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가격이 높은 투명전도성 전극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고효율 플렉시블 태양전지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 KIST)은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고민재 박사팀이 저비용·고효율 염료감응 플렉시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태양전지나 디스플레이 등의 전자소자는 효율 향상을 위해 가시광선 영역에서 85% 이상의 높은 광투과도와 전기 전도도를 요구하는 ITO(인듐주석산화물)와 같은 투명전도성 전극이 필요하다.
하지만 ITO 주원료인 인듐은 희귀 금속으로 가격이 비싸 차세대 태양전지인 염료감응 태양전지 재료비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고효율 태양전지는 이런 값비싼 투명전도성 전극 외에도 무기 광전극을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플렉시블 태양전지는 그동안 열에 약한 플라스틱 기판을 활용하기 위해 효율이 낮은 저온 공정을 사용했다. 투명전도성 전극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태양전지가 휘어졌을 경우 ITO가 깨져 전기적 특성이 감소하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 박사 연구팀은 유리기판 위에 고온에서 열처리한 TiO2(산화타이타늄) 전극을 형성시킨 후 플라스틱 기판에 옮겨 붙여(전사) 고효율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후면전극 역시 인듐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타이타늄 질화물(nitride)을 적용했고 상대전극도 투명 전도성 물질이 아닌 탄소와 백금 복합체를 사용해 기존 전지에 비해 30% 낮은 단가로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품은 투명 전도성 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염료감응 플렉시블 태양전지 가운데 최고 수준인 8.10%의 광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휘어짐에 강한 타이타늄 계열 광전극을 고분자 필름 위에 붙이는 방식으로 태양전지가 휘어졌을 경우 기판의 손상과 효율 감소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고 박사는 “고온 열처리해 저항이 낮은 광전극을 다양한 플렉시블한 기판에 옮겨 붙일 수 있는 전사방법을 사용해 개발한 이번 태양전지는 기판 종류에 상관없이 제작할 수 있고 잘 휘어지면서도 효율이 높아 웨어러블 기기, 휴대 전자 소자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소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며 “연구팀에서 개발한 전사법을 이용하면 직물이나 종이, 플라스틱, 금속 등 휘어질 수 있는 다양한 기판 위에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IST 주요연구사업인 영 펠로우 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런티어사업 멀티스케일 에너지시스템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전문학술지인 ACS Nano 4월 28일자에 게재됐으며 국내 및 해외 특허가 출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