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돼 이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로 4월 둘째 주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시현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OSP)인하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개시 소식은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4월 2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8.02달러 하락한 63.96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99달러 떨어진 60.67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10.15달러 하락한 64.27달러를, 오만(Oman)유는 10.15달러 떨어진 64.28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로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국제 금융 부문에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며 그에 수반한 석유 수요 감소 전망이 유가 급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래 투자 은행 다수가 관세 영향을 반영해 2분기 유가 전망을 직전전망대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배럴 당 65달러로 8달러 하향 조정했으며, 시티는 60달러로 8달러 낮춰 수정했고 모건스탠리는 65달러로 5달러 하향 조정했다.
이후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상호 관세 적용을 일부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유가 하락세가 일시 진정됐다. 지난 5일 10% 보편 과세율의 우선 적용 후 90일 국가별 차등 관세 적용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번 발표로 90일간 차등 관세가 아닌 10%의 보편 관세율만 적용해 유가의 급락 흐름이 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중국의 경우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는 이유 등으로 관세율을 인상하겠다고 언급해, 중국은 기존 적용 중인 관세와 합산 시 145% 관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중국은 대미 보복 관세율을 10일부로 기존 34%에서 84%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재부각되며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제개했다.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OSP)인하와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유가전망 하향 등이 유가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6일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 유종 Arab Light의 5월 아시아향 공식판매가격(OSP)을 배럴 당 1.2달러로 전월대비 2.3달러 인하해 공급과잉 신호로 작용했다.
로이터는 전월대비 1.8~2닫러 인하를 예상했는데, 사우디의 예상 이상의 가격 인하는 최근 감산 완화와 맞물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증산을 선택한 것일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과거 OPEC+ 생산 쿼터 대비 증산을 계속해 온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 일부 산유국에 대한 경고적 성격일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고 부언했다.
한편, 미 에너지정보청은 4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미 관세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해 올해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1억 360만 배럴로 전망해 전월전망대비 50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또한 이러한 조정 결과를 반영해 2025년 연평균 유가 수준을 Brent 기준으로 배럴 당 67.87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전월전망대비 6.35달러(8.6%) 하향 조정했다.
지정학 부문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12일 핵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는 소식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며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