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가지 종류의 키랄 분자를 넣는 PeLED 설계 전략(출처: UNIST)국내 연구진이 원형편광을 고순도로 만들어내는 차세대 발광소자를 개발해 더 밝은 차세대 3D 디스플레이 생산과 보안·통신 기술 분야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는 신소재공학과 송명훈·이승걸 교수팀이 페로브스카이트 발광층 구조 안에 특수 분자 2종을 넣어 외부 필터 없이 고순도의 원형편광을 골라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Perovskite LED, PeLED)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원형편광은 특정 방향으로 회전해 나가는 빛의 성분이다. 일반 LED에서 나오는 빛은 사방으로 퍼지기 때문에 필터를 덧대 원형편광 성분 빛만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편광 필터를 통과하지 못한 빛이 사라져 밝기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PeLED는 LED 자체가 처음부터 원형 편광 빛을 낸다. 이는 발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내부의 ‘키랄(Chiral)’ 분자 덕분이다. 키랄 분자는 거울에 비췄을 때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겹치지 않는 비대칭 구조 분자다. 키랄 분자를 넣으면 내부 구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그 안에서 생성되는 빛도 한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형태가 된다.
기존에는 키랄 분자 한 종만 첨가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구조의 비틀림이 균일하지 않아 편광 방향의 순도나 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팀은 역할을 분담하는 ‘메틸벤질 암모늄(MBAI)’과 ‘비나프틸 인산염(BHP)’ 두 가지 키랄 분자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메틸벤질 암모늄은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에서 전체적인 비틀림 구조를 유도하고, 비나프틸 인산염은 구조적 비틀림 때문에 생기는 결함까지 완화해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 이러한 구조 변화가 실제로 빛의 회전 방향과 밝기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 실험 결과, 개발된 PeLED는 편광 방향의 순도가 높고, 발광 효율 또한 크게 개선됐다. 순도를 나타내는 발광 이심도(g_CP-EL)는 최대 7.5×10-2까지 상승해, 단일 키랄 분자를 넣었을 때보다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발광 효율을 나타내는 외부양자효율(EQE) 또한 1.28%에서 6.9%로 크게 향상됐으며, 최대 휘도(밝기) 역시 742 cd/m²에서 1,753 cd/m²로 증가했다.
특히 편광 방향의 순도 향상은 보안, 양자정보 통신 분야에서 개발된 PeLED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편광 방향의 순도가 높을수록 좌측 또는 우측 방향으로 도는 빛을 0, 1의 정보로 활용하는 보안이나 통신 기술에서 정보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송명훈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LED는 이미 상용화된 OLED보다 제조 원가와 광효율 측면에서 원형편광을 발광하는 LED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필터 없는 고휘도 디스플레이는 물론, 양자 암호 통신과 같은 고부가가치 미래 시장을 선점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