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3월 넷째 주 국제 유가가 러시아의 자발적 생산 감축과 미국의 석유 시추기 감소, 러시아 정제설비 피격 지속에 따른 가동 차질 등으로 인한 타이트한 수급 상황으로 상승세가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3월 4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0.35달러 상승한 86.64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0.11달러 오른 82.02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0.22달러 하락한 85.8달러를, 오만(Oman)유는 0.19달러 떨어진 85.9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러시아의 석유 감산 명령, 미국 석유 시추기 수 감소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약속한 자발적 생산 감축을 이행하기 위해 석유회사에게 2분기에 감산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정부는 오는 6월까지 하루 900만배럴 생산유지를 목표로 석유회사들에게 감산 명령을 내렸으며, 지난 3일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OPEC+ 감산연장에 맞춰 석유생산 및 수출량을 2분기 동안 하루 47만1000배럴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국의 석유 시추기수는 506기로 전주대비 3기 감소했으며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원유 생산량의 선행 지표인 석유 시추기수가 감소하며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반면, 미국의 석유재고 증가 등은 유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3월22일 기준 미국의 상업 원유와 휘발유 재고가 전주대비 각 316.5만 배럴, 129.9만 배럴 증가했다. 원유 재고 증가는 원유 순수입량 증가(252.1만b/d, 112.4만b/d↑)에 기인한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러시아 정제설비 피격 지속 등이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러시아 사마라(Samara)에 위치한 로스네프트(Rosneft) 소유의 쿠이비셰프(Kuibyshev)정제설비가 3월23일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으며, 상압정제설비(CDU) 2기 중 1기(7만b/d)의 가동이 중단됐다. 3월26일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러시아 전체 정제능력의 약 14%(90만b/d)가 가동 차질을 겪고 있다. 러시아 정제설비 피격으로 제품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유가 상승세가 나타났다.

또한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 위협도 유가상승을 이끌었다. 3월26일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 72시간동안 아덴만과 홍해에서 미국 또는 영국에 관련된 선박(Maersk Saratoga, APL Detroit, Huang Pu)과 이스라엘로 향하던 Pretty Lady호를 향해 6차례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 관계자는 홍해에서 미국 구축함 2척도 공격했으며 이스라엘 남부도시 에일랏(Eilat)에도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국제 금융부문에서는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발표 등이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23년 4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3.4%(연율)로 앞서 발표된 잠정치 3.2%대비 상향 조정됐다.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잠정치를 상회하며 경제지표 호조로 인한 원유 수요 확대가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는 3월 27일 임금 상승률 완화로 인플레이션이 2025년 중반까지 목표치(2%)로 둔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금리 인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발언, 금리인하에 대한 전망은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반면, 미 달러화 가치 강세는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 달러 인덱스는 강한 미국 경제지표와 일부 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으로 인해 상승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3월26일 미국 지역은행 5곳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상업용 부동산 부실 우려를 반영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