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포도당 내부 수소를 활용해 두 가지 화학소재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저탄소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외부 수소 공급과 고온·고압 공정 없이 실온에서 반응이 가능해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화학공정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영규·오경렬·김지훈 박사 연구팀이 특수 촉매 시스템을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세제, 의약품 등의 원료인 ‘글루콘산’과 감미료, 화장품의 원료인 ‘소르비톨’을 동시에 생산하는 순환형 저탄소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영규·오경렬·김지훈 박사 연구팀이 특수 촉매 시스템을 활용해 포도당으로부터 세제·의약품 원료인 ‘글루콘산’과 감미료·화장품 원료인 ‘소르비톨’을 동시에 생산하는 순환형 저탄소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별도의 수소나 산소 가스를 공급하지 않아도 되며, 실온에서도 반응이 가능해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글루콘산과 소르비톨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백만 톤이 생산되는 필수 화학소재다. 그러나 기존 공정에서는 포도당을 원료로 두 제품을 각각 별도로 생산해야 했으며, 특히 50~150℃의 고온과 대기압의 10배가 넘는 고압 산소 또는 수소가 필요했다. 이 때문에 설비 비용과 운영 비용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포도당 내부 수소를 재활용하는 ‘내부 수소 전달(Internal Hydrogen Transfer)’ 방식에 주목했다. 포도당이 글루콘산으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수소를 바로 옆의 다른 포도당 분자로 전달해 소르비톨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발생한 힘으로 바퀴가 돌아가는 원리와 비슷하다.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공정 내부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자기 완결형’ 화학공정을 구현한 것이다.
이 공정의 핵심은 백금(Pt)과 주석(Sn)을 결합한 특수 촉매다. 연구팀은 두 금속을 3대 1의 최적 비율로 결합해 촉매를 설계했다. 백금만 사용할 경우 반응이 과도하게 진행돼 수소가 외부로 빠져나가지만, 주석을 함께 사용하면 반응 속도를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다.
그 결과 생성된 수소를 100% 소르비톨 생산에 활용할 수 있었다. 실제 실험에서는 포도당 100분자를 투입했을 때 글루콘산 50분자와 소르비톨 50분자가 생성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높다. 연구팀은 고농도의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하루 기준 1리터당 1.5kg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기존 고온·고압 공정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또한 전기적 분리 기술을 적용해 순도 98.5% 이상의 제품을 얻었으며, 분리 공정에 필요한 전기 비용도 제품 1kg당 약 150원 수준으로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은 다른 바이오매스 원료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포도당 대신 나무에서 얻는 ‘자일로스’를 사용할 경우 무설탕 껌의 원료인 ‘자일리톨’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황영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자원을 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순환형 화학공정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석유 대신 식물 자원을 활용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향후 화학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촉매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 (IF 21.1)에 올해 1월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