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결함 향한 공정 품질 및 정밀 설비
경쟁 최전선 목도”
AI·ESG 등 차세대 반도체 기술 혁신 및 인프라 전략 단서 발견
미성가스이엔지, 스마트 안전·친환경 솔루션 등 미래 사업 추진
해외로 향하는 여정에는 언제나 설렘이 함께한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9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5’를 참관하기 위해 필자는 타이베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맥박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껴볼 기회이자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 한껏 기대가 되었다.
필자는 신소재경제신문이 구성한 세미콘 타이완 참관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현지에 도착한 첫날, 9월의 타이베이는 아직도 한여름의 열기가 남아 있었고, 난강 전시장(TaiNEX)의 열기는 이러한 공기를 잊게 할 만큼 더 뜨거웠다.
그동안 뉴스와 자료로만 접하던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실체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세미콘 타이완은 명실상부한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 무대임을 실감하게 했다. 기술과 전략, 협력이 뒤섞인 현장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교차하는 공간이었다. TSMC의 본고장답게 전시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관람객들 속에는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의 관계자, 연구개발 인력, 그리고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전시장 곳곳에서 마주한 글로벌 기술의 흐름은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각 기업은 반도체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었으며, 대만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제조 강국을 넘어 기술 혁신과 생태계 협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현장에서 실감했다. 현지 기업들의 기술력과 실행 속도는 반도체 산업이 왜 이곳을 중심으로 움직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 AI 반도체 관련 기술이었다. TSMC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3D IC, 칩렛, HBM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고, 미국 ACM Research는 FOPLP 장비를 시연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협력을 강조하는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들의 행보 속에서, 필자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가스 캐비닛, 초고순도 라인, 안전 시스템 관련 부스로 향했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 될 수록 특수가스의 순도와 정밀 제어 기술은 공정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번 전시에서 필자가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제로 결함(Zero Defect)’을 향한 산업 전반의 집념이었다.
여러 선도 밸브 및 피팅 제조사들은 기존의 VCR(Vacuum Coupling Radius) 피팅을 넘어, 내부 표면 조도를 극도로 낮춘 신형 초고순도 배관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는 가스 잔류물이나 파티클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설계로, 미세공정이 3나노 이하로 진입하면서 요구되는 ‘제로 결함’ 수준의 청정도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장비 개선이 아니라 공정 품질을 결정짓는 기반 인프라의 정밀화 경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현장에서 확인하며 우리 미성가스이엔지가 시공하는 초고순도 가스라인의 설계·시공 기준 역시 글로벌 수준으로 한층 더 고도화해야 함을 실감했다.
특수가스를 다루는 현장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닌 절대 명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존 경보 중심 시스템을 넘어, 센서와 AI 기술이 결합된 예측형 안전관리 솔루션이 다수 소개됐다. 압력, 온도, 진동 등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는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이 아닌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안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미성가스이엔지가 축적해 온 방폭형 가스 캐비닛과 초고순도 배관 시공 기술에 이러한 지능형 센싱 기술을 접목한다면, 고객사의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단순한 설비 제공을 넘어 예측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안전 인프라 구축이 앞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방향임을 확인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흐름은 탄소중립과 관련된 기술의 부상이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ESG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전시장은 자연스럽게 ‘친환경 공정’을 향한 기술 경쟁의 장이 되었다. 고효율 질소 발생기(PSA Nitrogen Generator)를 비롯해 수소(H₂) 어닐링 공정 장비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미 수소 충전소 등 친환경 설비 시공 경험을 축적한 우리 회사에게 이는 단순한 관찰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의 방향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반도체 공정 내 수소와 같은 친환경 가스 설비는 새로운 사업 기회와 직결되며, 우리의 기존 강점과 결합해 신규 솔루션과 시장 확대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번 세미콘 타이완 참관은 우리 회사의 핵심 역량과 역할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게 만든 자리였다. 우리가 제공해온 ‘안전하고 정밀한 가스시설’을 넘어, 이제는 AI 기반의 예측형 스마트 유틸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명확히 인식하게 했다.
또한 대만의 기술 선도 기업들이 보여준 협력 중심 운영 방식과 극한의 정밀성은 우리 미성가스이엔지가 국내외 고객사에게 최적의 반도체 공정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기술적 목표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현장에서 확보한 신기술 정보와 잠재 파트너사와의 미팅 내용을 바탕으로, 귀국 후 구체적인 기술 도입 전략과 사업 다각화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참관 경험을 넘어, 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실질적 기반이 될 것이다.
전시 일정을 마치고 참관단은 현지의 풍경과 문화적 정취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에서 수천 년의 역사를 담은 유물들을 접하며 전시장에서 느꼈던 첨단 기술의 정밀함과는 또 다른 감동을 받았다.
아쉽게도 가장 유명한 취옥백채(翠玉白菜, 옥으로 만든 배추)의 실물은 직접 볼 수 없었지만 육형석(肉形石, 동파육 모양의 돌)과 청동기, 서화, 도자기 앞에 서니 한 세대를 넘어 수백, 수천 년 동안 그 가치를 보존해온 ‘보존 기술’의 정밀함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난강 전시장에서 체험한 나노 기술과 고궁박물원에서 마주한 장인의 손끝은 서로 다른 시대와 분야를 관통하며 ‘정교함’이라는 공통된 가치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통찰은 우리 미성가스이엔지가 시공하는 특수가스 설비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을 보여준다. 단순히 기능을 수행하는 설비를 넘어,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완벽한 정밀도를 갖춘 기술적 예술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현업에 더욱 몰두 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끝으로 이번 참관의 기회를 주신 미성가스이엔지 소성렬 대표님과 신소재경제신문 임직원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