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핀 코팅을 이용한 은 나노와이어 표면 교환 과정 모식도(출처: UNIST)국내 연구팀이 은(Ag) 나노와이어의 전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전자기기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는 화학과 권태혁 교수팀이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 △KAIST 조은애 교수 △수원대학교 박상원 교수팀과 함께, 간단한 용액 스핀 코팅만으로 은 나노와이어의 절연 피복을 대체함으로써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은 나노와이어는 머리카락보다 수천배 가는 금속 실로, 이를 얽히게 배열하면 전기가 흐르면서도 빛을 투과시키는 투명 전극이 된다. 유연성도 좋아 접히거나 구부러지는 전자기기에 적합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PVP가 문제였다.
PVP는 나노와이어를 가늘고 긴 형태로 성장시키기 위해 와이어 표면을 감싸주는 물질로, 전선을 둘러싼 절연 피복 역할도 해 전기가 흐르지 못하게 한다. 결국 나노와이어끼리 맞닿는 부분에서 전류가 끊기고 전극 전체 저항이 커지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에틸렌글리콜(EG) 용액을 이용해 PVP 절연막을 손쉽게 교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은 나노와이어를 에틸렌글리콜 용액에 담아 빠르게 회전시키면, PVP가 걷혀 나가고 전기가 통하는 새 막이 형성된다. 이 막은 전류 흐름을 높이는 동시에 은 나노와이어를 수분으로부터 보호하고 투명도까지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절연막이 교체된 은 나노와이어 전극은 저항이 43% 감소해 전기가 두배 가까이 잘 통하게 됐다. 해당 전극은 고온·다습 환경에서도 성능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으며, 빛 투과율도 소폭 상승해 더 밝고 투명한 전극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해당 전극으로 만든 투명 히터는 기존대비 35% 이상 발열 성능이 향상됐다. 저항이 낮아져 전류가 더 잘 흐르기 때문에 히터를 켠 지 약 6분만에 온도가 140~145℃까지 빠르게 상승했으며, 기존 은나노와이어 히터는 102℃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권태혁 UNIST 교수는 “대체 물질의 점도와 휘발성, 수소 결합 능력과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을 모두 고려한 결과 이러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전 전력연구원 서지훈 박사는 “은 나노와이어는 보호 피복이 전기 저항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복잡한 장비나 고온처리 없이 간단한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센서, 전자 종이, 투명 히터 등 차세대 전자기기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