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된 스택(左)과 질화붕소 나노플레이크(BNNF), BNNF 첨가 가스켓(출처: 한국화학연구원)국내 연구진이 가스켓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수소전기차 및 대형 수전해 설비 등 다양한 현장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오근환 박사 연구팀이 2차원 질화붕소 나노플레이크(BNNF)를 기능화해, 실리콘과 합성고무(EPDM) 기반의 실링 가스켓에 적용함으로써 기계적 강도, 수소 차단 성능, 화학적 및 열적 안정성을 동시에 높인 나노복합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료전지와 수전해 장치에서는 연료, 산소, 냉각수 등이 셀 내부를 순환하는데, 내부 밀폐용 가스켓의 성능이 저하되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지고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기존의 불소계 및 실리콘 가스켓은 우수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과 PFAS 등 환경 규제로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반면 실리콘과 EPDM 소재는 가격 경쟁력과 가공성은 뛰어나지만 수소 차단성과 내화학성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파이렌메틸 메타크릴레이트(1-PMA)를 이용해 BNNF를 기능화함으로써 고분자 사슬과 C-C 결합을 형성하고, 소재 내부에 조밀한 네트워크 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수소 분자의 투과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미로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온 및 가혹한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단 0.5 wt%(웨이트퍼센트, 전체 무게 중 0.5%)의 BNNF 첨가만으로도 영률과 수소 투과율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영률 값이 높을수록 그 소재는 딱딱해서, 가스켓이 압력에 눌려도 모양이 잘 유지되어 밀폐 성능이 높아지는 지표로 쓰인다.
수소 투과율은 낮을수록 기체 누출을 막는 지표로 쓰인다.BNNF 첨가 시 EPDM 복합체는 영률 32.1% 증가와 수소 투과율 55.7% 감소를 이뤘으며, 실리콘 복합체도 영률 96.6% 향상, 기체 투과율 42.7% 감소 등 밀폐 성능이 향상됐다.
또한 내화학성 평가에서 225시간 동안 산성 및 알칼리 조건에 노출해도 EPDM 복합체는 각각 6.6%와 3.8%, 실리콘 복합체는 0.2%와 2.1%의 질량 손실만을 보여 우수한 안정성을 입증했다.단전지 평가에서도 상용 가스켓과 동등하거나 일부 조건에서는 이를 능가하는 전류밀도를 기록했다.
특히 PEMFC 내부 압력이 균일하게 분포되어 전극 간 접촉 저항이 감소하는 효과가 관찰되었으며, 이는 1-PMA로 기능화된 BNNF가 균일하게 분산되어 미로 효과를 형성하고 C-C 가교 구조를 통해 안정성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됐다.
이번 기술은 단순한 기계적 강도 향상을 넘어 차단성, 내화학성, 전기화학적 성능을 모두 개선하며, 수소 생산, 저장, 활용 등 전 주기에 걸쳐 비불소계 가스켓의 대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현재 조기 실증과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수소전기차, 발전용 스택, 대형 수전해 설비 등 다양한 현장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실리콘계 가스켓의 국산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으며,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환경 규제에 대응 가능한 비불소계 대체 소재를 확보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안전성 강화를 동시에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