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화학 공정으로 아산화질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반응 모식도(출처: UNIST)국내 연구진이 엔진 배기가스나 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2O)를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이 빠르게 구르는 구슬의 기계적 충격과 마찰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산화질소는 주로 화학 공정과 엔진 배기가스에 섞여나오는 기체로 이산화탄소 보다 310배 강한 온실효과(GWP)를 유발하고 오존층 파괴를 가속한다. 화학적으로 굉장히 안정돼 기존 열촉매 공정으로는 445°C 이상의 고온을 가해야만 유의미한 분해가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다.
연구팀은 지름 수 밀리미터의 구슬을 넣은 반응 용기(볼밀)에 니켈산화물(NiO) 촉매와 아산화질소 가스를 함께 넣고 흔드는 방식을 사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해 냈다. 구슬의 충돌과 마찰로 니켈산화물 촉매 표면에 고밀도 결함과 초산화(ultra-oxidized) 상태가 형성되는데, 이 덕분에 기존 열촉매로는 불가능했던 저온·고속 분해가 가능하다.
실험 결과, 해당 공정은 42°C에서 100%에 가까운 99.98%의 전환율로 시간당 1,761 mL 의 아산화질소를 분해했다. 이는 동일한 촉매를 사용한 열촉매 공정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차량과 화학공장에서 쓸 수 있는지도 검증했다. 차량 디젤 엔진을 모사한 실험 장치에서는 아산화질소가 95~100% 제거됐으며, 대규모 가스 처리 성능을 검증하는 연속식 공정에서 약 97.6%의 전환율을 확보했다.
또 실제 공정이나 차량 배기가스처럼 산소와 수분 함께 섞여 있어도 안정적인 분해 성능을 보였으며, 경제성 분석에서도 기존 열촉매 공정 대비 8배 이상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범 교수는 “유럽이 지난 2024년 도입한 Euro Ⅶ 배출가스 규제에 아산화질소를 신규 규제 대상으로 포함한 만큼,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개발된 기술은 디젤 엔진 배출가스나 질산·아디프산 생산 공정, 암모니아 선박 엔진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