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DGIST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라디칼 릴레이’ 기반 4성분 결합 반응 개념도로, 여러 화합물을 한 번에 정해진 순서대로 연결하는 새로운 화학 합성 방식을 보여준다.국내 연구진이 4개의 서로 다른 화합물을 한 번의 반응으로 정밀하게 연결하는 새로운 화학 합성법을 개발했다.저분자 의약품 합성과 고분자 소재 개발 사이의 기술적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차세대 신약과 기능성 소재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는 화학과 홍성유·Jan-Uwe Rohde 교수팀이 DGIST 서상원·정병혁 교수팀과 함께 니켈 촉매를 활용해 4개의 서로 다른 화합물을 단일 반응으로 결합시키는 ‘라디칼 릴레이(radical relay)’ 기반 합성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 2~3개 분자 결합 중심의 교차 짝지음 반응과 다수 분자가 무작위로 반복 결합하는 고분자 중합 반응 사이의 ‘미개척 영역’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4개 이상의 화합물을 원하는 순서와 위치에 맞춰 한 번에 결합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반응 과정에서 생성되는 라디칼의 전자적 성질이 단계마다 바뀌도록 하는 ‘친전자성·친핵성 교대(philicity-alternating)’ 전략을 도입했다. 라디칼이 반응 단계마다 다음 결합 대상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설계해, 마치 육상 경기의 바통 터치처럼 순차적으로 분자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니켈 촉매가 초기 라디칼 생성과 최종 결합 단계에서 선택적 제어 역할을 수행하며, 불필요한 부산물 생성이나 고분자화 반응을 억제해 반응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알킬 할로겐화물, 알켄, 1,3-엔아인, 아릴 할로겐화물을 순차적으로 결합하는 4성분 반응을 구현했으며, 반응물 농도 조절을 통해 5개 화합물을 연결하는 확장 반응에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정밀 저분자 합성과 고분자 합성 사이의 새로운 화학적 공간을 개척한 사례”라며 “복잡한 유기 분자의 설계와 기능성 신소재 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성유 교수는 “신약 개발에 필요한 복잡한 유기 분자 설계는 물론, 새로운 기능을 갖는 첨단 소재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4월 9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집단연구 ERC 과제와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