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앞줄 左 3번째)을 비롯한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방안 토론회’에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소기업이 생산비용을 선투입한 뒤 납품대금을 회수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 유동성을 개선하고 공급망 전반의 자금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납품대금 법정 지급기한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 방안 토론회’를 개최하고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과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기웅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은 원재료비 등 생산비용을 먼저 투입하고 납품대금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을 버텨야 한다”며 “실태조사에서도 78.6%가 적정 지급기한으로 30일 이내를 꼽은 만큼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법정 지급기한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상축사를 통해 지난 6월 지급기한 단축을 위한 하도급법·상생협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50년 넘게 유지된 60일의 법정 지급기한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기업 거래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평균 대금 지급기간이 27.4일이고 30일 이내 지급 비중도 66.0%에 달한다며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것이 현실과 법률의 괴리를 해소하는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백 박사는 EU와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주요국이 30일 이내 지급기준을 운영하고 있으며 선행연구에서도 지급기한 단축이 기업가치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 규모에 따라 지급기한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지원과 조기 지급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패널토론에서는 정재훈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이정환 명지대학교 교수,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 안윤노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본부장, 주선관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부장, 정의경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송명현 공정거래위원회 과장이 참여해 지급기한 단축의 기대효과와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방안을 논의했다.
이정환 명지대 교수는 지급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면 대기업의 자금 운용상 편익 감소보다 1·2·3차 거래 중소기업의 편익이 증가할 수 있다며 산업 전체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채 법무법인 정박 변호사는 현행 60일이 법이 정한 최장 지급기한이지만 거래 현장에서는 표준적인 결제조건처럼 인식될 수 있다며 30일 단축을 통해 대금지급 기준을 앞당겨야 한다고 밝혔다.
안윤노 한국주택가구협동조합 본부장은 지급기한 단축으로 수탁기업의 유동성이 개선되면 원·부자재 공급업체로 이어지는 자금순환이 원활해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생산기술 투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선관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부장은 골판지업계에서 월초 납품한 제품도 월말 세금계산서 발행 후 30~60일 뒤 대금을 받는 경우가 있어 실제 대금 회수까지 최장 90일이 걸릴 수 있다며, 지급기한 단축과 함께 세금계산서 발행 지연이나 전자어음 등을 통한 우회적인 현금화 지연 관행을 막고 중소기업 구매자금에 대한 저리 금융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법정 납품대금 지급기한 단축과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한 지원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