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연구진이 전극에 비스무트를 코팅해 크롬의 반응 속도를 높이고 부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철-크롬 흐름전지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국내 연구진이 철-크롬 흐름전지의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해, 안전성과 원가 경쟁력을 갖춘 대용량 ESS의 상용화와 데이터센터 등 고전력 수요 대응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이현욱 교수팀이 전극 표면에 비스무트(Bi)를 코팅하는 방식으로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의 크롬 반응 속도를 기존 대비 10배 이상 향상시키고, 동시에 수소 발생 등 기생 부반응을 억제해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는 철과 크롬 이온이 녹아 있는 수용액을 각각의 저장 탱크에 보관한 뒤, 필요 시 전극으로 흘려보내 충·방전을 수행하는 방식의 배터리다. 전해질로 물을 사용해 폭발 위험이 낮고, 철과 크롬은 가격이 저렴하며 매장량도 풍부해 다른 금속 기반 흐름전지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다. 이 때문에 장주기·대용량 ESS 후보 기술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크롬의 낮은 전기화학 반응성과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소 생산 부반응은 상용화를 가로막는 주요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응성이 낮아 충전 시 더 높은 전압이 필요하고, 부반응으로 인해 저장된 에너지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충·방전을 반복할수록 실제 활용 가능한 에너지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극 표면에 비스무트를 코팅해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비스무트는 크롬의 산화·환원 반응은 촉진하는 반면, 수소 발생 반응은 억제하는 ‘선택적 반응 조절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반응 속도 개선과 부반응 억제를 동시에 달성했다.
실험 결과, 비스무트 코팅 전극을 적용한 전지는 500회 이상의 충·방전 시험에서도 평균 75.22%의 에너지 효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일반적인 철-크롬 레독스 흐름전지가 수백 회 충·방전 이전에 효율이 40%대로 떨어지는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크롬의 반응 속도 상수는 기존 대비 약 10배 증가했으며, 충전 시 투입된 전자가 실제 전지 반응에 사용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쿨롱 효율도 99.29%에 달했다.
연구팀은 비스무트 외에도 인듐(In), 주석(Sn) 등 선택적 반응 조절자 후보 금속을 선별해 전극 코팅 후 비교 분석을 진행했으며, 비스무트가 반응 속도 개선과 부반응 억제 측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현욱 교수는 “철-크롬 흐름전지 상용화를 가로막던 낮은 반응성과 부반응 문제를 전극 코팅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공정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데이터센터 등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 대용량 ESS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개인연구사업,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머터리얼즈 케미스트리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지난 1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