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레지스트막을 잉크를 가두는 틀로 활용한 제조 공정 모식도국내 연구진이 퀀텀닷(양자점) 발광 소재의 손상 없이 초미세 패터닝이 가능한 공정 기술을 확보하며 차세대 XR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UNIST는 화학과 김봉수 교수와 서강대 강문성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강찬모 박사 연구팀이 퀀텀닷을 손상시키지 않고 마이크로 패터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XR 글라스와 같은 근접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요구되는 초고해상도 구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로, 퀀텀닷의 고유 발광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초미세 화소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퀀텀닷은 높은 밝기와 색 순도를 갖춘 차세대 발광 소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XR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1인치당 3000개 이상의 화소를 구현할 수 있는 정밀 패터닝 기술이 필수적이다. 화소 크기가 클 경우 화면이 격자 형태로 보이는 ‘스크린 도어 효과’가 발생해 몰입도를 저해하고 시각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퀀텀닷 화소를 약 2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수십 배 얇은 수준으로, 실험에서는 4000PPI(Pixel Per Inch)에 달하는 초고해상도를 달성했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동전 크기 공간에 1000만 개 이상의 화소를 집적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핵심은 새로운 패터닝 공정에 있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포토레지스트를 ‘틀’로 활용해 퀀텀닷 잉크가 배열될 영역을 먼저 형성한 뒤, 해당 영역에 잉크를 도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후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하면 정밀하게 배열된 퀀텀닷 화소만 남는 구조다.
특히 자체 개발한 첨가제(Diazo-4-LiXer)가 기술 구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이 첨가제는 열 활성화 과정을 통해 퀀텀닷 입자 간 결합을 강화해 용매 처리 과정에서도 화소가 손상되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한다. 기존 자외선 기반 공정과 달리 고에너지로 인한 소재 손상을 방지할 수 있으며, 약 110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공정이 가능해 열 안정성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10×10 배열의 풀컬러 RGB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D-LED) 어레이를 실제 제작해 안정적인 발광 특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술이 실험 수준을 넘어 실제 디스플레이 적용 가능성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고해상도와 고휘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XR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적 돌파구로 평가된다. 특히 애플과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 중인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핵심 소재 및 공정 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봉수 교수는 “퀀텀닷의 우수한 발광 특성을 유지하면서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제조 공정을 확보했다”며 “XR 글라스와 마이크로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