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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7-12 17: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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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인 타지마할은 인도 아그라(Agra)의 남쪽, 자무나(Jamuna) 강가에 자리 잡은 궁전 형식의 묘지이다.. ▲인도의 대표적 이슬람 건축인 타지마할은 인도 아그라(Agra)의 남쪽, 자무나(Jamuna) 강가에 자리 잡은 궁전 형식의 묘지이다.

■ 2015년 소비시장 2배로 성장
시장조사전문기관인 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BMI)은 인도 소매(Retail)시장 규모가 올해 약 4,200억달러에서 2015년 9,000억달러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킨지(McKinsey)도 2025년 인도가 독일을 제치고 세계 5위의 소비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소비시장의 빅뱅이 본격적인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2000년에만 하더라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중국(945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448달러였다.
시티은행 글로벌리서치그룹은 지난 2월 장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2050년경에는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인사이트(Global Insight)에 따르면 인도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400백 달러에서 500백 달러가 되는 데에는 약 7년(1996년~2003년)이 걸렸다. 하지만 2003년 이후에는 매년 100달러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인당 국민총소득이 1,351달러를 기록했다. 오는 2015년에는 2,57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소비시장의 급성장은 현지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직접투자를 통해 진출하는 외자기업체 수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와 LCD TV 시장에서 글로벌 외자기업(MNC)들의 진출 업체 수 변화를 살펴보면 2005년 이후 인도 현지에 진출한 기업체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돼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세계 10대 경제대국 변화 추이 전망. ▲세계 10대 경제대국 변화 추이 전망

■ 글로벌 기업들의 India Rush
우리나라 기업은 1983년 최초로 인도 현지에 진출했다. 2004년 이후 진출한 기업이 265개로 전체의 55%를 넘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비중이 84.5%로 가장 크고 도소매업(8.4%), 금융업(2.4%), 건설업(1.8%) 순이다. 제조업 투자 비중이 절대적인 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인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를 대표하고 있는 업종은 전자제품, 자동차 등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 시장의 경쟁구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전자 및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인도 시장에 쇄도하고 있다.
그 동안 자동차, 전자제품 시장 등 일부 시장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전방위에 걸친 경쟁기업들로부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
일본 기업활동조사기관 제국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6년 말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 업체 수는 247개였다. 지난 4월 기준으로는 950여개사가 인도에 진출했는데 이는 지난 5년 사이 3.8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중국은 현재 200개 가까운 기업들이 인도에 진출해 있다. 역시 제조업 비중이 70%를 넘고, IT서비스와 무역업 순으로 진출 기업수가 많다. 그 동안 중국은 인도와 정치적 긴장관계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인도 비즈니스에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현지 직접투자보다는 수출에 중점을 두어왔다. 현재 중국은 지난해 6월말 기준 인도 전체 수입의 11.6%를 차지하는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오래된 기업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인도에 진출해 있다. 이처럼 인도시장은 그 어느 때 보다 급속하게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화 되고 있다.

▲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투자 확대 양상.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 투자 확대 양상

■ 거센 도전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인도에서의 지난 10년이 성장의 중흥기였다면, 향후 10년은 생존 경쟁기가 될 전망이다.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전자제품과 자동차 시장이다.
먼저 전자제품 중 TV시장을 보면, 2010년 인도 전체 TV 시장의 경우 브라운관 TV(CRT)의 비중은 75%로 아직 절대 비중을 점하고 있다. LCD는 24%, PDP는 1%를 차지한다. 하지만 LCD TV의 점유율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 조만간 CRT TV를 제칠 전망이다. 인도 중상류층의 선호가 LCD TV로 급격히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Display Search)는 2012~2013년 사이 LCD TV점유율이 CRT TV를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인도 LCD TV 시장은 다국적기업(MNC)이 전체 물량의 94%를 공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다. 지난 2004~2006년 사이 일본 기업들은 가전시장에서의 우위를 한국 기업들에게 내줬었다.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도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0년 인구 1,000명당 인도의 자동차 보유인구수는 12명이다. 중국은 35명, 한국 346명, 일본 591명, 미국 818명이다. 이 같은 잠재력을 보고 최근 인도 자동차 시장에는 미국, 일본, 유럽 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4륜차 생산량 기준으로 현재 세계 8위다. J.D. Power 등 전문기관들은 2014년 인도가 우리나라를 제치고 생산량 기준 세계 5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인도 4륜차 시장은 시장점유율 1위의 스즈키마루티와 2위의 현대차 양사가 70% 이상을 점해왔다. 나머지를 인도기업인 3위의 타타(Tata)자동차와 여타 구미 업체들이 나눠 가졌다. 그런데 2010년 말 스즈키마루티는 48.1%, 현대자동차는 17.6%로 점유율이 감소됐다. 일본과 서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도시장에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는 신흥개도국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 개발을 위한 기술 역량이 빠르게 갖춰져 가고 있으며 이미 친환경차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로컬업체들까지 있어 미래형 자동차 생산의 실험기지(Test-Bed)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친환경 그린에너지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생산과 연구개발이 동시에 저렴하게 가능한 곳으로 인도를 보고 있다.
인도 시장의 경쟁구도 변화는 비단 전자와 자동차 산업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개인생활소비재(FMCG), 식음료, 바이오·제약, 금융, 소매유통, 인프라 등 전 산업에 걸쳐 진행 중이다.

▲ ▲인도 도시-농촌 중산층 가구당 내구소비재 및 FMCG 제품 보급률(%). ▲인도 도시-농촌 중산층 가구당 내구소비재 및 FMCG 제품 보급률(%)

■ 마케팅 채널 다양화에 주목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인도시장에서 주력하고 있는 최우선 영역을 뽑는다면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기업들의 제품들이 시장에 뿌려지다보니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능과 가격 면에서 차별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기업이 상대해야 할 시장도 물리적으로 너무 넓어 지역마다 이질적이다. 선진 시장처럼 통합된 시장에 소수 채널로 마케팅을 전개해 소비자에게 소구하기 어려운 시장구조다. 가장 노출도가 큰 방송광고는 인도의 방송매체보급률이 아직 2억4,000만 세대의 55% 밖에 노출되지 못한다.
여러 제약 상황을 감안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기업과의 마케팅 차별화를 위해 채널 및 판촉 방식 다양화에 주목하고 있다. 인도 경제가 고성장하고 가계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연령과 소득별로도 소비계층의 세그먼트(segment)가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4P 중에서도 제품(Product), 가격(Price)에 비해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덜 강조됐던 유통채널(Place)과 판촉(Promotion) 방식이 구매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널(Place)면에서 외자기업들은 인터넷 온라인 매체, 케이블 및 위성방송 등 다양화에 주목하고 있다.
마케팅조사기관 ComScore에 따르면 인도의 온라인 접속자 중 70%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별되는 소셜 네트워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을 위해 잠재적 영향력이 큰 소셜 미디어를 본격 활용하는 추세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조사에서는 89%가 효과가 큰 것으로 응답했다.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투자가 전체 마케팅 비용의 평균 10%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인도 R&D 역량을 활용해 리버스 이노베이션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인도 R&D 역량을 활용해 리버스 이노베이션에 성공한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을 통한 기회 발굴
‘인도공과대학(IIT) 입학에 떨어지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간다’는 말처럼 인도의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역량은 자타가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 매년 300만명의 대학졸업자 중 공학인력이 50만명에 달한다. 미국 회계감사원(GAO)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미국에 전문직 비자(H-1B) 승인을 받은 외국인의 47%가 인도인들이다. 실리콘밸리 연구인력의 30~40%가 인도인들이란 말은 이제 진부해진 얘기다. 이 같은 우수한 연구인력의 바다 인도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도를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기지화해 혁신제품을 개발, 양산해 내고 있다.

인도 시장내 연구개발(R&D)에서의 역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업종은 자동차산업이다. 스즈키마루티와 폭스바겐은 연구개발, 생산 및 부품구매에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600만 원대의 저가소형 신차개발을 통해 스즈키마루티측은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폭스바겐은 5년 내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2배인 10%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인도에서 개발한 저가 소형차인 포드의 피고(Figo), 도요타 최초의 소형차 에티오스(Etios) 출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적 신모델 출시는 모두 인도발 역혁신 연구개발의 강점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러한 인도발 역혁신의 변화들이 쌓이면서 인도시장 연구개발 허브화 움직임은 세계시장의 판을 흔들 날개 짓이 돼 가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기존 선진국 시장향 이노베이션 전략을 고도화시키면서 인도, 중국 등 거대 신흥국 시장에서의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 역량 강화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 ▲인도 도시 및 지방 시장 비교(%). ▲인도 도시 및 지방 시장 비교(%)

■ 시사점
얼마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외자기업들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인도 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때문에 본격적인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아직까지도 인도가 갖고 있는 여러 리스크 요인들이 있긴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이전과는 달리 리스크보다는 기회 측면에 더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인도 비즈니스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아 온 우리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최근 일부 업종에서 점차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지금까지 구축해 온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미국,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일본과 중국, 현지 로컬기업들의 도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처럼 거대하지만 느린 인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길게 보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1990년대 말 들어 일본 기업들과의 전자제품,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일본을 제치고 우리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았던 것도 일본 기업들보다 인도시장의 잠재력을 긴 안목에서 보고 접근했기 때문이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인도 소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와 신속한 시장 기회 발굴 등의 대응이 요구된다. 부품조달의 현지화, 직판과 위탁판매 등 유통주도권 확보를 위한 판매 네트워크 확장, 자금조달을 위해 현지 주식시장 상장 및 현지 금융기관을 통한 파이낸싱 등 현지에서의 독자적인 사업역량을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

인도 경제의 성장과 소비시장의 미래 성장성을 보는 시각은 낙관론에서 비관론까지 폭이 넓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산업과 업종에 걸쳐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이 인도로 가는 길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딜로이트(Deloitte) 아시아태평양지부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인도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여러 환경에 대한 보고서를 냈다. 여기에는 △법과 세제 △직접투자 방식과 수익 환수 △로컬기업과 협력시 고려 요소 △현지화 방안 등 다양한 기회와 위험요인을 다루고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도 인도에 본격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보고서의 핵심은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인도의 방식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인도 시장은 한, 중, 일 및 구미 기업들은 물론 빠르게 추격해 오는 인도 로컬 대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생존을 위한 격전지가 돼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 성공경험에만 집착한 나머지 인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전체의 한 귀퉁이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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