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도 정상회의 주요 합의 내용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인도와의 전략적 연계 강화가 한국 산업의 수출 다변화와 신산업 확장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3일 ‘한-인도 정상회담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협력이 공급망·신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 교역과 투자 중심에 머물던 협력 구조를 생산·기술·자원을 아우르는 공급망 기반 협력으로 확장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500억 달러 확대에 합의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관급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협력 체계의 제도화를 추진했다.
특히 산업협력위원회는 기존 부처별로 분산됐던 협력 채널을 통합하는 범정부 플랫폼으로, 핵심광물·에너지·원전 등 전략 분야 협력과 함께 규제 대응, 공급망 관리 기능을 포괄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정책 조정과 협력 발굴의 실행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력 범위 역시 핵심광물, 조선, AI, 금융·핀테크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된다. 한국의 기술력과 인도의 정책 지원 및 인적 자원을 결합해 생산과 시장을 연계하는 구조로 진화하면서, 미래 신산업 중심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교육·디지털 결제 등 인적·제도적 기반 협력도 병행되며 시장 접근성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다만 협력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인도의 무역적자 민감성이 지목된다. 인도는 ‘자립 인도’ 정책 기조 아래 무역수지 개선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어, 대한국 무역적자 확대는 통상 협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기존 ‘중간재 수출-현지 가공-내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인도를 제3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하는 글로벌 생산 전략으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부품·소재 조달 확대를 통한 공급망 현지화도 필요하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한-인도 CEPA 활용도 제고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복잡한 원산지 기준과 인증 절차가 협정 활용을 제약하고 있는 만큼, 기준 완화와 ‘3자 누적’ 기준 도입, 최신 국제 분류체계(HS 2022) 반영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공급망 연계 강화와 기업의 물류·통상 효율성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개발협력(ODA)과 산업협력 간 연계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에너지·ICT 등 신산업 분야에서 ODA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과 산업 협력의 실행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인도 관계를 공급망·산업 중심의 전략적 협력 단계로 끌어올린 계기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무역 불균형 완화와 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정책적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열 부연구위원은 “이번 방문은 한-인도 경제협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라며, “정상회담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CEPA 개선과 무역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