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08-17 13:04:30
기사수정
재료연구소가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8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기후변화대응 소재’다. 태양전지, 풍력발전, 연료전지, 에너지효율화 및 경량화, 수소생산 및 이산화탄소 전환, 공기정화 및 수처리 등으로 나눠 각 분야별로 가치 있고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소와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16’을 연재한다.

핵융합 기술, 범국가적 지원 절실


■ 연구개발 동향


앞에서 언급했듯이 원자력 및 핵융합용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계 철강소재는(9∼12)Cr -(1∼2)Mo -(0.1∼0.2)C(wt.%)에 미량의 V, Nb, W, Ni 등이 포함되어 있는 내열강으로부터 연구가 시작되었다. 당초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리스강이 원자력 및 핵융합용 구조소재로 유력하였지만, 1970년대 들어오면서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계 철강소재의 우수한 중성자 조사팽윤 저항성이 보고되면서, 1970년도 초반에는 원자력용으로, 1970년대 후반부터는 핵융합용 구조재로,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계 철강소재가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중반 이후, EU, 미국, 일본에서는 내조사성, 저방사성의 특성을 가지는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 철강소재의 개발이 시작되었는데, 현재 ‘저방사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 철강소재(Reduced Activation Ferritic/Martensitic steels)’라 불리는 RAFM 강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는 중성자 조사에 의해 방사화 특성이 높은 Mo, Nb 등의 합금원소가 방사화 특성이 낮은 W, Ta 등으로 대체된 합금성분을 가진다.


유럽의 RAFM 강 개발은 1960년대 Ni, Mo, Nb 등이 첨가된 ‘MANET’이라는 이름의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계 철강소재 연구부터 시작된다. MANET에서 Ni, Mo, Nb가 W, Ta으로 대체된 ‘OPTIFER’ 시리즈의 RAFM강이 1980년대 중후반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합금성분의 최적화 작업을 거치면서 현재의 EUROFER97의 RAFM 강이 개발되었다. 유럽의 RAFM 강은 독일의 FZK를 중심으로 프랑스 CEA, 이탈리아 ENEA 등 유럽의 많은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개발하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 대학연합 중심으로 ‘JLF-1’과 JAEA 중심으로 ‘F82H’의 RAFM 강이 개발되었다. JLF-1은 9Cr-1Mo계의 내열강에서 1Mo를 2W으로 대체하여 9Cr-2W계의 합금성분을 가지며, F82H는 9Cr-2W계에서 충격특성 등의 물성향상을 위해 Cr량을 줄인 8Cr-2W계의 합금성분을 나타낸다. 미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Oak Ridge National Lab.(ORNL)을 중심으로 9Cr계 페라이트/마르텐사이트계 저방사강과 용접특성을 향상시킨 3Cr-3W계의 베이나이트계 저방사강을 개발하였다. 3Cr-3W계의 베이나이트 저방사강은 2.25Cr-1Mo계 내열강으로부터 합금성분이 파생되었다. 중국에서는 Chinese Academy of Science(CAS)를 중심으로 9Cr계의 ‘CLAM’이라는 RAFM 강이 개발 중이고, Southwestern Institute of Physics(SWIP) 중심으로 8.5Cr계의 ‘CLF-1’이라는 RAFM 강이 개발 중에 있다. 인도, 한국 등도 (8∼9)Cr계의 RAFM 강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의 표에는 위에서 설명한 각 국가별 저방사강 개발 이력에 대해 나타내었다.


○ EU


유럽은 핵융합 저방사 철강소재의 개발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만큼, 1960년대 12Cr계의 MANET 개발부터 OPTIFER를 거쳐 현재의 EUROFER97 개발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다. 현재는 수∼수십 톤에 이르는 현장 생산을 통해 마련된 EUROFER97 강을 유럽의 각 연구기관과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미국 등에서 전달되어 라운드로빈 방식의 테스트가 진행되었다. 다음의 표에는 OPTIFER와 EUROFER97의 화학적 조성과 열처리 조건을 나타내었다.


EUROFER97은 9Cr-1.1W계에 0.1C, 0.1Ta, 0.2V 등이 포함되어 있는 합금조성을 가지고, 980°C에서 30분의 노말라이징(normalizing)과 760°C에서 1.5시간의 템퍼링(tempering) 열처리를 거친다. 이러한 합금조성과 열처리를 통해 EUROFER97은 템퍼드 마르텐사이트(tempered martensite) 조직에 래스(lath), 팩킷(packet), 결정립의 경계에 Cr 함량이 높은 M23C6 탄화물과 래스 내부에 Ta, V 등이 함유된 MX 타입의 석출물이 존재한 조직을 가진다.


템퍼링 이후의 EUROFER97의 인장특성은 항복강도 546MPa, 인장강도 668MPa, 연신율 22% 수준으로 보고되며, 충격특성은 연성취성천이온도(Ductile Brittle Transition Temperature, DBTT) -63℃ 수준이고, 상부흡수에너지 약 278J로 보고되었다. 일반 철강재와 비교할 때, EUROFER97은 매우 우수한 강도와 충격인성의 조합을 나타낸다. 특히, RAFM 강은 핵융합로에서 사용되는 동안 높은 에너지의 중성자 조사에 의해 취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DBTT가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핵융합로로 사용 중의 안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사 전부터 낮은 DBTT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RAFM 강의 중요한 기계적 특성 중의 하나가 크리프 특성이다. RAFM 강의 사용환경을 고려하면 소재가 고온에서 장시간 유지되었을 때 물성의 열화 정도 나타내 주는 크리프 특성의 평가는 필수적이다. 통상 발전용 소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100,000시간의 크리프 특성 평가가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가속 크리프 실험 결과로부터 장기 크리프 특성을 예측하기도 한다. 다음의 그림에 EUROFER97의 크리프 특성을 나타내었다. 이는 화력발전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9Cr-1Mo계 내열강과 비교할 때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RAFM 강이 갖춰야할 특성 중에 가장 중요한 특성이 중성자 내조사성이다. 사용 중의 중성자 조사 취화로 인해 강도와 DBTT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조사팽윤으로 인한 부품 치수 불균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RAFM 강의 중성자 내조사성은 핵융합로의 유지보수의 기준, 나아가 핵융합로의 수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이 될 수 있다. 따라서, RAFM 강의 중성자 조사 관련 데이터베이스는 핵융합 소재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에 EUFROFER97의 중성자 조사 후 물성의 변화를 나타내었다. 10dpa 중성자 조사로 인해 약 100℃ DBTT가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고, 100dpa 조사에서는 DBTT가 250℃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내었다.


2040년 실증로 건설, RAFM 강 1만톤 필요
원자력硏 ARAA 개발·재료硏 RAFM강 연구


○ 일본


최근 일본은 기존의 NIRS와 JAEA의 핵융합 관련 연구 부문을 합쳐서 새로운 National Institutes for Quantum and Radiological Science and Technology(QST)를 설립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 과학 및 기술 연구를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구축하였다.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미국 등의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가장 활발하게 RAFM 강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일본은 대학연합 중심으로 9Cr-2W계의 JLF-1을 개발하였고, JAEA 등의 연구기관 중심으로 8Cr-2W계의 F82H를 개발하여 BA(Broader Approach)와 같은 국제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력 연구가 진행되었다. 예로, JFE, DAIDO special steel 등 철강회사에서 생산된 20톤 규모의 F82H를 KIT, CEA 등의 유럽 여러기관과 미국의 ORNL 등과 공동으로 중성자 조사 전후의 물성을 평가하였다. 하기는 일본에서 개발된 JLF-1과 F82H의 합금성분과 열처리 조건을 나타내었다.


F82H는 EUROFER97에 비해 Cr 함량은 1wt.%, Ta 함량은 0.05wt.% 정도 낮게 합금설계되었고, 반면 W의 함량은 1wt.% 정도 높게 설계되었다. 열처리 조건에서는 EUROFER97에 비해 노말라이징 온도는 1,040℃로 높게 설정되었고, 반면 템퍼링 열처리는 750℃로 살짝 낮게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미세조직은 템퍼드 마르텐사이트 + M23C6 탄화물 + MX 석출물로 구성되어 EUROFER97과 유사하게 나타내었다. 다만, 경화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W 함량이 EUROFER97에 비해 높아 노말라이징 이후 냉각 중의 상변태는 상당히 지연됨을 확인할 수 있다. 하기의 그림에는 F82H의 템퍼링 이후 미세조직과 연속냉각 상변태 거동(CCT)에 대해 나타내었다.


템퍼링 이후의 F82H의 인장특성은 항복강도 527MPa, 인장강도 632MPa, 연신율 25% 수준이며, 충격특성은 연성취성천이온도 -42℃ 수준이고, 상부흡수에너지 약 313J로 보고된다. EUROFER97 대비 강도는 유사하나 DBTT가 열위하게 나타났다. 그렇지만, EUROFER97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우수한 강도와 충격인성의 조합을 나타냈다. F82H와 EUROFER97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물성의 차이를 유발하는 미세조직의 차이를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기에는 F82H의 인장특성과 충격특성을 나타내었다.


일본은 발전용 내열강 연구에서부터 방대한 양의 크리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으며, 핵융합용 F82H에 대해서도 가속 크리프 결과뿐만 아니라, 100,000시간 이상의 장기 크리프 데이터도 확보하였다. 게다가 1년 이상의 장시간 에이징(aging) 후의 모재 및 용접부의 기계적 특성에 대한 연구결과도 정리되어 있다.


일본은 중성자 조사 평가에 있어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가장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200∼500℃에 이르는 다양한 온도 조건에서 1∼80dpa의 다양한 중성자 조사량에 의한 F82H의 물성과 미세조직의 변화를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80dpa의 중성자 조사가 완료되어 중성자 조사 후 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물성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용접부의 중성자 조사 저항성 평가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20dpa까지 중성자 조사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다음의 그림은 최근 학회에서 보고된 80dpa의 중성자 조사 이후 F82H의 인장특성 변화 결과이다. 본 결과에서 모든 온도에서 80dpa까지 조사 경화가 지속되는 것을 보고하고 있다.


○ 미국


미국은 1970년대부터 ORNL을 중심으로 PNNL(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 UCSB(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ta Barbara) 등의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저방사강을 연구해왔다. 대표적인 저방사강으로는 ORNL에서 개발한 9Cr-2W계의 ORNL3971과 용접후열처리를 생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3Cr-3W계의 베이나이트계 저방사강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유럽연합과의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을 통한 중성자 조사 특성 평가와 조사 후 미세조직적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기에는 ORNL에서 개발한 저방사강의 합금성분을 나타내었다.


○ 기타 국가(중국, 인도, 한국)


2000년대 들어 중국, 인도, 한국에서도 저방사강 개발이 시작되었다. 중국은 CAS를 중심으로 CLAM을 설계하여 다양한 물성들을 평가하고 있다. 인도는 IGCAR(Indira Gandhi Centre for Atomic Research)에서 Indian RAFM강을 개발하여 물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KAERI(Korea Atomic Energy Research Institute) ITER 조달용으로 ARAA를 개발하여 ITER 조달을 위한 물성 데이터베이스를 준비하고 있고, KIMS(Korea Institute of Materials and Science)에서는 Ti 첨가형 RAFM강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의 표에서 중국, 인도에서 개발 중인 RAFM강의 합금성분 및 기계적 특성에 대해 나타내었다.


■ 산업 및 시장 동향


국내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법 및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까지 핵융합 실증로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2040년 무렵에 핵융합 실증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실증로 건설을 위해서 약 1만 톤 정도의 RAFM 강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상 이외에는 산업 및 시장 동향의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다. 즉, 현 시점에서 향후 시장규모를 전망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본 백서에서는 향후 산업 및 시장 동향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 미래의 연구방향 및 정책 제언


국내의 핵융합 기술은 KSTAR의 성공적인 건설을 기점으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한 전 세계적인 ITER 프로젝트에도 우리나라는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핵융합 실증로 개발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이며, 핵융합 실증로 건설을 위해서는 플라즈마 물리학, 전자기학 등의 기초학문에서 재료공학, 동력계통 공학기술 등의 공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한국연구재단에서는 핵융합로 건설을 위한 7대 중점 투자 필요 분야를 선정하기도 하였다. 결국 미래 대량의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에너지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범국가적인 지원과 관심, 다방면의 발전 관련 국내외 전문가의 역량 집중이 필요하다.


▲ <그림 3-4-3-10>각 국가별 저방사강 개발 이력


▲ <표 3-4-3-2>OPTIFER와 EUROFER97의 화학적 조성


▲ <표 3-4-3-3>EUROFER97의 열처리 조건


▲ <그림 3-4-3-11>EUROFER97의 미세조직 (a)템퍼드 마르텐사이트, (b)래스, (c)M23C6 탄화물과 MX 석출물


▲ <그림 3-4-3-14>F82H의 미세조직


▲ <그림 3-4-3-15>EUROFER97과 F82H의 연속냉각 상변태 거동


▲ <표 3-4-3-9>CLAM과 Indian RAFM 합금조성


▲ <표 3-4-3-10>CLAM과 Indian RAFM의 인장 특성과 충격 특성


▲ <표 3-4-3-11>RAFM 강 개발-국내 선도연구기관


▲ <표 3-4-3-12>RAFM 강 개발-해외 선도연구기관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amenews.kr/news/view.php?idx=3728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프로토텍 11
서울항공화물 260
이엠엘 260
린데PLC
im3d
엔플러스 솔루션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