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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9-09 16:46:54
  • 수정 2024-09-09 17: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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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논문 기여자 및 연구에 사용한 촉매 제조 설비


국내 연구진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구현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김도경·박용기 박사 연구팀은 9일 논문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사용해 플라스틱 원료인 경질 올레핀을 친환경·경제적으로 생산하는 촉매와 반응기를 발표했다.


폐플라스틱을 고열로 분해해 얻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최근 많은 기업이 찾는 귀중한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해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이 가능하며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은 환경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달성에도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확대를 위해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용 관련 제도를 정비했다. 환경부는 `22년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폐기물 재활용 유형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추가했고, 산업부는 석유화학공정 원료로 석유만 허용하던 규정을 `24년 7월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도 허용하도록 변경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나프타 분해 공정(NCC, Naphtha Cracking Center)의 원료(나프타) 대신 쓰여, 플라스틱 원료인 경질 올레핀을 만들 수 있다. 독일 바스프, 사우디아라비아 사빅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도 상업화를 시도 중이다. 그러나 이 기술은 기존의 석유 원료인 나프타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의 물성 차이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


우선, 기존 나프타는 탄소 수가 5~9개 사이로 구성된 반면 열분해유는 탄소 수가 5~44개로서, 나프타 성분이 약 20%에 불과하다. 따라서 열분해유의 약 20%만 나프타 분해 공정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열분해유에는 나프타 분해 공정의 원료로 부적합한 다량의 올레핀과 다양한 불순물이 포함돼 있다. 이런 올레핀과 불순물을 제거하려면 고온·고압의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화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다. 또 기존 공정은 85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17년 상업화에 성공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 기반 나프타 촉매 분해 기술을 발전시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에 특화된 촉매 개발과 반응 조건 최적화를 통해 기존 상업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기존에 개발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 기반 나프타 촉매 분해 기술을 발전시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분해에 특화된 촉매를 개발하고 반응 조건 최적화를 이뤄냈다.


그 결과,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추가 수소화 과정 없이 100%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기존 나프타 대비 더욱 높은 경질 올레핀 수율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열분해유 내에 다량 포함된 올레핀이, 촉매가 없는 열분해에서는 찌꺼기가 생기는 원인이지만, 촉매 분해에서는 경질 올레핀으로 전환되는 유용한 성분임을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이다.


한편 촉매 분해 반응에서는 촉매 표면에 찌꺼기가 많이 쌓여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있어, 성능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촉매 재생(찌거기 제거 과정)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순환 유동층 반응기는 반응 부위에서 촉매(제올라이트 성형체)와 원료가 함께 움직이며 반응하고, 재생 부위에서는 비활성화된 촉매가 연속적으로 재생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만든 파일럿 규모의 촉매와 반응기를 사용해 기존 나프타 분해 공정보다 170℃ 낮은 680℃에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투입한 결과, 경질 올레핀 수율이 나프타를 사용할 때 보다 27% 향상됐다. 또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시간당 1kg씩 24시간 연속 투입해도 성능이 유지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상업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또한, 대부분의 논문들이 깨끗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연구였던 반면, 이번 연구는 국내 업체에서 실제 생활계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생산한 열분해유를 원료로 사용하고, 파일럿 규모의 반응기에서 연속 운전을 성공적으로 확인하여 상용화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실용화를 목표로 촉매 공정의 스케일업 연구 및 경제성, 환경성에 대한 상세 평가 등 현재 확보한 촉매 공정 모델을 바탕으로, 향후 촉매와 공정의 스케일업 및 최적화와 후속 연구를 진행한 후, `30년 실증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의 대체 기술로서, 기존 기술에 비해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기술이 국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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