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가 연구개발(R&D)의 신속한 추진에 걸림돌이 됐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가 폐지되고 사전 점검제도가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예타 폐지 및 맞춤형 투자관리
시스템으로 전환을 위한 ‘국가재정법’ 및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에 도입된 R&D 예타는 통과만 평균 2년 이상 소요됨에 따라 R&D의 신속성과 유연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례로 양자기술의 경우 우리나라도 기술 태동기인 2016년부터 예타를 도전했지만 경제성 부족 등 의 사유로 대규모 투자가 지연돼 현재 최선도국인 미국 대비 6년 이상 기술격차가 벌어져 있다. 과기부가 지난 ’25년 4월 출연연 연구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예타 폐지 찬성이 84%에 달했다.
이번 국가재정법 개정을 통해 500억원 이상 대규모 국가 R&D 사업이 예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개정으로 기술주도권 확보를 위한 국가의 전략적 투자결정이 시의성을 갖고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며,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국제 환경 속에서 국가 R&D를 더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데 의미가 크다.
또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으로 예타 폐지 이후 신규사업의 기획 부실화를 방지하고 투자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1천억원 이상의 R&D 사업에 대한 사전점검 제도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R&D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 연구시설장비 구축 등의 구축형 R&D사업과 그 외 R&D사업으로 구분해 적용된다. 신규 R&D 사업의 부실한 추진을 방지하고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질수 있도록 예산심의에 앞서 전년도 11월부터 3월까지 사업계획서를 미리 검토하는 절차가 추가됐다.
신속성 보다는 체계적인 사업관리가 필요한 구축형 R&D사업에는 신규사업의 추진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한 사업추진심사와 추진 과정에서 계획변경 소요가 발생할 경우 사업계획 변경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위한 계획변경심사가 도입됐다. 주기 심사를 통해 단계별 관리를 강화해 사업 성공 가능성과 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추격형 R&D 투자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극복됐으며, 이를 계기로 향후 대규모 R&D 투자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향후 개정 법률의 시행에 맞추어 구체적인 제도 운영방향을 마련하고, 점검기준, 방법, 절차 등 세부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행정규칙 제·개정 등 제도 정비도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법률 개정은 기술패권 시대에 대한민국 R&D가 요구하는 속도와 전략성을 확보한 제도적 진전”이라며 “부총리 체계 아래에서 R&D 투자관리체계를 과감하게 혁신해 국가의 미래 기술 주도권 확보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