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소재경제신문이 ‘탄소중립 및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필수 첨단신소재·특수가스 세미나’를 개최했다.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탄소중립, 그리고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핵심 소재와 특수가스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 및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이러한 산업적 대전환기 속에서 첨단산업의 수요 변화와 탄소저감 기술, 수소 공급망, 저GWP(지구온난화지수) 특수가스, 글로벌 헬륨 시장을 종합적으로 조망하고 산업계의 기술 고도화 및 공급망 안정화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신소재경제신문은 30일 코엑스 C홀 강연장에서 ‘제14회 국제첨단소재기술대전 기술워크숍’을 개최했다. ‘탄소중립 및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 필수 첨단신소재·특수가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에너지 등 관련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요 산업 현안을 공유하고 기술적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생태계 확장에 따른 메모리 시장의 변화와 함께 석유화학산업의 CO₂ 발생량 저감에 따른 사업전략,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e-메탄) 공급 방안, 탄소중립 특수가스 개발 및 적용 평가, 중동전쟁에 따른 글로벌 헬륨 수급 전망까지 첨단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주제들이 다각도로 조명됐다.
첫 번째 발표는 AI 생태계 확장이 반도체·메모리 산업의 수요와 시장 구조에 미치는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다올투자증권 고영민 연구원이 ‘AI 생태계 확장 2차 가속화, 멈출 수 없는 메모리 Cycle’을 주제로 AI 확산이 반도체 및 메모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AI 산업이 단순 챗봇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 및 실체적 물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 빠르게 진입함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장기적인 슈퍼사이클이 예고됐다. 고 연구원은 이러한 연산 구조의 변화는 추론·행동·재추론의 반복 루프를 유발해 데이터 연산 처리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며, 결과적으로 DRAM 및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를 대폭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선보인 RTX Spark 등 AI PC 및 로컬 서버 플랫폼의 확산은 개별 디바이스 내 메모리 탑재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3사의 신규 생산 공장(Fab) 가동이 2027년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화될 예정인 만큼, 최소 2027년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 견조한 수급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롯데케미칼 친환경기술팀 이상중 팀장은 ‘석유화학산업 내 CO₂ 발생량 저하에 따른 사업전략’을 주제로 석유화학 공정의 탄소중립 로드맵과 포집 CO₂의 고부가가치 자원화 전략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NC 공장에 300Nm3 /hr 규모의 분리막 포집 실증 설비를 성공적으로 구축·운영한 데 이어, 평택 SMR 공정 등에 습식과 분리막 공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포집 기술을 적용해 포집 과정의 에너지 소비와 투자비를 절감하고자 한다.
특히 공장에서 포집한 CO₂를 고도 정제·액화하여 배터리 전해액 원료로 자체 활용할 뿐만 아니라, 반도체용 초고순도 가스 및 시멘트 탄소 고정화 기술 등으로 다각화하는 고부가가치 자원화 모델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배출가스 처리 비용 부담을 고부가가치 소재 매출로 바꾸는 선순환 탄소중립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세 번째 발표에서는 ㈜에너지앤넥스트 윤기석 대표가 ‘천연가스 인프라 활용 수소(e-메탄) 공급 방안’을 주제로 기술 메커니즘과 국내외 정책 및 사업화 동향을 종합적으로 다뤘다. e-메탄은 재생전력 기반의 청정 수소와 포집된 CO₂를 합성해 제조하는 탄소중립 연료다. 윤 대표는 e-메탄이 액화수소나 암모니아 등 타 수소 운반체와 달리 기존의 LNG 운반선, 기화·저장 시설, 도시가스 배관망 등을 별도 개조 없이 ‘드롭인(Drop-in)’ 형태로 즉시 활용할 수 있어 인프라 투자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의 e-메탄 보급 로드맵을 비교·분석하고, 열화학적·생물학적·SOEC 메탄화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받는 기계화학적(Mechanochemical) 메탄화 및 매체순환연소(CLC) 등 차세대 기술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국내 탄소감축 실적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 대량 생산 수입과 국내 바이오 CO₂ 기반의 분산형 생산을 병행하는 최적의 믹스 전략과 정책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과 반도체 공급망을 연결하는 특수가스 기술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솔머티리얼즈 박현기 연구소장은 ‘탄소중립 특수가스 개발 및 적용 평가’를 주제로 디스플레이 TFT 보호막 식각 공정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사용되는 고GWP 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박 연구소장은 디스플레이 TFT 보호막 식각 및 반도체 챔버 세정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NF3 등의 특수가스가 높은 지구온난화지수로 인해 글로벌 규제 대상으로 떠오른 현황을 짚고 이에 대응해 GWP 1 이하 수준의 저GWP 대체 가스 후보 물질을 도출하고, 공정 적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반응성·독성 평가 체계를 설명했다.
특히 국가 연구기관과 산업체가 연계하여 합성·정제, 전용 원격플라즈마 가스분해 장치(RPS) 개발, 랩(Lab) 및 스케일업 평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개발 플랫폼을 제시했다. 박 연구소장은 PECVD 공정 내 대체 가스의 식각 성능 평가 데이터를 공개하며, “실제 반도체 팹 양산 적용을 위해서는 가스 합성기술뿐만 아니라 정밀 분석, 부식 대응, 전용 장비 기술이 통합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표에서는 지정학적 위기가 글로벌 첨단 산업 원자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집중 분석됐다. KC인더스트리얼 김규항 고문은 ‘중동전쟁에 따른 글로벌 헬륨 시장 전망’을 주제로 헬륨의 특수 수급 구조와 최근의 공급망 위기를 진단했다.
2026년 2월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헬륨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다. 김 고문은 이란의 해협 봉쇄 여파로 카타르산 LNG 수출 및 가스 처리가 급감함에 따라, 카타르 래스라판(Ras Laffan) 헬륨 플랜트의 가동이 마비되어 ‘제5차 글로벌 헬륨 쇼티지(Helium Shortage 5.0)’가 현실화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스팟 가격과 해상 물류·보험 비용이 급등했으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메이커와 의료용 MRI 분야의 주요 생산 라인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중동 정세 장기화 시 최소 2027년까지 타이트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이라며, 카타르 가동률과 호르무즈 통항량 추이를 주시하는 한편 러시아 아무르(Amur) 프로젝트 등 공급선 다변화 및 헬륨 재활용(Recycling)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기술워크숍은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폭발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산업적 명제,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심화된 가스 공급망 불확실성을 하나의 유기적 흐름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생산성 유지와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과제가 첨단신소재 및 특수가스 산업을 매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재확인했다.
신소재경제신문은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산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차세대 소재·가스 분야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지식 교류의 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