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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1-25 14: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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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산업의 혁신의 열쇠, ‘가치혁신’

소재는 일반적으로 제품의 수명주기가 가장 긴 산업이나 한편으론 범용화에 따른 수익성 저하의 위험에 노출돼있다. 이에 많은 소재기업들이 새로운 소재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나 개발 과정 자체가 워낙 어려워 최근 신소재의 등장속도가 확연히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소재 혁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시도가 필요하다. 신소재(고기능 신소재)는 소재설계가 기존 소재와 확실히 차별화 된 것이다. 반면 혁신 소재는 소재설계 자체가 혁신적이지 않더라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기존 소재에 비해 확연히 차별화된 것을 말한다. 둘 다 일장일단이 있으나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은 같다. 이에 대해 다음의 사례는 소재 혁신이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지난해 글로벌 화학전문 조사기관인 ICIS는 혁신적인 화학제품으로 인도 타타 케미칼의 ‘Swach’라는 가정용 정수기를 뽑았다. 다른 정수기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으나 인도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쌀겨의 재(Rice Husk Ash)와 은 나노 입자를 정수기 필터 재료로 활용함으로써, 저소득층도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수상의 배경이었다.

▲ ▲인도 타타 케미칼이 저소득층을 위해 개발한 가정용 정수기 ‘Swach’. ▲인도 타타 케미칼이 저소득층을 위해 개발한 가정용 정수기 ‘Swach’

■가치 혁신형 소재의 유망 분야

가치 혁신형 소재의 등장은 고객 니즈의 변화에 의한 것이다. 최근 신흥국 고객 수요가 급증하며 소재산업도 선진국 소비패턴이 아닌 신흥국 고객들의 특성과 니즈를 반영해야할 필요가 생겼다. 또한 에너지·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고객들이 소재의 기능 외적인 면도 판단하고 있다. 가치 혁신형 소재는 이러한 변화속에 △희소한 고가 소재를 풍부한 저가소재로 대체 △규제에 대비한 환경친화형 소재 개발 △나노기술 활용한 기존 소재의 물성 극대화 등 유망분야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희소한 고가 소재를 풍부한 저가소재로 대체하는 노력은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고 있는 ‘희유금속’에서 중점적으로 나타난다. 리튬, 코발트, 니오븀 등의 희유금속은 사용량은 적지만 각종 IT 제품, 전기 자동차 등에 필수적인 소재이나 부존량이 적고 매장량도 중국 등에 한정돼 있어 확보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희유금속 소비량이 많은 일본은 정부주도로 2007년부터 희소금속 대체재료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기업들도 리튬이온전지 양극재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대체재로 망간계, 3성분(니켈, 코발트, 망간)계, 인산철계 등을 개발 중이다. 일본 신에츠화학과 대동특수강은 전기자동차용 모터에 사용되는 네오듐자석의 디스프로슘 사용량(원가의 30∼40% 차지)을 절반 이상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토다공업과 데이진 등은 네오듐 자체를 철로 대체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 ▲가치 혁신형 소재의 개념 및 특성. ▲가치 혁신형 소재의 개념 및 특성

규제에 대비한 환경친화형 소재 개발은 장기적으로 잠재력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은 소재산업 특성 상 모든 소재가 대체내지는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산업에서는 온실가스 규제 강화와 함께 고유가가 예상됨에 따라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전망이 밝다. 브라질의 화학기업인 Braskem은 지난해 9월 사탕수수로부터 추출한 에탄올을 원료로 한 20만톤 규모의 ‘그린 PE(폴리에틸렌)’ 가동을 시작했으며 2013년에는 10만 톤 규모의 ‘그린 PP(폴리프로필렌)’도 가동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인 PC(폴리카보네이트)나 타이어의 원료인 이소부탄올 등 기능성 제품을 식물성 원료로 만드는 기술과, 더 나아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메탄올 등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혁신 기술도 상업화에 근접하고 있다.

시멘트도 석회석을 고온 처리해야하는 제조공정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으로 꼽혔으나 최근 거꾸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그린 시멘트’가 개발되고 있다. 그린 시멘트는 석회석 대신 마그네슘 실리케이트를 원료로 사용해 굳어지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석유에서 나오는 합성섬유의 비중이 절반인 섬유산업에서는 석유가 아닌 바이오폴리머를 통해 섬유를 제조하는 방법과 사용된 제품(의류, PET병 등)을 회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섬유기업인 데이진은 ‘Eco Circle’이라는 폴리에스터 의류 수거 시스템을 구축, 원재료와 동등한 품질의 재활용 섬유 생산에 성공하고 유명 의류업체에 공급해, 함께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냈다.

마지막으로 나노기술 활용을 통한 기존 소재의 물성극대화의 대표적인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기능성 나노테크 섬유를 들 수 있다. 일본 도레이는 ‘Nanomatrix’라는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폴리에스터나 나일론 등 합성섬유의 냄새 제거, 세균 제거, 정전기 방지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다.

도레이는 이 기술을 활용해 모래가 쉽게 떨어지는 수영복 소재, 꽃가루가 묻지 않는 코트소재 등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유니클로와 공동으로 개발한 발열 의류 ‘히트텍’은 대성공을 거둔바 있다. 최근 경량화 재료로 주목받고 있는 발포 알루미늄(Aluminum Foam)은 초경량성, 흡음성, 방음성, 인체 무해성 등 뛰어난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조기술의 낙후로 단순한 용도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의 Metcomb Nanostructures가 나노기술을 활용해 발포 알루미늄의 기공을 균일한 크기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옆문의 충격보강재, 방탄재료 등 구조재로 사용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 ▲일본 희소금속 대체재료 개발 목표. ▲일본 희소금속 대체재료 개발 목표

■혁신의 출발은 고객 니즈 파악

가치 혁신형 소재가 일반적인 신소재와 가장 다른 점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우선 파악하고 제공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재기업인 다우코닝(Dow Corning)은 ‘Citizen Service Corps Program’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다.

프로젝트 별로 10명 내외의 자원자를 주로 신흥시장에 한 달 정도 파견해 현지 시장과 고객들을 직접 몸으로 겪으며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얻는 것이다. 일본의 고사철공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JFE강판,아스제약과 공동으로 방충 스테인레스 강판을 개발해 주방에서의 벌레 퇴치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또 다른 고려사항은 자사에 맞는 협력모델 개발 구축이다. 소재 개발 단계부터 최종 비즈니스 모델 까지 역량을 점검하고 부족한 점은 원료기업, 가공기업, 고객기업은 물론 경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채워야 한다.

자동차용 초경량 강판 개발을 위해 세계 철강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기초기술 역량은 부족하나 응용 및 가공 역량이 뛰어난 국내 소재기업들에게 가치 혁신형 소재는 경쟁기업과 차별화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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