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들이 옐로우룸에서 개발한 홀로그램 기록 조성물로 필름을 제작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실감형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홀로그램 기록소재를 개발, 자동차, 군사, 문화. 의료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 가재원 박사 연구팀과 경북대학교 김학린 교수 연구팀은 광역학 메커니즘을 이용한 비확산형 홀로그램 기록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홀로그램 기록소재를 통해 기존의 소재로 구현하기 힘들었던 자동차용 홀로그래픽 HUD(교통수단 주행보조 화면 표시 장치), 확장현실 스마트 글라스 등의 응용분야에도 손쉬운 적용이 기대된다.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 가상을 뜻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하는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현재 구현된 메타버스는 주로 2차원 캐릭터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점을 보완해 사용자에게 극강의 현실감과 몰입감을 주는 기술인 ‘확장현실(XR)’을 통해 메타버스를 완벽히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기업에서 XR용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XR의 핵심은 홀로그램 기술이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및 회절 특성을 이용해 사물의 완전 입체정보를 기록한 기록물로, 빛의 색과 명암만을 기록한 사진과 달리 홀로그램을 활용하면 실감나는 입체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홀로그램 기록을 위한 기존의 은염 소재는 필름카메라의 사진 인화 작업과 같은 습식공정이 필수적이므로 대량 제작이 쉽지 않다. 또한 포토폴리머 소재는 이 문제를 극복했지만 미국, 독일 등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으며, 홀로그램 기록과정에서 반드시 광반응성 화합물의 확산과정이 수반돼야 해서 다양한 응용분야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해, 광반응성 화합물의 확산 과정이 수반되지 않는 간단한 조성의 광역학 메커니즘이 적용된 홀로그램 기록용 소재를 개발했다.

홀로그램은 조성물을 필름화해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으로 기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연구팀은 적색, 녹색, 청색 등 특정 파장의 레이저 빛에 반응하는 ‘광민감성 물질’과 빛의 투과도나 굴절율을 바꾸는 ‘수용체’, 이 둘이 고르게 분포된 필름을 만들 고분자 매트릭스 등 3가지 구성성분을 활용해 새로운 조성물을 개발했다.

개발한 조성물의 광민감제는 레이저를 쏘면 반응성이 매우 큰 활성산소종을 만들어 주변의 수용체와 빠르게 반응해 수용체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레이저를 맞지 않은 부분과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원리로 필름에 홀로그램을 기록할 수 있다.

개발한 조성물 필름에 홀로그램을 기록하면 매우 얇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기존 소재 대비 조성물의 구성성분이 세 가지로 간단하고, 반응물질의 확산 과정이 불필요해 손쉽게 홀로그래픽 광학부품용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화학연 가재원 박사는 “XR 스마트 글라스에 필요한 광학부품은 홀로그램 기록소재로부터 얻어진다. 개발 완료 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초고속 5G, AI와 연결돼 큰 산업적, 경제적 파급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포토닉스 리서치(Advanced Photonics Research)’ 2022년 8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으며,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