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혁신 생태계 구축, 산학연 기술개발·인재육성 협력 필수

▲ 조선대 신소재공학과 박예찬

지난 2024년 1월 15일부터 20일까지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에서 진행한 싱가포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세계적인 3D프린팅 기업인 HP 센터(Center)와 PBF(Powder Bed Fusion) 방식을 주로 사용하여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확대하고 있는 니콘 SLM 솔루션즈(soultions) 기업을 방문했다.

또한 싱가포르 교육부 산하 교육 기관이자 법정 위원회인 테마섹 폴리텍(Temasek PolyTechnic)을 방문하고, 에너지·재료공학·기계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난양공대의 세계 최고 수준의 3D프린팅센터를 탐방했다. 이번 기고문을 통해 공과대학 학생으로서 기업과 연구센터에서 본 3D프린팅 연구와 실험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 등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 HP 레이저 프린팅 연구소에서 장비 기술과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 최고 프린팅 기술로 신시장 개척하는 HP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HP는 컴퓨터, 프린터, 3D프린터 등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는 프린터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회사다. 컴퓨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프린터에 표준 무선과 클라우드 공유, 콤팩트한 디자인 등 프린터 성능 향상은 물론, 편의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번 견학 중에는 HP의 레이저 프린팅 연구소를 방문해 레이저 프린팅 기술의 최신 동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연구소에서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과자, 치약, 와인라벨, 결혼식 사진첩 등 저렴한 제품부터 고급제품에 이르기까지 HP의 다양한 레이저 프린팅 방식이 적용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HP의 기술력으로 인공지능을 통해 사진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층을 입혀 색감에 질감이 더해져 완성된 출력물은 인상 깊었다. 또한 HP 연구소에서는 초고화질 프린터로 책상이나 문과같이 두꺼운 제품에도 프린팅을 하며, 옷이나 가방같이 형체가 뚜렷하지 않은 제품에도 프린팅이 가능한 기술도 소개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분말 토너에 레이저 광을 비추어 토너가 달라붙게 하는 원리로 프린팅하는 단순한 프린팅 기술이 아닌, 콜로이드성 액체를 매우 작은 방울로 제어해 잉크 보존과 프린팅 할 때 고화질로 재료 선정을 용이하게 해주는 기술을 볼 수 있었다.

▲ SLM 솔루션즈 연구소에서 PBF 금속 3D프린팅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D프린팅의 한계를 극복하는 게임체인저 SLM 솔루션즈

독일에 본사를 둔 SLM 솔루션즈는 아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에 지사를 둔 글로벌 3D프린팅 회사다. SLM 솔루션즈는 금속 3D프린팅 기술 중 가장 대중적인 PBF 방식의 금속 프린터 개발이 전문이다.

특히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점이라면 3D프린팅 본연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사실 3D프린팅은 4차 산업혁명 주요 기술이긴 하지만 단순히 고정밀성만을 바라보고 연구한다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SLM 솔루션즈에서는 4.3㎥가 넘는 크기의 프린터가 시간당 300㎤에 달하는 제작 속도로 제품을 적층하는 기술을 보유해 3D프린팅이 다양한 제품군과 대형 제품 등에 확대되는데 기여하고 있다.

SLM 솔루션즈의 연구소에서는 PBF 금속 3D프린터로 출력된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강도 합금으로 출력된 제품은 우수한 인성과 정밀한 품질을 자랑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름이 크게 알려지지는 않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방산부품이나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되는 임펠러 등 초정밀·경량화 등 다양한 요구물성을 바라는 제품들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SLM 솔루션즈의 금속 3D프린팅의 장점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장점은 △매우 좁은 빔을 형성하여 정밀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고정밀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는 레이저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소재를 가공할 수 있는 레이저의 특성상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장점을 잘 살린 덕분에 SLM 솔루션즈에서는 다양한 적용처를 확대하고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싱가포르, 첨단기술 인프라 중심 다양한 산학연 협력 강화

3D프린팅 활용 미래형 운송기기 개발 교육·인프라 인상적

▲ 난양공대 문승기 교수가 금속 3D프린팅 기술과 적층 부품을 설명하고 있다.

■난양공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산학 협력의 모범사례

난양공대(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는 1991년 설립되어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아시아 최고의 공과대학이다.

이번 탐방에서는 3D프린팅을 연구하는 교수님과 박사님들이 개발 중인 3D프린팅 기기와 제품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아시아 최고의 연구기관에서 제품들을 보는 만큼 흥미로운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3D프린팅을 이용하여 전자 회로를 만들고, 다양한 소재에 전자회로를 3차원으로 인쇄하는 기술을 보았는데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회로가 있는 것도 못 알아차릴 정도로 정밀도가 높았다.

또한 난양공대의 캠퍼스는 깨끗하고 쾌적하며, 다양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여기에 정형화되지 않은 건물은 공대생의 창의력을 풍부하게 해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한 교수님과 박사님들의 인터뷰를 통해 난양공대의 교육과 연구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고, 난양공대에서는 공학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싱가포르 국가 인재 양성 책임지는 테마섹 폴리텍

싱가포르 테마섹 폴리텍에서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운송기기 개발과 인력 양성에 대해 알아보고 왔다. 테마섹 폴리텍은 싱가포르 교육부 산하의 국립 폴리텍으로, 첨단기술 분야의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연수에서는 3D프린팅의 원리와 응용, 3D프린팅을 활용한 미래형 운송기기 부품 제작 실습 등을 통해 미래형 운송기기 산업의 발전과 3D프린팅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탐방하던 도중 학생들이 수업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수업하는 인원에 맞게 컴퓨터와 3D프린터가 준비되어 있어 학생들이 직접 설계를 하고 제작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학교에는 소재에 상관없이 자유 형태의 물건을 초음파 기술을 이용하여 제품의 형상을 캐드 프로그램 내에서 형태로 만들어주는 3D스캐너가 있었다. 이렇게 학생들이 사물의 구조와 특징을 이해하고 이러한 사물을 3D모델로 만드는 활동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탐구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탐방을 통해 느낀 점은 혁신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미래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 시스템, 3D프린팅 등 첨단기술 분야에 필요한 우수한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지역 주력산업인 광주·전남지역은 자동차 산업의 고도화와 전동화 등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미래형 운송기기 산업에 중심지로 발돋움해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다양한 기술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기업, 지역, 학교별로 협력을 강화하면서 인재양성, 공동기술개발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우리도 이처럼 지역 내 산학연 협력을 강화한다면 시너지가 창출되고 지역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참관을 통해 느꼈다. 대학의 지역산업 맞춤형 인재양성, 기술개발 등으로 핵심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인력수요를 창출하여 대학의 경쟁력 강화, 청년의 지역 취·창업 증가로 이어지는 지역혁신의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돼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가 지속적으로 육성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