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8월 첫째 주 국제유가가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급 감축 소식,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러-우 전쟁의 확전 등으로 인해 전 유종이 상승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8월 1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0.99달러 상승한 84.7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1.48달러 상승한 81.05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1.46달러 상승한 85.44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만(Oman)유는 전주대비 1.49달러 상승한 85.49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살펴보면,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공급 감축 연장 결정이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우디는 7~8월 현재 시행 중인 독자 감산(100만b/d)을 9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현재 사우디 원유생산량은 900만b/d로 2년래 저점 수준이며, 사우디는 독자감산을 필요하다면 추가 연장하거나 감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러시아도 석유 시장의 균형 유지를 위해 원유 수출을 8월 하루 50만 배럴에서 9월 30만 배럴로 축소 및 연장 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또한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7월 28일 기준 미국의 상업 원유재고는 4억 3,977.1만 배럴로 전주대비 1,704.9만 배럴 감소해 시장 예상 감소폭(137만 배럴)을 상회했다. 원유재고 감소는 원유순수입 감소(전주대비 39.1만b/d↓)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중국 민간 소비 부양책 발표 등으로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유가가 상승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민간경제 활성화를 위해 채권 등 기업 자금조달 여건 개선과 같은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도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부가가치세(VAT)를 감면하고 세제지원책을 연장하는 등 중국 정부의 민간 소비 부양 의지를 시사했다. 중국이 올해 5%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양 강도를 점차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은 앞으로도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BofA는 미국 경제의 2024년 완만한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하고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며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1.5%에서 2%로 상향 했다.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원유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유가가 상승을 부추겼다.

반면 미국의 신용 등급이 강등된 것은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8월 1일 신용평가사 Fitch사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며 향후 3년간 재정 악화 가능성이 있고 미 부채한도 협상에 있어 반복된 정치적 갈등으로 재정관리에 대한 신뢰가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미 재무장관 등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작위적인 판단이라고 비판하며 부채상환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공격 지속 등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8월 2일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다뉴브강 인근 곡물 저장소가 파괴되는 등 흑해곡물협정 종료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은 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기아를 무기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비판했고, 이에 러시아는 자국과 관련된 약속이 이행돼야 흑해곡물협정에 복귀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러시아는 자국 곡물과 비료 수출이 제한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국제은행결제 망과 같은 금융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