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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4-22 10:5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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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기업 발전, 결국 꾸준함이다



기술을 하루 아침에 습득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4년만에 다시 찾은 세계 3대 용접전시회 중 하나인 ‘일본 국제 웰딩쇼(JIWS 2016)’에서도 이러한 상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정중동(靜中動)’이라는 말과 같이 전시장에 나온 용접관련 기술과 제품이 4년전과 대동소이해 보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국내 소재부품업계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신소재경제신문은 지난 4월13일부터 15일까지 산업가스, 소재부품 업계 30여명으로 구성된 참관단을 꾸려 이러한 기술변화를 직접 보고 느끼는 자리를 마련했다.

용접의 주요 전방산업이었던 조선산업이 침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조선기술 선진국들은 LNG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자동차시장에서도 전기차 시장이 형성되고 연비절감을 위해 알루미늄, 탄소섬유, 마그네슘 등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용접기술의 트랜드도 두꺼운 판자의 용접이 가능한 레이저 용접, 다른 종류의 금속을 접합할 수 있는 전자빔용접 등 특수 용접이 확대되고 있으며 로봇이 자동으로 용접 및 절단작업을 하는 자동화공정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웰딩쇼는 산업용 로봇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갖가지 용접 및 절단 로봇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7번이나 꺽어지거나 회전이 가능한 7축 다관절 로봇은 사람이 하기 힘든 부위의 용접작업을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한다. 또한 로봇끼리 분업화돼 A 로봇은 자재를 옮기고 B 로봇은 바로 용접 및 절단 작업을 자동적으로 실행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눈에 확 띄는 로봇 말고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용접 관련 쉴드가스나 기자재를 다양하게 볼 수 있었다. 이와타니, 에어워터 등 산업가스 관련 기업들은 용접 작업속도 및 품질향상을 위해 알곤, 질소, 헬륨, 수소 등을 각 용접작업에 적합하도록 섞은 혼합가스를 브랜드화해 출품했다. 기존 가스용접에 주로 사용되던 CO₂, 산소-아세틸렌 등과 비교하면 사용량은 많지 않겠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제품군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참관단 일행들은 용접산업의 이러한 트렌드를 느끼고 각자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해 3개 관에 달하는 전시관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대체로 용접 선진국 독일 장비 및 관련 기자재의 우수성에 감탄하는 한편 일본기업들의 수준도 많이 향상됐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일부 로봇에 있어선 일본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나라가 뛰어난 용접기술로 조선산업 경쟁력을 키운 것처럼 새로운 산업흐름에 맞게 관련 장비 및 기자재산업도 함께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용접 트렌드 변화, 日 기술 주도권 확보 노력

‘퍼스트 무버’ 위한 기술접근 및 인식전환 시급



▲ 웰딩쇼 곳곳에서 용접로봇을 찾아볼 수 있었다. .

14일에는 90년에 달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공조기업이자 불소화학 전문기업 다이킨공업을 방문했다. 연간 21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자랑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 209개 사업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회사는 공조와 함께 공조에 필수적인 냉매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기업으로 시너지를 발휘하며 지속 성장해 왔다.

회사는 1936년 일본 최초로 공조에 필요한 냉매가스 생산을 시작으로 1942년에는 불소화학사업을 개시했다고 한다. 청출어람으로 냉매가스를 구성하는 불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케미컬 사업영역을 지속 확대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 흔한 치약, 프라이팬, 고어텍스, 스마트폰 등에도 불소화학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다이킨공업은 외부 전문가 및 수요·공급업체가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

이번 참관일정을 통해 일본이 세계적인 소재부품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술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제로 꾸준하게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을 차근차근 쌓다보니 근본체질이 튼튼해져서 산업의 트렌드가 바뀌어도 흐름에 맞춰가거나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9월 다이킨공업은 자사가 생산중이며 기존 냉매 대비 지구 온난화지수가 1/3에 불과한 HFC-32 냉매를 이용한 에어컨의 제조 및 판매에 관한 총 93건의 특허를 전세계에 무료로 개방해버렸다. 새로운 에어컨 시장을 키워 매출을 늘리고 냉매 수요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시장 선도자에 빠르게 따라 붙는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er) 전략으로 고속성장을 했고 그만큼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을 비롯한 신흥제조국과의 달리기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잠시 숨을 고르고 소재강국이자 기술강국인 일본의 꾸준함을 눈여겨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는 기술개발에 있어 정부 R&D도 그렇고 기업들도 성과만능주의에 빠져있는 것 같다.

발명왕 에디슨은 전구 개발과정에서 빛을 오래 유지하는 재료를 찾기 위해 1천번에 달하는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에 전구를 발명할 수 있었다. 기술개발은 시행착오에서 얻어지는 경험도 매우 중요한 자산인데 우리는 결과에만 집중하다보니 대충 그럴듯하고 고만고만한 결과물만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소재부품에서 완제품까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돼 있다보니 대다수 소재부품기업들은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국내시장에 갇혀 ‘우물안 개구리’가 돼 서로 살아남기 위한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때문에 보다 넓은 시각으로 시장을 살펴보고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기술개발에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본지가 매해 꾸준히 해외 전시회 및 현지기업 탐방을 위한 참관단을 구성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번 봐서 뭐가 달라지냐’가 아니라 ‘한번 봤기 때문에 다음에 다른 것을 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데 있어 당연히 여러 변수가 생기지만 결국 누가 꾸준히 가느냐가 승패(勝敗)가 아닌 성패(成敗)를 좌우한다.

이러한 본지의 생각을 믿고 꾸준히 참여해주고 있는 관련 기업 대표 및 실무자들이 있어 우리 소재부품 업계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이번 참관단 기간 중 일본 구마모토 지역에 발생한 지진에도 불구하고 동요없이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해준 참관단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신소재경제신문도 관련 기업들이 함께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더 충실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 오사카성을 대표하는 천수각을 배경으로 참관단이 단체 기념촬영을 했다. 천수각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처음 구축했으나 전쟁 중에 불타고 이어 도쿠가와 히데타다도 다시 만들었으나 화재로 소실됐다. 현재 천수각은 1931년에 다시 세워진 것이다..

▲ 오사카성 내에 있는 거석. 참관단이 일렬로 서있어도 다 감쌀 수가 없었다. .

▲ 장인들이 용접 시연회를 통해 자신의 기술을 뽐냈다..

▲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제품 설명회에는 많은 참관객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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