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범 UNIST 교수.

연료전지에 이용되는 값비싼 백금을 대체할 물질이 개발돼 연료전지 보급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UNIST(울산과기대) 백종범 교수 연구팀은 최근 연료전지에 필수적인 촉매 제조에 사용되는 값비싼 백금을 대체할 수 있는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을 지닌 ‘탄소기반 촉매’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탄소로 이뤄진 물질이 안정성 면에서 뛰어나다는 점을 이용해 그래핀에 비금속 원소(질소, 황, 요오드 등)를 첨가(도핑)하는 방법으로 촉매 특성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주력해 왔다.

또한 유독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그래핀 기반의 촉매를 값싸게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자체 개발한 볼밀링법(ball milling)에 기반해 연구를 수행해 왔다.

볼밀링법은 쇠구슬을 이용해 흑연을 고속분쇄함으로써 탄소 물질(그래핀)에 다른 원소가 도핑된 탄소기반 촉매를 대량생산하는 공정이다. 이 기술은 그래핀의 고유한 형태와 성질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비금속 원소를 첨가할 수 있어 촉매로서 필요한 성능을 부여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개발한 촉매가 안정성은 백금에 월등히 앞서고(10배 이상), 전력 생산에 있어서도 백금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성능을 보여 백금 대체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또한 연구팀은 현재 0.1볼트 수준인 탄소기반 촉매의 개시전압을 백금과 같은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것 등을 향후 연구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백종범 교수는 “기존 백금 촉매의 제조비용이 1kg당 1억원이상인 반면에 탄소 촉매의 경우 그 1%도 안되는 1kg당 1백만원이하에 공급이 가능하면서도 뛰어난 안정성과 성능을 보인다”며 “연료전지용 탄소 촉매에 관한 이슈를 정리하고 방향을 제시한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에 도움이 되고 연료전지 상용화가 앞당겨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으로 수행됐으며, UNIST 백종범 교수(교신저자), Liming Dai 교수(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미국), Yuhua Xua 박사(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미국), Liangti Qu 교수(Beijing Institute of Technology, 중국)가 주도하고 최현정 박사과정(UNIST) 학생이 참여했다.

연구는 세계 정상급 과학 저널인 ‘케미컬 리뷰(Chemical Reveiws)’紙 온라인판에 5월4일 발표된 바 있다.

한편 연료전지란 촉매를 이용해 연료(수소 등)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고(70% 내외) 부산물로 물만 발생되기 때문에 친환경에너지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도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6대 핵심기술’ 분야 중 하나로 연료전지 분야를 중점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 6월3일 착공한 진천 친환경에너지타운에도 연료전지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연료전지 상용화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재 촉매 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백금 촉매의 비싼 가격(kg당 1억원이상)과 낮은 안정성(사용할수록 성능이 급격히 저하) 때문으로 백금을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다.

▲ 연구팀이 개발한 볼밀링법의 모식도. 쇠구슬을 이용해 흑연을 고속분쇄함으로써 흑연이 주위물질과 반응하면서 수소 등이 가장자리에 부착돼 활성화된 그래핀(EFGnPs, Edge-selectively funtionalized graphene nanoplates)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