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층제조 원가절감·기술개발, 모빌리티 부품 양산기술 주목
◇연재순서
1)전시회 총괄평가
2)적층제조 장비
3)금속분말 적층제조 소재
4)폴리머 적층제조 소재
5)메디컬 적층제조 응용분야
6)미래모빌리티 적층제조 응용분야
7)탄소섬유 적층제조 응용분야
8)좌담회-청년이 적층제조 미래를 이야기하다
지난 11월15일부터 19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적층제조 최대 컨퍼러스인 ‘폼넥스트(formnext) 2022’가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3D프린팅 관련 802개 기업들이 소재, 시제품 제작,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전시했다.
필자가 몸 담고 있는 금오 EMS㈜는 다이캐스팅 공법으로 자동차, 전자, 방산 부품을 제조하는 업체이다. 다이캐스팅을 하기 위해서는 금형이 필요한데 A/S 금형을 포함하여 1,500개 이상의 금형을 소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많은 금형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2~30년 전에 양산했던 포니, 레간자, 엘란트라 등 A/S부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다수의 금형 보관 공간이 공장을 채우고 있으며 따라서 단종 차종의 금형으로 인한 금형의 유지 보수 및 공간의 로스를 줄이기 위해 금형이 필요 없고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하며 기존 품질을 만족하는 기술로 매우 적합한 적층제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번 formnext를 방문하며 금속 적층제조 기술과 금속 3D프린터를 보며 비전문가인 필자가 봐도 발전의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특히 적층제조용 금속 분말의 경우 2년 전만 하여도 대부분 타이타늄, 초내열 합금 등 고가의 분말 재료가 전시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경량화 소재의 대표 주자인 알루미늄, 탄소섬유 등 다양한 소재가 눈에 띄었다.
자동차 기업에서는 매년 구매 전략을 수립한다. 올해 자동차 기업은 원가를 제일 중점 전략으로 선정하였기에 이번 formnext를 원가 측면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아직까진 3D프린팅 소재인 필라멘트와 분말 단가는 기존 공법들의 원재료보다 비싸며, 싸이클타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대량 생산에 활용하기엔 미흡하다. 전시회에선 이런 미흡한 점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는 기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Blue Power System社는 원재료비 절감을 위한 파우더 재생 장비를 소개하였으며, SLM 솔루션즈(Solutions)社는 서포터 삭제, EOS社는 레이저 빔 출력 극대화, GE社는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층조건에 변화 등 다양한 개선책을 선보였다. 고도화된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지만 그에 따른 투자비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양산 원가를 낮춘다면 자동차 부품의 양산 시점이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본 것은 실제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고 있는 금속 바인더 젯(BJ) 기술이다. 본인이 처음으로 적층제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2019년에 HP社와 Volkswagen社간 협업으로 금속 바인더 젯을 활용한 자동차 부품 양산 사례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HP는 금속 바인더 젯 장비인 ‘HP Metal Jet S100’을 소개하고 관련 제품을 전시하였다. 설비의 사이즈를 증대시키고 출력 속도를 끌어올린 것을 볼 수 있었으며 금속 바인더 젯 3D프린터의 또 다른 강자인 GE社와 데스크탑 메탈(DeskTop Metal)社 등에서도 개선된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소개하였다.
출력물 표면 조도가 후처리한 듯 상당히 매끄러운 표면을 볼 수 있었으며, 치수 정밀도 또한 정밀해져 후가공 부위가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경량소재 다양화·재활용·바인더 젯 등 생산성 향상 기술 발전
PAV 경량·고강성 부품 제작 적층제조 적용 활발, 투자 준비해야
마지막으로 미래 모빌리티부분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적층제조 기술의 접목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e-Mobility 기반의 이동수단이 계속 개발될 것인데 이는 대기 오염 방지, 탄소저감 등이 가능한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수요가 지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 중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을 발표했다. UAM 또한 제로 매연을 목표로 전기 구동 기반 시스템으로 개발 중이며 드론과 같은 이착륙 방식인 수직이착륙 방식을 접목시켰다.
다양한 PAV(개인용비행체)의 유형 중 아직까지 시장을 지배하는 제품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발되고 있는 개체들을 보면, UAM과 같은 방식인 eVTOL(전기동력수직이착륙기)형 PAV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eVTOL시장은 2019년 12월 기준 기초 설계 단계의 모델 63개, 시제품 제작 단계 34개, 시험 비행 단계는 35개, 상용화 단계는 1개인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현재 상용화된 eVTOL은 러시아의 호버서프(Hoversurf)가 개발한 스콜피온-3(Scorpion-3)로 2019년 두바이 경찰이 도입된 바 있다.
eVTOL의 개발 진행 단계를 기초 설계와 시제품 제작 모델까지 확장해 보면, 글로벌 항공기 OEM들과 완성차 OEM들의 시장 진출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수의 전문 기술 스타트업이 이미 시험 비행 단계에 진입한 만큼 앞서가고 있지만, 기존의 항공 및 자동차 시장을 장악한 거대 OEM들이 기술력과 자본력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2020년 CES에서 우버와 협력하여 개발 중인 PAV 컨셉 ‘S-A1’을 선보이면서 2028년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아우디는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에어버스, 이탈디자인(Italdesign)과 함께 개발중인 PAV ‘팝업넥스트(Pop.up.Next)’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2018년 애스턴마틴과 롤스로이스가 PAV의 디자인 컨셉을 공개했으며, 포르쉐도 2019년 보잉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PAV 디자인을 선보이는 등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스타트 업 투자를 넘어서 PAV 개발에 직접 뛰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PAV 제조 및 운영시스템 관련 핵심기술 요소들 중 소재·구조 측면에서도 새로운 기술들이 필요하며 알루미늄 및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과 같은 경량화 소재를 이용한 적층제조 기술을 접목시켜 DfAM(적층제조특화설계) 기술을 통한 경량 고강성 PAV 부품 제작이 가능하리라 보며 이러한 시제품 개발 등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비좁은 도심을 자유롭고 안정적으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PAV의 순간적인 회전과 추진이 가능한 고성능의 제어기술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로터의 틸팅 기능이 수직과 수평을 넘어 다각도로 회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최적설계 기술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안정성 검증이 완료되면 부품제조를 위한 적층제조기술이 부각되리라 예상한다.
현재 2세 경영자로 회사에서 일하면서 연구개발을 주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을 통해 생산 개선 및 제품개발을 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경영 측면에서 볼 때, 국내 사정 상 중소 제조기업들의 생산 인원들이 인근 대기업의 생산 인력으로 흡수되어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매우 심각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부터 금리가 인상되어 투자에 점점 더 위축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적층제조 기술과 같은 신기술들을 끊임없이 주목하고 시장조사 하면서 위축되지 않고 적절한 시기에 투자할 수 있다면 5년, 10년 뒤에는 제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