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사장 박지원)이 기업 인수로 발전소 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외국업체로부터 구매하고 있는 터빈을 이제는 자체적으로 공급해 전세계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두산중공업과 스코다 홀딩(Skoda Holding)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체코의 스코다 그룹의 발전설비 전문 업체인 스코다 파워의 지분 100%를 4억5000만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코다 그룹은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체코의 대표적인 기업이며 핵심 계열사인 스코다 파워는 1904년부터 터빈 생산을 시작해 전세계 62개국에 450여기의 터빈을 공급한 실적을 가진 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 유수 업체 가운데 하나다.
터빈은 ‘발전설비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하이테크 산업이어서 터빈 원천기술 보유 여부가 발전사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나 두산중공업은 그동안 외국업체로부터 구매를 해왔다.
이번 인수로 터빈 기술을 확보한 두산중공업은 보일러(Boiler), 터빈(Turbine), 발전기(Generator) 등 발전소 3대 핵심 설비의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돼 향후 발전 설비 분야에서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Siemens), 프랑스 알스톰(Alstom) 등 글로벌 선진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또한 보일러-터빈-발전기(이른바 ‘BTG’)의 풀 라인업(Full Line-up)을 구축, 선진 업체들만이 접근 가능했던 ‘BTG’ 패키지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수익성 제고가 기대된다. 앞으로 두산중공업이 해외에서 BTG 프로젝트를 수주할 시 국산 주기기 확대 공급을 통해 과거 대비 30~40%의 외화가득률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50Hz 스팀터빈 시장 진출이 가능해져 원천기술이 없으면 진입하기 어려웠던 유럽, 미국 등 대규모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유럽 및 미주 시장의 발전 사업을 총괄할 ‘두산파워시스템(Doosan Power Systems)’을 신설하고, 산하에 스코다 파워와 두산밥콕을 편입시킴으로써 본격적인 유럽 및 미주 시장 진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스코다 파워 인수에 따른 전략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 5조3000억 원의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스코다 파워와 두산밥콕을 주축으로 향후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