정을 통해 고품질 이온 전도성 바인더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개발된 바인더를 흑연 음극 구성에 적용해 새로운 전극 구조를 만들었다. 연구진의 전극 구조는 제조공정 단순화 및 에너지밀도 극대화를 위해 전해질 성분이 완전히 배제됐으며 더 많은 활물질로 구성돼 활물질간 계면 저항을 낮추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연구진은 다양한 전기화학 평가 및 분석을 통해 기존 비전도성 바인더 대비 충방전 과전압 약 30% 감소 및 고율 충방전 성능 약 40% 증가 등 흑연 활물질 입자 계면에서 전도성 향상 효과를 확인했다.

과전압이 감소하면 배터리 내부 저항이 감소하는 만큼 안정 구동 및 배터리 수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 고속 충전 시에도 에너지전달 효율을 유지해 충전 성능이 향상된다.

ETRI 연구진은 고질적 문제인 안전성과 안정성 해결을 위한 단초를 마련해 전기차, 로봇,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활용성 향상 연구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연구를 주도한 ETRI 신동옥 박사는 “전극내 전해질 성분을 배제함으로써 기존 전지 제조공정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고성능 전고체 이차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힐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본 연구의 총괄책임자인 ETRI 이영기 박사는 “액체 전해질로 인해 가려져 있던 전도성 바인더의 성능을 최대 활용할 전지시스템을 찾은 결과”라며 “소·부·장 기술 자립화 사업간 소재로 리튬이차전지용 핵심소재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ETRI 연구진은 전고체 전지용 고에너지밀도 전극 구현을 위해 고용량 음극 소재로의 확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본 연구는 ETRI 기본사업 ICT 소재·부품·장비 자립 및 도전기술개발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ETRI 주관으로 텍사스대학교 댈러스캠퍼스(UT Dallas) 조경재 교수팀 및 DGIST 이용민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진행되었다. 논문은 ETRI 신동옥 박사, 서울대 김형준 박사과정생 및 DGIST 정승원 박사과정생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 전고체 이차전지용 전도성 음극 바인더 개발 개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