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국제유가는 OPEC 증산 결의 실패, 경기지표 개선, 달러화 약세, 미 원유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지난 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OPEC 총회에서 사우디 등 온건파와 이란 등 강경파가 생산정책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여 결국 증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온건파인 GCC(걸프협력회의) 4개국 사우디,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은 잉여생산능력이 큰 국가들로서 150만배럴/일의 증산을 제안했다. 반면, 이란, 베네수엘라 등 나머지 국가들은 상대적인 잉여생산량이 적어 50만~70만배럴/일의 증산을 주장하며 대량 증산에 반대했다.

GCC 산유국들은 지난달 초와 같이 고유가 지속으로 인한 세계경기 회복 둔화로 유가가 급락할 것을 우려하며 하반기 타이트한 석유수급으로 인한 유가 급등 시 OPEC은 이에 대한 비만을 모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IMF, IEA 등 석유 소비국을 대표하는 기구들의 증산 압력도 크게 작용했다.

반면 강경파 국가들은 현재의 높은 석유재고 수준, OPEC 선호 유가 방어 등을 이유로 소폭 증산을 주장했다.

특히 OPEC는 OECD 석유재고 적정 공급가능 지속일수를 52일~54일로 주장하고 있으나 올 1분기 공급가능 지속일수는 59일(IEA)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OPEC 회원국들의 정부지출 증대로 균형예산 유지를 위해 OPEC의 선호유가 수준이 크게 상승해 강경파들은 소폭 증산을 주장했다.

주요국의 경기지표도 호전된 모습을 보여 세계 경제 회복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무역적자 규모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488억달러를 밑도는 437억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월 대비 6.7% 감소한 것이다.

유로존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증가해 예상치 0.3%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4월 경기동행지수도 전월 대비 상승한 103.8을 기록해 최대 하락했던 3월 이후 2개월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 속에 미 달러화의 상대적 가치가 하락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EU-ECB(유럽중앙은행)-IMF가 지난해 유로존과 IMF가 약속한 기존 구제금융 중 오는 29일로 예정된 5차분(120억유로) 집행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져 그리스 재정위기 해소 기대감이 높아졌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전주 대비 0.14% 상승한 1.451달러/유로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석유재고(지난 3일 기준) 발표에 따르면 미 원유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원유재고는 전주 대비 485만배럴 감소한 3억6,900만배럴을 기록했다.

반면 휘발유 및 중간유분재고는 전주 대비 각각 221만배럴, 81만배럴 증가한 2억1,400만배럴, 1억4,100배럴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OPEC의 감산 결의 무산은 단기적으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사우디를 비롯한 GCC 국가들의 실질적 증산이 이루어질 경우 이는 향후 유가 안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GCC국가들의 증산 규모 및 증산 속도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싱가포르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 경유, 나프타가격 모두 상승했다.

휘발유가격은 원유가 상승, 지난주 일본 경질유 재고 감소, 싱가포르 경질유 재고 감소 등으로 하락했다.

경유가격은 원유가격 상승, 인도네시아 등지에서의 높은 수준의 수요, 중국 정부의 국내 전력공급 부족에 따른 경유 수출 중단으로 상승했다.

나프타가격은 원유가격 상승, 주요 항공유 소비국인 중국의 높은 항공유 소비수준 등으로 상승했다, 싱가포르 중간유분 재고가 전주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상승폭은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