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둘째 주 국제 유가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원유 수요 약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으로 인해 전 유종이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3월 2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0.44달러 하락한 69.92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64달러 떨어진 66.6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0.08달러 하락한 71.16달러를, 오만(Oman)유는 0.09달러 떨어진 71.17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이 초래할 수 있는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지속이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관세 정책이 미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 올해 경기 침체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으로 부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전환기가 있을 수 있다고해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 됐다.
또한 12일 유럽연합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책으로 28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예고하는 등 미국과 여타 국가와의 무역 갈등이 지속될 양상을 보이면서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 관세 정책 등을 이유로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을 전월 수준 대비 하향 조정하며 유가 하락을 지지 했다. EIA(미 에너지정보청)와 OPEC(석유수출국기구)는 2025년 세계 석유 수요를 각각 1억 410만b/d, 1억 520만b/d로 전망하며 전월 발표한 전망치를 유지했다.
EIA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향후 세계 석유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당장은 세계 석유 수요 전망을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했으며, OPEC 또한 무역 정세 불안이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으나 세계 경제는 이에 적응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반면, IEA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거시 경제 요건 약화가 석유 수요 약화를 촉발할 수 있다며 2025년 세계 석유 수요를 1억 391만b/d로 전월대비 9만b/d 하향 조정했다. IEA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될 수 있는 스테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고려해 수요 전망을 조정했다면서, 특히 수출 의존적인 신흥 개발국 관련 우려가 크다고 부언했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30일 휴전안에 동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러시아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언급하며 러-우전 종전 및 대러제재 완화 기대가 확대되면서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미국-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 회담 결과,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시한 러시아와의 30일 휴전에 동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공동성명이 발표됐고, 이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하며 향후 전개 과정에서의 대러제재 완화 기대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