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자녀에게 승계 미이행 시 매각 또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어 제3자 승계와 M&A 등 다양한 승계 방식에 대한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1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5년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를 출범하고 기업승계 정책전환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는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의 현장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된 기구다. 올해 새로 구성된 위원회는 1·2세대 중소기업 경영자, 학계, 연구계, 법률·세무 전문가 등 총 20명으로 이뤄졌다. 공동위원장으로는 김동우 한국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과 정재연 강원대학교 총장이 위촉됐다.
이날 기업승계활성화위원회는 (사)가족기업학회(학회장 윤병섭)와 공동으로 ‘백년기업을 위한 과제, 가업을 넘어 기업승계로 정책전환’ 토론회를 진행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승계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입법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최 연구위원은 “중소제조업의 60세 이상 대표자 비율이 2013년 15.9%에서 2023년 36.8%로 높아지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현행 제도는 여전히 상속·증여 중심의 가족 내 승계에 머물러 있어 다양한 승계 방식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의 ‘경영승계원활화법’ 사례처럼 가업승계 지원대상을 종업원 승계 및 M&A 승계로 확대하고, 금융지원, M&A 지원까지 포함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합한 기업승계 지원 법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패널로 참여하여 중소기업 기업승계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중소기업의 27.5%는 자녀에게 승계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 이유로는 ‘본인이 젊어 승계를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응답을 제외하고 ‘자녀에게 무거운 책무를 주고 싶지 않아서’(42.8%), ‘자녀가 원하지 않아서’(24.7%)가 지목됐다.
특히,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을 시 중소기업의 30.2%는 ‘향후 매각 또는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해, 승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제3자 승계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 나타났다.
또한, 중소기업의 87.7%는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별도 법률 제정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제3자 승계 및 M&A 지원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64.5%가 찬성했다. 제3자 승계 시 필요한 지원으로는 세금 완화(70.8%) 외에도 M&A 요건 등 승계절차 간소화(39.3%), 전문가 컨설팅(25.3%), 승계 자금지원(18.6%) 등이 요구됐다.
이에 대해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중소기업 승계가 더 이상 가족 내 승계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다양한 승계 경로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소기업 승계를 단순한 자산 이전이 아닌, '백년기업'으로 이어가기 위한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중소기업 기업승계 특별법’ 제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승계를 포함하는 종합적·체계적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