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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1-28 22: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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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수급 타이트 현상으로 지속적인 가격인상과 공급불안정에 시달려온 헬륨(He) 시장이 새해 가장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돼 전방산업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광섬유 등 전자산업의 주요 소재인 헬륨은 국내 시장에서 지난 2003년 이후 매년 30% 안팎의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보였으며 2009년 15%, 2010년 10% 가량의 가격인상이 이뤄졌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내년까지도 공급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내달 초를 기해 다시 한번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국내 헬륨 공급자들의 입장이다.

관련업체들은 인상폭이 최소 20%에서 최대 30%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기를 고려할 때 각 수요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겠지만 대책은 딱히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한정된 원료·美 지배력 막강

헬륨의 공급불안과 그에 따른 가격상승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헬륨은 우주에서는 수소 다음으로 많이 분포돼 있어 우주 질량의 1/4을 차지하지만 질량이 극히 가벼워 지구 중력으로는 잡아 둘 수 없고 대기 중에는 극미량이 포함돼 있을 뿐이다.

반면 천연가스는 헬륨 함량이 7%에 달할 정도로 상당한 양이 포함돼 있어 공업적으로는 천연가스의 분별 증류를 통해 헬륨을 얻게 된다.

매장량은 카타르(100억㎥)가 가장 많지만 경제성이 확인된 양을 따지면 미국이 34억㎥로 전체 매장량의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실제 생산량에서는 85%를 점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전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미국의 천연가스전이라는 한정된 소스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향후 30년 내 자원고갈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희소자원인 것이다.


■늘어나는 수요 줄어드는 공급

이 같은 기본전제에 더해 최근 전자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된 신 수요의 영향도 크다.

헬륨은 낮은 질량과 안정성을 이용해 네온사인, 분석기기 캐리어가스, 용접용, 누설검사용으로 사용되며 특히 산화흔적을 남기지 않는 고급용접시 분위기 가스로 사용된다.

특히 실리콘(Si), 게르마늄(Ge) 반도체 결정을 성장시킬 때 보호기체로 이용되는데 최근 반도체 산업의 급팽창으로 해당 부문 수요가 급성장한 바 있다.

여기에 현지 공급설비의 노후화 등 장기적인 요인이 더해지면서 최근 수년간의 가격급등이 이어진 것이다.
비교적 최근 나타난 단기 요인도 만만치 않다.

지금의 글로벌 경기침체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문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를 불러왔다.

그러나 헬륨의 원료 공급원인 LNG 플랜트 가동 역시 경제사정의 영향으로 줄어들면서 원료공급이 크게 줄어들었다. 시설보수로 인한 셧다운도 한동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산업가스 전문저널 크라이오가스 인터내셔널(CGI)은 지난달 이 같은 공급부족은 카타르 제2 가스전이 공급을 시작하는 오는 2013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와이오밍의 에어프로덕츠-메티슨 합자회사가 올 연말, 알제리 스킥다의 LNG 메가트레인 프로젝트 플랜트가 내년 말 가동될 예정이지만 여기서 추가되는 물량은 기존 수요를 충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CGI는 전망했다.


■美 BLM 역할변화 ‘태풍의 눈’

헬륨 공급 축소의 가장 주된 요인은 미 토지개발국(BLM)의 시장 내 역할변화로 꼽히고 있다.

BLM은 텍사스 크루드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때 연 6,000㎥ 이상의 공급능력을 확보, 여타 헬륨공급자의 물량공백이 생겼을 때 이를 커버하는 등 헬륨산업 전체의 안정성과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가스전의 고갈, 파이프라인 압력 문제 등으로 이 같은 능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메이저 산업가스사의 헬륨담당 책임자들은 “BLM이 기존의 보충 공급 능력을 상실했다”(에어프로덕츠 존 반 슬로운 제너럴 매니저)며 “BLM이 시장 조정능력을 상실, 업계 전체의 공급안정성이 떨어졌다”(메티슨 필 콘블루스 부사장)고 지적했다.

헬륨 시장의 공급 물량과 안정성이 동반 저하되는 가운데 수요가 원료 공급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원료부족에 ‘속수무책’, 정부도 나서야

지난해 글로벌 헬륨 생산량이 1억6,000만㎥가량으로 추정되는 시장규모를 10% 정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2007년 규모(1억8,000만㎥)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헬륨 수요는 2008, 2009년 세계 경제의 침체로 수요가 급감했다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와 중동 시장에서 전자산업의 주도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약 1억7,400만㎥였던 세계 헬륨 시장 규모는 타이트한 공급의 영향으로 올해도 1억 7,500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어리퀴드 제라드 탄 디렉터는 “원료 수급 문제만 없다면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며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원료 공급 불안이 올해 말까지 지속돼 전 사업분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향은 수요 산업 전체에 미치지만 각 수요처가 취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신규 원료 공급원 개발과 공급선 다변화 등은 제조 및 공급사의 몫이고 헬륨을 대체할 만한 해당 산업군의 공정변화는 많은 리스크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었다지만 공급도 같이 줄어 공급불안 해결에는 도움이 안되고 가까운 신규 설비 가동은 아직 1년여가 남아 있는 지금, 반도체를 필두로한 전방산업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이 세계 헬륨 시장이 최근 겪어보지 못한 심각한 공급부족 현상을 겪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당장 이렇다할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헬륨 공급의 축소가 자칫 내년도 국내외 산업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요처로서는, 오를 것이 뻔한 필수 소재인 이상 물량확보를 위해 상당액의 베팅도 불사할 가능성이 있지만 공급권을 쥔 엑슨모빌 등 원료공급처는 급할게 없는 상황이다.

원유나 기타 원자재 처럼 아직 금융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고 보관이 어려운 특성상 가능성은 낮지만 가격상승 전망이 더 큰 가격상승을 부르는 일부 시장의 양태가 헬륨 시장에서 재현될 소지도 없지 않다고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산업가스 업계만이 아닌 수요 전방산업과 정부 등 공공부문까지 이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인 해법을 고려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소재경제
김성준 기자 sj@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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