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3-03-21 13:17:05
  • 수정 2023-03-31 14:32:56
기사수정


▲ FC EXPO의 뜨거운 열기속에 참관객들이 관람을 위한 등록에 나서고 있다



수소산업 ‘NEXT LEVEL’ 직관하다



전주기 밸류체인 ‘소·부·장’ 꽉 채운 존재감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및 표준화 절실



일본은 ‘수소’ 분야의 선진국이다. 최근 불거진 탈탄소화와 탄소중립 바람과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불안이 가속화됨에 따라 수소경제가 새로운 핵심 KEY로 떠오르기 전까지는 아마도 ‘수소’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국가는 단연 일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로의 이행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가별 수소정책들이 다각화되고 있고, 한국 역시 빠르게 정부와 기관, 기업들이 힘을 합친 가운데 수소관련 다양한 산업들이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앞서간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과연 일본 최대 규모의 에너지전시회 속의 수소전시회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한국의 수소전시회와는 어떻게 다를 것인가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다.


일본 정부는 에너지정책목표(3E+S) 기조 아래 2050년까지를 기한으로 하는 수소기본전략을 2017년 수립하고 밝힌 바 있다.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일본이기에 자신의 약점을 수소에너지를 통해 극복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사회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기본전략에는 낮은 가격의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 글로벌 수소를 생산 운송 등 공급망 개발, 수소 운송 및 저장을 관할하는 에너지캐리어 개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 발전부문의 수소에너지 확대 등이 포함된다.


이미 우리보다 열 걸음은 앞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한 일본이기에 그 핵심기술을 선보이는 FC EXPO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다.


약 200여개의 기관 및 기업이 출품한 이번 FC EXPO 2023은 수소의 생산, 운송, 저장, 소비를 위한 △장치 및 재료 △평가·시험·분석기 △밸브 △펌프 △압축기 △수소생산 설비 및 촉매 △저장탱크 △컨테이너 △디스펜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및 장비 등 각종 제품과 기술이 소개됐다.




▲ 스마트에너지위크2023에 참여한 관람객수는 애초 예상한 약 5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조용히 강하다


전시의 첫인상은 크다라는 것이었다. 도쿄 빅사이트라는 이름에 걸맞는 전시회장 크기에 압도당한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에너지위크라는 이름하에 6개의 에너지전시회를 나눠서 전시하기에 직접 전시회장에 들어서고 나면 막상 FC EXPO의 전시부스들은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혹자는 전시부스와 규모를 보고 한국에서 열리는 H2MEET과 비교해 규모가 작은 것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가 실제로 느낀 인상도 그랬다. 한국의 수소전시회보다 조용하고 얌전한 느낌이 들었다.


일본의 FC EXPO는 국내 H2MEET의 수소 비즈니스를 리드하는 대기업들의 커다란 부스와 향후 미래 수소 비전을 담은 전시부스에 비해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조용히 자신의 기업이 하고 있는 일들을 그저 조용히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하나하나 부스에 담긴 제품들과 기술력을 살펴보면 ‘알차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이렇다보니 처음 지도를 보며 여러 기업의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전시물품들을 관람하다가 모르고 도요타의 부스를 지나치기도 했다. 국내 전시회와 같이 완성차 업체의 경우 당연히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수소차를 전시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동차가 전시되지 않은 도요타와 혼다의 부스를 지나치고 만 것이다.


화려한 최신형의 수소차 모델을 디스플레이하지 않았다고 해서 도요타의 기술력이 사라지거나 감춰지는 것이 아니다. 도요타는 그간 자신들이 해온 수소차와 관련된 기술과 더불어 다양한 활용을 소개했다.


도요타의 부스라고 하면 도요타의 미라이를 중심으로한 화려한 전시의 전개를 예상할 수 있다. 모터쇼와 같이 차를 디스플레이하고 이에 활용된 기술과 연료전지 모듈, 그리고 미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비전을 전시할 수 있다.


하지만 도요타는 그렇지 않았다. 그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를테면 도요타는 5가지의 작은 테마 △고객과 함께 성장해온 도요타 미라이의 수소차 기술 △연료전지기술 △수소저장 및 운송 △생활 속의 수소 활용(생활에너지로의 수소활용) △미래 수소사회의 포트폴리오 등을 다양하고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도록 꾸몄다.



▲ 도요타 부스에 전시된 수소연료전지



■ 도요타·혼다 등 모빌리티 수요 확대


많은 이들은 도요타 부스의 BMW의 수소차 BMW i Hydrogen에 장착될 수소연료전지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나머지 부스에도 그와 유사한 정도의 호응과 흥미를 가져 모든 카테고리마다 사람이 꽉 차 있었다. 이를테면, 상용차에 실리는 수소탱크라든가, 연료전지라든가, 주방에서 도시가스와 전기에너지를 대체할 수소에너지의 활용이라든가 그 밖의 도요타의 다양한 수소사업에 대해서도 흥미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었다.


혼다는 GM과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공동개발을 발표하면서 혼다의 CR-V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수소전기차를 2024년에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혼다는 그간 수소차의 판매가 적었고 이에 수소차 모델이 단종됐지만, 도요타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관련 노하우와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로 향후가 기대되고 있다.


혼다는 이날 전시에서는 수소연료전지 모듈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지난해 상용차 이스즈와 함께 공동개발한 수소연료전지트럭도 공공 도로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진행, 시험을 마친 후 경제성 및 인프라 구축 후 양산 예정이다.


혼다는 트럭, 버스, 전기차, 항공기, 지게차, 선박, 건설기계 등에 쓰일 수 있는 고체고분자형 연료전지 솔루션과 생산, 저장, 유통, 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현재 전세계 수소차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올해 1월 기준 현대차가 45.7%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는 도요타로 40.6%를 차지하는 등 두 개의 회사가 전세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재는 전기차에 집중된 친환경차 시장이 향후 수소충전인프라 구축등을 신호탄으로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수소차에 투자, 개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신형3세대 연료전지를 장착한 넥쏘의 후속모델 출시를 계획중이며 BMW는 도요타 미라이의 연료전지를 기반으로한 파일럿 차량을 선보였고 2025년에 정식 출시한다.


▲ 아이라보 부스의 이스즈 상용 수소엔진트럭


▲ 연료전지소형트럭(도쿄 R&D)

▲ i Labo의 b to b 수소공급 스테이션


상용차용 수소엔진 개발도 가속화


일본은 2050 탈탄소 에너지 정책을 위해 수소 승용차 뿐 아니라 상용차 개발도 활발히 추진중이다. 상용차의 경우 국내에서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무공해차 45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역버스나 대형 화물차의 경우 전기차 대비 충전시간이 짧고 주행거리가 긴 수소차 보급이 계획되어 있다. 대형수소화물차와 시내버스가 각각 400km나 500km를 주행하는데 수소버스는 15~20분의 충전시간이 소요되지만 전기버스의 경우 급속충전시에도 1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이러한 대형 상용차에 쓰이는 수소엔진 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화물차 기업 이스즈, 차부품사 덴소, 완성차 기업 이스즈, 스즈키, 다이하츠, 도요타 등이 대형상용차용 수소엔진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전시회에서는 아이라보 주식회사의 수소엔진 트럭이 전시됐다. 아이라보는 중장비나 트럭에 있는 디젤엔진을 수소엔진으로 바꾸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라보는 수소엔진 기술개발, 수소엔진 프로토타입 개발, 수소 인프라 및 서플라이체인 모델 사업, 수소엔진 관련부품사업, CO2저감 컨설팅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라보의 부스에는 이스즈 수소엔진 트럭과 변환 부품들이 전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는 기존의 디젤엔진을 수소로 전환해 물류업계의 탄소를 저감하는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50년의 수소엔진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을 소개했으며, 이 기술은 중장비와 발전기에도 적용가능하며, 향후 B TO B 수소스테이션을 트럭 터미널 등에 구축, 저비용 수소를 공급할 예정이다.



▲ 퓨얼셀에너지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 ‘연료전지 에너팜의 나라’ 기술 강국 면모


일본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공급안정성 확보를 위한 다각화된 에너지 정책을 추구해왔다. 에너지 인프라 및 안정성 확보에 사활을 건 것이다.


일본은 수소연료전지전략협의회를 통한 민관 협력으로 수소연료전지전략 로드맵을 2014년 제정, 가정용 연료전지 에너팜, 연료전지자동차, 수소충전소 자립화 등을 목표로하고 추진해오고 있다.


일본은 수소이용의 확대를 위해 고정용 연료전지와 수소연료전지차 이용을 확대하고 해당 분야의 선점을 가속화했다. 이를 통해 발전부문의 저탄소화를 꾀하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발전을 통해 전력 발전 및 전력저장을 동시에 이뤘다.


또 연료전지기술을 통해 높은 발전효율과 소형화, 열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연료전지분야에서는 일본 에네팜 보급은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를 중심으로 2021년 기준 누적대수 약 35만대에 이르며, 해당 연료전지시스템의 단가는 지속 하락중으로 2030년경에는 약 530만대의 연료전지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수소의 수요는 주로 연료전지차 및 발전부문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의 조사기업인 Fuji keizai는 일본 수소시장의 2030년 4,058억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본의 퓨얼셀에너지 등이 연료전지와 관련된 기술을 전시했다. 퓨얼셀에너지는 저탄소 연료전지발전 플랜트, 고체산화물 수소연료전지, 수소제조장치 등을 제조하며 탈탄소화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파나소닉은 연료전지 공장에서 시스템전원에 의존하지 않는 RE100을 목표로 순수소형연료전지를 활용한 RE100솔루션의 실증을 개시했다.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연료전지 절약 팜과 수소디바이스 초음파 기체흐름 농도계 등을 소개했다.


리파이어는 최신 대형 연료전지 시스템 PRISMA XXII를 선보였다. 해당 모델은 디젤타와의 가격경쟁력도 뒤지지 않으며 160~220KW범위의 대폭 증가된 출력을 자랑한다.



▲ HYSUT의 전시부스

▲ 도쿄에 위치한 이와타니 시바코엔 수소충전소


■민간 중심 수소충전소 구축 확대


수요처 확대만큼 중요한 것은 공급을 위한 인프라 확충이다. 일본은 수소스테이션 보급을 위한 업계간 단체인 수소공급이용기술연구조합 ‘HYSUT’을 구축해 수소스테이션 보급을 위한 전반 기술 서포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수소스테이션 보급을 위한 현황과 향후 미래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HySUT부스 내에서는 벽면 그래픽, 디스펜서, 디오라마 등을 전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HYSUT’은 수소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9년 설립된 법인이다. 이 법인은 수소이용기술연구개발사업 등을 추진한 바 있으며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및 수소공급 인프라 보급을 위한 규제 적정화 등을 진행했다. 또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스테이션의 기기, 부품 등의 연구개발, 표준화 등을 연구해 전체적인 시스템 및 솔루션의 비용 저감 등에 역할을 했다.


일본은 현재 수소차 보급 확대에 나서며 2025년까지 20만대, 2030년 약 80만대의 수소차 보급을 목표로하며 이를 위한 인프라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개소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소기본전략에 따라 현재 전국 179개소의 수소스테이션이 구축됐다.


일본 전역에 수소를 보급하는 대표적인 기업은 이와타니 산업으로, 이와타니는 2006년 액화수소 제조 플랜트의 가동을 개시, 다양한 고객에 액화수소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53개의 수소충전소를 마련했으며 기존의 수소충전소 형식이 아닌 편의점이나 이동식 수소충전소 등 개별 장소 조건에 맞는 다양한 수소충전소 사양도 개발하고 있다.


▲ 일본은 다양한 기술연구개발과 국산화, 표준화를 앞서 이뤄냈다. (사진은 도쿄 R&D부스)


소부장 국산화 여전히 먼 길


전시에는 다양한 수소산업의 근간이 되는 소재부품장비들이 전시됐다. 어쩌면 해당 기술들과 제품들을 보고 있자면, 한국의 수소전시회와 다를 게 없다. 오히려 더 볼 게 없다는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각도를 달리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시장에 전시되어있는 물품들 가운데 우리나라의 자체기술로 국산화해 만든 제품은 몇가지나 되는가. 혹은 국내에서 국산화한 이후 이를 국제 표준화한 제품은 몇가지인가.


일본은 한국보다 앞선 시간 동안 미리 국산화 및 표준화를 준비해왔다. 수소충전장비 등 수소관련 부품장비의 국제표준 정립과 규격마련 등을 추진했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는 향후 글로벌 수소경제 가속화 및 상용화의 시기에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실제, 수소충전소의 구축비용 중 약 60%에 달하는 비용은 압축기, 저장탱크, 충전기 등 핵심부품에 쓰인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수소충전소 구축 현황을 살펴보면 해당 중요 소재부품장비의 대부분이 해외수입인 경우가 많다.


국산화율을 높이면 수소충전소의 구축비용이 현저히 줄어들고 나아가 더 많은 수소충전소 구축도 가능하게 된다. 수소차가 없어서 수소충전소 활성화가 어렵다거나, 수소충전소가 없어 수소차를 많이 보급할 수 없다든가 하는 논란을 종식시킬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수소충전소 구축비용 저감을 위한 핵심부품 국산화를 위한 2030년까지 국산화율 10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보여주기식의 예산편성과 그 이후의 일을 나몰라라하는 형식의 사업으로는 영속되기 어렵다. 핵심 소부장의 국산화연구개발을 위해서는 최소 강산이 한번은 변한다는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는 빠른 시일내 연구를 진행하겠지만, 이를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려는 정부와 기업의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고, 기업차원의 자발적인 투자를 맹목적으로 외칠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amenews.kr/news/view.php?idx=5287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마크포지드 9월
프로토텍 11
디지털제조 컨퍼런스 260
로타렉스 260 한글
이엠엘 260
3D컨트롤즈 260
서울항공화물 260
엔플러스솔루션스 2023
엠쓰리파트너스 23
하나에이엠티 직사
린데PLC
스트라타시스 2022 280
생기원 3D프린팅 사각
아이엠쓰리디 2022
23 경진대회 사각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