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성 KRISS 원장(左)과 박장현 KASI 원장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과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국제 우주 기반 광시계 검증 프로젝트에 본격 참여하며 차세대 시간표준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한국천문연구원과 7일 대전 본원에서 ‘SLR 활용 초정밀 광시계 비교 융합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국제 공동 프로젝트 ‘ACES-ELT’ 참여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ISS에 탑재된 원자시계와 KRISS의 이터븀 광시계(KRISS-Yb1)를 직접 비교해 차세대 시간 표준 기술 검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광시계는 현재 국제 표준시간 구현에 사용되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100배 이상 높은 정밀도를 가진 차세대 시간 표준 기술이다. 2030년 전후 국제단위계(SI) ‘초(秒)’ 재정의를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국가 간 광시계 성능을 정밀 비교하는 데에는 기술적 한계가 존재해 왔다.
기존 GPS 기반 비교 방식은 정밀도가 제한적이고, 광섬유망은 대륙 간 연결에 물리적 제약이 있어 초정밀 광시계 비교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 European Space Agency(ESA)의 ‘ACES(Atomic Clock Ensemble in Space)’ 프로젝트다.
ACES는 ISS에 초정밀 원자시계 시스템을 탑재해 우주와 지상 간 시각 비교를 수행하는 국제 우주 프로젝트로, 기존 위성 방식보다 10배 이상 높은 10?¹? 수준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ACES 프로젝트 가운데 레이저 기반 시각 비교 방식인 ‘ELT(European Laser Timing)’ 미션에 참여한다. 국제우주정거장에 직접 레이저를 발사하는 방식 특성상 ESA의 엄격한 안전 승인 절차가 요구되는데, 한국은 독일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승인을 획득했다.
특히 한국과 독일은 ISS 관측 가능 시간대가 상호 보완적인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어 ISS 원자시계 안정성 검증에 핵심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 기관은 지난해 KRISS의 이터븀 광시계와 KASI의 세종 인공위성 레이저추적시스템(SLR)을 전용 광섬유망으로 연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광시계의 초정밀 시각 신호를 세종 SLR로 전달하고, 레이저 기반으로 ISS 원자시계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SLR·원자시계 등 주요 연구장비 공동 활용 △ACES-ELT 기반 광시계 비교 측정 공동연구 △전문인력 교류 및 양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호성 KRISS 원장은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어려웠던 광시계 성능 검증을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2030년 예정된 ‘초’ 재정의에 주도적으로 기여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장현 KASI 원장은 “세종 SLR을 중심으로 두 기관의 기술 역량을 결합한 융합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제 우주 미션에서 한국 과학기술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KRISS는 차세대 이터븀 광시계 ‘KRISS-Yb2’ 개발도 병행 추진하며 글로벌 시간 표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