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KIMS, 원장 최철진)이 항온항습 설비없이 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KIMS는 에너지·환경재료연구본부 임동찬, 김소연 박사 연구팀이 고습도의 공기 중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고내구성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빛 흡수력이 높고 생산비용이 낮으며, 얇고 유연한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재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습기에 취약해 습도를 낮춘 환경이나 불활성 가스 속에서 제조해야 했고, 유연한 형태로 만들 때 기계적 내구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D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태양전지의 광흡수층 상·하부를 샌드위치처럼 감싸는 결함 패시베이션(passivation, 표면을 보호하는 처리 기술) 전략을 도입했다.
그 결과 최대 50% 상대습도 환경에서도 고효율·고내구성의 유연한 태양전지 제작에 성공했으며, 2,800시간 동안 태양전지의 효율을 85% 이상 유지하면서 안정성까지 높였다. 굽힘 테스트 1만회를 실시한 후 초기 효율의 96%를 유지하고, 극한의 전단-슬라이딩 테스트에서는 87%의 효율을 보존하는 결과를 통해 입증됐다.
해당 성과는 고가의 항온항습 설비 없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 유연 태양전지 중 최고 수준의 기계적 안정성을 보여준다. 또한, 대면적 연속 생산 공정에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까지 높였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향후 롤러블 태양전지와 웨어러블 전자기기 시장 확대를 촉진함과 동시에 대면적 연속 생산 공정을 활성화해 국제적인 태양광 기술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책임자인 KIMS 임동찬 책임연구원은 “고비용 설비 없이도 공기 중에서 안정적인 고효율 태양전지 제조가 가능해져 생산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유연 소자의 뛰어난 내구성으로 인해 웨어러블 기기, 차량용 태양광 등에 활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본 기술 외에도 국내외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내구성과 동시에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태양전지의 대면적화 공정 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