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소재경제 참관단이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시바코엔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소재부품 전문지인 신소재경제신문은 일본 수소 산업의 최신 기술과 상용화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참관단을 구성하고, 도쿄 현지 수소 인프라와 전시 현장을 시찰했다.
이번 참관은 지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FC EXPO 2026’과 연계해 진행됐으며, 수소 생산·연료전지·산업가스·기계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소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참관단은 전시회 관람과 함께 수소충전소와 체험형 쇼룸을 방문해 모빌리티와 인프라 운영 구조를 직접 확인하고, 일본의 상용화 수준과 국내 산업과의 차이를 비교했다.
▲ 신소재경제 참관단이 수소 쇼룸 및 일본 수소 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도쿄 도심에 위치한 수소 쇼룸은 단순 전시 공간을 넘어 수소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복합 홍보·산업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해당 공간은 2015년부터 약 10년간 수소연료전지차 중심의 전시관으로 운영됐으나, 최근 개편을 통해 수소 생산·저장·활용 기업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됐다. 현재는 수소탱크, 충전기, 설비 기업들이 공동으로 기술을 선보이며, 수소 활용 사례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산업 생태계형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쇼룸의 핵심 전시는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였다. 전시 차량은 2세대 모델로, 참관단은 차량 구조와 작동 원리를 직접 확인했다. 미라이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터를 구동하는 방식의 양산형 연료전지차다.
▲ 신소재경제 참관단이 ‘미라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2세대 모델은 2020년 출시 됐으며, 수소탱크를 기존 2기에서 3기로 확대해 저장 용량을 늘리고, 주요 부품 배치를 최적화해 주행 안정성과 효율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1회 충전 시 약 800~850km 주행이 가능하며, 충전 시간은 3~5분 수준으로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사용성을 확보했다.
또한 외부 전력 공급 기능(V2L·V2H)을 통해 캠핑이나 비상 상황에서 전기 사용이 가능해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이동형 에너지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는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 시장 환경을 반영한 설계로 평가된다.
차세대 기술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도요타가 공개한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소형화·경량화를 기반으로 효율과 내구성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료 효율 향상을 통해 동일한 수소량으로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고, 제조 공정 혁신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수소차 대중화 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또한 승용차를 넘어 트럭·버스 등 상용차 분야로의 적용 확대도 추진되며 수소 모빌리티의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 수소 쇼룸 관계자가 이와타니 수소충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참관단은 이와타니 수소충전소의 실제 운영 구조와 안전 설계도 확인했다. 해당 충전소는 액체수소를 탱크로리로 운송한 뒤 현장에서 기화하고, 이를 고압으로 압축해 차량에 공급하는 ‘오프사이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약 920kg 규모의 저장 설비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수소의 특성을 고려한 안전 설계가 적용됐다.
수소는 공기보다 가벼워 누출 시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이 있어, 배관에는 통풍 구조를 적용해 외부로 신속히 방출되도록 설계됐다. 또한 배관·센서·외피로 구성된 다중 안전 구조를 통해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한다. 충전 과정에서는 차량과 충전기 간 통신을 통해 안전 조건이 충족될 때만 충전이 이뤄진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충전 시간은 약 3~5분 수준이며, 시간당 약 6대 처리가 가능하다. 과거 하루 10대 내외에 그치던 이용량은 최근 약 70대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수소차 보급 확대 흐름이 점진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일본 전역에는 약 160개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돼 있으며, 이 중 약 30개가 도쿄에 집중돼 있는 등 지난 10년간 인프라가 꾸준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프라는 여전히 수소경제 확산의 핵심 과제로 지적된다. 수소 연료가 소진될 경우 반드시 충전소까지 이동해야 하며, 기존 연료처럼 외부에서 보충하는 방식이 불가능해 이용 편의성이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충전소 접근성을 가장 큰 한계로 꼽았다.
제도와 비용 구조 역시 상용화의 변수로 작용한다. 일본에서는 수소탱크를 15년 사용 후 의무적으로 교체해야 하며, 차량 검사와 별도로 용기 검사 비용이 발생한다. 검사 주기는 신차 기준 5년, 이후 2년 주기로 운영된다. 수소 가격은 1kg당 약 1,500엔(세금 포함 약 1,650엔) 수준으로, 연료비 측면에서도 추가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쇼룸에서는 모빌리티 외 산업 적용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일본 커피기업 UCC는 기존 천연가스 기반 공정을 수소로 전환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보다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한 생산 환경을 구축한 사례로 제시됐다. 이는 수소가 모빌리티를 넘어 산업 공정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에서는 수소차 기술 완성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짧은 충전 시간과 긴 주행거리, 전력 활용성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반응이다. 반면 충전 인프라 부족은 여전히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참관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일본 수소 산업은 일정 수준 궤도에 올라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도 수소 사회 활성화를 위한 투자와 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충전소와 수소차를 직접 확인한 경험이 향후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는 데 실질적인 참고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참관은 수소 산업이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 실제 시장 적용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은 일정 수준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지만, 인프라 확산 속도가 시장 성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드러냈다.
▲ 도쿄 도심에 있는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시바코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