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코레일과 SR을 내년 말까지 단일 체계로 통합한다.(左부터)코레일의 KTX-청룡과 에스알의 SRT정부가 코레일과 SR을 내년 말까지 단일 체계로 통합하기로 하고, 좌석 부족 해소를 위해 내년 3월부터 KTX·SRT 교차 운행을 우선 시행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코레일과 SR 노사, 소비자 단체, 교통·안전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원화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로드맵은 대통령 공약 사항인 ‘고속철 통합을 통한 운행 확대 및 안전성 강화’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향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우선 고속철 좌석 부족이 심각한 수서역 노선의 공급 확대를 위해 정부는 내년 3월부터 서울역 KTX와 수서역 SRT를 기종점 구분 없이 교차 투입한다. SRT의 상시 매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교적 여유 있는 서울역 KTX 차량을 수서역 노선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어 내년 6월에는 KTX와 SRT 차량을 구분 없이 하나의 통합 편성으로 묶어 운행하는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차량 연결과 기종점 활용을 유연하게 적용해 노선 효율과 차량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서울→부산→서울’로 한정되던 기존 운행 패턴을 ‘서울→부산→수서→포항→서울’과 같이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전환해 좌석 공급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
고속철 예·발매 시스템도 하나로 묶인다. 2026년부터는 단일 앱에서 KTX와 SRT 예매·결제·발권이 모두 가능해진다. 기존의 이원화된 예매 구조로 인한 불편이 해소되는 것이다.
또한 SR과 일반열차(ITX-마음 등) 간 환승 시 할인 제도가 도입되고, KTX·SRT 간 열차 변경 시에는 취소수수료 면제가 적용된다. 고속철과 일반철도의 환승 편의성도 강화해 철도 이용자의 실질적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된다.
정부는 SR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과 법정 절차 이행을 거쳐 내년 말까지 기관 통합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통합 기본계획 수립, 조직·인사·재무 구조 설계를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되며, 노사정협의체 구성도 병행된다.
국토부는 내부에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신설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 기업결합 심사 등 필수 절차를 단계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속철도 통합은 단순히 한 기관을 다른 기관에 흡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SR 직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지고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