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체 탄화수소 50㎏ 생산 파일럿 설비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나프타와 같은 액체 탄화수소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하고 하루 50kg 규모의 생산 실증에 성공하며 탄소자원화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국화학연구원은 GS건설, 한화토탈에너지스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휘발유와 나프타를 하루 50kg 규모로 생산하는 실증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탄소자원화 플랫폼 화합물 연구단’ 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중간단계 없이 직접 반응시켜 액체 탄화수소로 전환하는 촉매·공정 기술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다.
최근 중동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석유 및 나프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발전소와 산업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자동차용 휘발유와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 연료 기술로서 의미가 크다.
기존 공정은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CO)로 전환한 뒤 다시 액체 탄화수소를 합성하는 2단계 간접 전환 방식이 주류였다. 이 과정에서 ‘역수성가스 전환반응’에 800℃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고, 이후 저온·고압 조건에서 추가 반응을 거쳐야 해 공정이 복잡하고 에너지 소모가 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직접 반응하는 촉매를 적용해 단일 공정으로 액체 탄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반응 조건도 약 270~330℃, 10~30bar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온화해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합성 수율은 다단 반응과 미반응물 재순환 공정을 적용할 경우 약 50% 수준이며, 하루 생산량은 50kg으로 20리터 용기 기준 약 3개 분량이다.
김정랑 박사팀은 하루 5kg 생산 규모의 미니 파일럿 플랜트 연구를 통해 2022년 GS건설과 한화토탈에너지스에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이후 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하루 50kg 규모 파일럿 플랜트 구축과 운전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촉매 및 반응 공정 기술 고도화를 통해 연속 생산 시스템을 구현하고 실제 휘발유·나프타 생산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 단순화에 따른 에너지 효율 개선과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연간 10만톤 이상 생산이 가능한 상용 공정 설계와 경제성 분석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번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단순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고부가가치 연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직접 액체 연료로 전환하는 공정 혁신을 통해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향후 상용화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연료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2026년 3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화학연 민형기 박사가 교신저자로, 천징위 박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