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2024.05.04 (토)
■LED 전기료 1/3 절감, 설치비용이 관건
인공광형 식물공장에 쓰이는 광원으로는 형광등, 고압나트륨 램프, 메탈할라이드 램프, HEFL(Highly Energized Fluorescent Light) 그리고 LED가 있다. 형광등은 가시광선 영역이 많고 식물에 근접조명도 가능해 다단식재배를 하는 식물공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다. 무엇보다 설치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그러나 백열등에 비해 발광효율이 약 20%에 그치고 식물이 좋아하는 적색 파장대(660nm)가 적으며 균일한 조사가 곤란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고압나트륨 램프는 가시광선 변환율이 30%로 효율이 높고 전력비도 적으며 수명이 길다는 장점으로 인해 초기 식물공장에서 많이 사용됐었다. 그러나 식물에 필요한 적색과 청색파장의 비율이 적은데다 열 발생이 큰 탓에 식물과 거리를 둬야하기 때문에 다단식재배 식물공장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수은램프의 효율과 다양한 파장대 생성을 위해 인듐, 탈륨 등 다양한 첨가물을 사용하는 메탈할라이드 램프는 효율이 높고 가시광선영역 전반을 커버할 수 있어 작물재배 및 연구용으로 적합한 광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압나트륨 램프에 비해 발광효율과 수명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HEFL은 백색, 적색, 청색, 녹색 등 LED보다 다양한 특정 파장대를 방사할 수 있어 식물에 필요한 램프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발열량도 적어 근접조명이 가능하며 전등 수명도 약 3만 시간으로 길다. 그러나 가격이 높고 고출력이 어려워 광강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LED는 백색, 적색, 청색, 녹색 등 식물생육에 필요한 특정 파장을 낼 수 있으며 소형 및 경량에다 열방사가 적고 수명도 2만~5만 시간으로 길어 다단식재배에 쓰이고 있다. 또한 광방사 방향이 180도 이내로 출력에 비해 효율성이 좋아 타 조명 대비 전기료를 1/3으로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ED의 단점은 역시 설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특히 LED패널의 보수가 5년 기준 2회로 비용 부담이 되며 제작기술과 방식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는 점은 식물공장의 LED적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식물공장 관련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따르면 2008년 당시 전국 50개의 식물공장이 설립돼 있다. 이 중 인공광형(완전제어형)이 전체 절반을 넘는 31개다. 사용광원을 살펴보면 저렴하면서도 비교적 성능이 좋은 형광등 (15곳), 고압나트륨 램프(12곳) 등이 많이 사용되는 반면 형광등과 LED를 병용 사용하는 식물공장이 3곳에 불과해 LED의 보급률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단식 재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근접조명이 가능한 LED에 대한 설치와 연구가 본격화 됨에 따라 관련 부품가격이 떨어지고 전기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은 광원으로서의 LED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
실례로 국내 전자계측기 전문회사이자 가장 활발하게 식물공장을 운영 중인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주)의 경우 총 재배면적 352㎡에 LED 조명 1만4,688개가 설치, 1만7,355kW의 전력을 사용하는데 한달 평균 전기료는 33만원(농업용 kWh 당 26.5원 기준)이다. 이 회사 다른 식물공장(150㎡ 규모)은 형광등을 사용하는데 한달 전기료는 LED광원의 3배에 달하는 113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좁은 식물공장 내에서 많은 전력소모로 인한 열방출로 냉방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부가 작물 등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1960~70년대 미국 GE, GM 등에서 완전 인공광형 식물공장을 연구했으나 경제성 문제로 정체된 사례에서 보듯 식물공장 또한 수익성이 관건이다.
LED광원은 고가이나 이를 통해 식물공장에서 광요구도가 높은 엽채류, 과채류, 화훼류, 약용작물 등의 작물재배가 가능해졌다. 또한 LED광원은 광합성 촉진용, 개화조절용, 기능성 향상용 등 식물에 필요한 파장만을 갖는 단색과 또는 혼합광을 이용해 생장촉진 및 생리조절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적색광은 광합성 촉진 및 개화조절, 초 적색광은 당도, 사포닌 등 특정유용 물질 증가, 청색광은 옷자람 방지, 녹색광은 곰팡이 발생 억제, 황색광은 해충 억제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례로 국내 전주생물소재연구소에서는 2007년부터 인삼을 대상으로 한 시험재배를 통해 6년근을 2년 안에 키워냈고 유용물질인 사포닌 함량도 일반 인삼보다 5~10배 강화했다. 이러한 LED기술 도입은 농산물 생산에 머물러 있던 식물공장을 고부가가치 작물인 한약재 등 기능성 원료 및 의약품 생산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LED식물공장은 최근 음식점, 백화점 등 업소에 설치되며 사업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레스토랑 ‘LABEFANA’는 소형 식물공장에서 매일 20~30포기의 작물을 생산해 고객이 주문시 샐러드로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현대백화점 미아점에서 LED만을 이용한 식물공장 ‘베르테라’를 오픈, 이곳에서 고객들이 자신의 이름표를 달고 직접 식물을 파종해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성테크(주)에서는 대형마트 매장내에 식물공장을 설치해 작물을 판매하고 있다. 비록 전시용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으나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테마파크와 같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크게 다가서고 있다.
■식물공장 기술수준 선진국 대비 절반
1990년대부터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우리나라는 최근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정책에 맞춰 식물공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초 발표한 ‘27대 중점육성기술’을 통해 농업분야에서 ‘친환경 식물성장 촉진기술’과 ‘친환경 첨단 식물공장’ 기술·전략로드맵을 포함시켰다. 핵심기술로 식물공장 제작 기술, 원격감시 환경제어 기술, 양액기술, 광제어 기술 등이 제시됐다. 또한 정부는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미래형 식물생산 공장시스템’을 선정·지원 중이다.
인천시, 남양주시, 부천시 등 주요 지자체 또한 빌딩형 식물공장 추진 계획을 앞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최근 LED광원 식물공장을 가동한 전북대는 2018년까지 1,000억 원이 투입되는 지식경제부 서남권 LED 융합센터로 지정받아 ‘LED 조명기술을 활용한 식물공장 시스템 개발’과 'LED 초절전 조명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인성테크, 카스트친환경농업기술, 오토닉스 등 몇몇 중소기업들이 용인, 구미 등에서 소규모로 식물공장을 설립해 상추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화우테크, 오디텍 등 LED전문기업들이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물공장 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인공조명 설비, 수경재배 기술 등 개별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기술 대비 50~8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식물공장에 적합한 전용 품종의 개발 기술은 세계 수준의 20% 정도에 그쳐 현저하게 뒤처져 있는 실정이다. 또 개별 기술을 통합 제어하는 설비 제어 기술에 대한 연구도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이는 식물공장 설립 비용 및 운영비와 직결돼 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관련 단체와 업계는 식물공장 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식물공장 관련 인재 육성 △기술, 장비, 시스템 등 기술 국산화 △재배 가능한 다양한 작물 개발 및 데이터 축적 △식물공장 연구·설립에 대한 정부 정책 수립과 법적 제도 정비 등을 꼽고 있다. 이웃 일본 정부가 식물공장 활성화를 위해 자금지원, 연구개발시 공적 보조금 지원, 식물공장 맞춤 품종 육성 개발에 나서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