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이 2023년 10월부터 CBAM의 전환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유럽연합(EU)이 올해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시범 시행에 따라 철강 산업 등 국내 기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철강 업종 탄소저감 기술개발에 2,097억원, 녹색금융 9.4조원을 지원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정부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12월 26일 ’제231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현황 및 대응 방안 등에 대해 논의 했다.

EU(유럽연합)는 기후변화 대응의 일환으로 세계 최초 CBAM 도입을 추진 중이다. CBAM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배출량이 적은 국가로 상품 및 서비스가 수출될 때 적용되는 제도로, 국가별 환경규제 차이를 이용해 탄소다배출 산업이 저규제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탄소누출을 방지하고자 한다.

지난 12월 18일, EU는 CBAM 입법에 합의,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6개 분야에서 내년 10월부터 2025년까지 총 2년3개월 간 전환기간(시범 시행)을 거친 뒤 2026년부터 본격화할 방침이다. EU는 전환기간 동안 플라스틱·유기화학품 추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환기간에는 배출량 보고의무만 존재 하고, 본격시행 시 CBAM 인증서를 구매해야 하며, 특정 조건 아래 간접배출 양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CBAM 최종법안은 유럽의회(안) 대비 대상품목이 축소되고, 무상할당 폐지 일정이 2026년에서 2033년까지로 다소 완화돼 우리 기업의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환기간 동안 품목 확대 여부 및 간접배출 포함조건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BAM 본격 시행 시 국내 철강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은 2021년 對EU 수출액이 43억 달러에 달한다. EU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하는 주요 5대국 중에 5번째다. 또한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생산 비중이 68%로, 전기로 32%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알루미늄 산업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전량 수입하는 투입재(잉곳)의 생산 공정상 탄소 배출량이 많아 CBAM 타격이 예상되며, 전환기간 동안 플라스틱·유기화학품으로 대상품목이 확대될 시 우리 對EU 수출기업에 대한 영향 확대가 우려된다.

이에 정부는 철강 산업의 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할 방침이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총 2,097억원 규모를 지원해 저탄소 생산 구조로의 전환을 통해 철강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기술을 활용해 고로에서 전기로 전환 등을 추진한다. 단기적으로 현 설비 조건에서 탄소감축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 중·장기적으로는 단계적 수소환원제철 공정설계 기술개발을 지원 한다.

탄소중립 설비 구축 투자 지원을 위해 녹색채권 3.9조원, 녹색금융 이차보전 3.5조원 등 9.4조원으로 녹색 금융을 확대하고 자발적 감축유인 강화를 위해서는 배출권시장 제3자 참여 확대, 증권사 위탁거래 도입, 배출권 선물 도입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중소·중견 기업을 포함한 EU 수출기업의 CBAM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실무자 가이드북 배포, 수출설명회를 추진하고, 배출량 측정·검인증 실무자 교육, 간이 MRV 시스템(탄소 배출량 자가진단) 등도 개발에 나선다.

더불어 제품 탄소배출량 측정 및 검·인증을 위한 기초 인프라 확충을 위해 검증 기관 육성과 국제 표준 개발 추진, 탄소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기초정보 DB 확대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