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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06 1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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嚥疽之仁, 고름을 빨아주는 어진 마음

ㅡㅡㅡㅡㅡ<연저지인>

춘추전국시대 위나라의 명장 오기 장군의 고사다. 오기는 본래 유학을 공부하고 싶었으나 모몰불임(母歿不臨-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학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에 돌아가지 않음)으로 유가에 출문당했다. 그 후 병가로 전공을 바꿔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배낭도 함께 지고 차가운 날 바닥에서 자는 등 부하들과 똑같은 생활을 해 따르는 군사가 많았다. 하루는 병사가 등에 종기가 나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데 장교들이 돌보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는 장교들을 나무라며 직접 등의 종기를 피가 나도록 빨아주었고 결국 종기가 나았다. 이 병사는 은혜에 감격해 전쟁에서 선두에 서서 적군을 무찌르다가 장렬히 전사하였다. 오기 장군의 고사는 섬기는 리더십으로 유명하다. 부하들과 동일하게 생활하며 본을 보이면 부하들은 그를 본받아 큰일을 해 낼 수 있다. 권위를 버리고 낮아지면 따르는 무리가 많아진다.

오기 장군이 또 병사의 등을 빨아 주었다는 소식을 듣고 한 어머니가 달려왔다. 작년에는 남편의 등을 빨아 전선에 나가 죽게 만들더니, 금년에는 아들의 등을 빨았으니 아들놈도 죽게 만들 작정이냐고 한탄을 하며 울었다. 지도자의 입장에서 보면 오기 장군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나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나라를 구하는 일이 중요한가 홀어머니를 모시는 일이 중요한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아이들 교육, 다양성·상황에 맞는 교육 필요

“스스로 모범 보여 아이들이 따르게 해야”



세상 사람들은 한 면만을 바라보는 습성이 있다. 시계의 초침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수많은 톱니바퀴가 돌아야 하는데 톱니들의 역할에는 관심이 없고 단순하게 시간에만 관심이 있다. 톱니 하나의 이가 빠지면 시계가 멈출 수도 있다. 우리의 자녀들은 하나의 톱니와 같다. 무리로 있으면 의미 없어 보이지만 가정에 돌아가면 소중한 자녀들이다.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가정에서의 역할이 있다. 또한 국민으로서의 역할도 있다. 교사 또한 마찬가지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학급의 담임으로, 그리고 국민으로서의 역할과 의무가 있다.

오늘날 교사들에게 오기 장군의 리더십을 강요할 수는 없다. 또 그렇게 할 사람도 흔치 않다. 말없이 가르치는 ‘行不言之敎’의 가르침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스스로 모범이 되어 아이들이 보고 따라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上善若水’라는 노자의 가르침이 필요하다. 만물에게는 이롭게 하지만 스스로 낮은 곳에 모이는 물의 겸손함과 만물에게는 꼭 필요하지만 다투지 않고 아래로만 내려가려는 물의 성질을 배워야 한다. 성경에도 “높아지려면 낮아지고 낮아지면 높아진다”는 말씀이 있다. 때로는 연저지인의 모습으로 자신을 낮춰 부하의 등을 빨아줄 수 있는 정신을 갖고, 때로는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있어야 한다.

최상의 가르침은 없다. 그러나 노자의 이야기처럼 물이 되어 모두에게 이롭게 하면서 스스로 낮은 곳에 모이는 겸손함을 배웠으면 좋겠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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