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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생존 및 방호소재 미래형 방탄복 소재기술(1) 배창준/장성완/손현진(재료연) 신소재경제·재료연 공동기획 소재기술백서2019 - 방탄복 소재, 경제적 효과 무궁무진
  • 기사등록 2021-05-04 10:00:55
  • 수정 2021-09-17 10: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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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1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미래국방소재’다. 미래 전장 환경 변화, 병력대상 인구의 감소, 해외 주요국의 국방력 강화 등 미래국방 관련 기술개발의 요인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정부 국정과제 및 주요 국방 관련 정책 대응을 위한 기술현황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재기술백서 2019는 이러한 ‘미래국방을 위한 소재기술’을 주제로, 내열 및 구조 소재, 생존 및 방호 소재, 첨단지능형 방산기능 소재와 관련한 기술동향을 분석하는데 집중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19’를 연재한다.

방탄복 소재, 경제적 효과 무궁무진


군수·경찰·소방·방사선·산업 등 다양한 적용

섬유·강판·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 적용·연구


■ 방탄복의 정의 및 역사


방탄복은 총알 및 포탄 파편과 같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착용자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의류로서 주로 군수영역인 군이나 경찰 임무 수행을 위해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경호 등의 민간영역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방탄복은 전투 등 작전 수행 시 착용자의 생명보호를 위해 우수한 방호 성능과 더불어 빠른 순발력을 위해 가벼워야 한다.


방탄복은 적용된 소재에 따라 크게 섬유 방탄복과 강판 방탄복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그림 1). 섬유 방탄복은 섬유 소재를 이용하여 총탄을 방호하며 총알의 회전력을 감소시켜 관통을 막는 방식인데 반하여, 강판 방탄복은 강판 및 세라믹 소재를 이용하여 파편을 방호하며 발사체를 분쇄시켜 운동량과 침투성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16세기 최초로 방탄복이 개발되었으며, 시대에 따라 전쟁에서 사용되는 화기의 종류가 달라지고 이에 맞춰 방탄복의 디자인이 변해왔으며 18세기가 되어서야 상용화되었다. <그림 2>에 설명되어 있듯 고대부터 근대까지는 칼이나 화살 또는 구식 화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현대의 방탄복보다 훨씬 무거워 20∼30kg이 넘기도 하여 방탄복이라기보다는 갑옷에 가까웠다.


이후 갑옷을 뚫는 화기의 도입과 발전으로 갑옷은 조금씩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경량화로 인해 청동 및 강한 섬유인 실크셔츠로 제작된 몸통, 투구만 남은 흉갑 등으로 발전하였다. 근대 이후 1차 세계대전부터 총이나 포탄이 주력 무기가 되면서 흉갑 등은 사라지게 되었으며 현재의 방탄복 개념 등이 등장하였다.


유럽의 방탄복 역사보다 우리나라의 방탄복 제작 역사는 짧은 편이다. 조선 말기 병인양요(1866년) 서양 총기의 위력을 보고 공포를 느낀 흥선대원군의 지시로 총에 대응할 갑옷으로 삼베를 13겹 겹쳐 만든 면제배갑(綿製背甲)을 개발하였는데, 이는 현대의 방탄복과 동일한 원리로, 세계 최초로 실전에 배치된 방탄복이다.


현재의 방탄복 개념은 1차 세계대전 때 총알이나 파편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1차 및 2차 세계대전에서는 기술력 부족으로 실크 대량생산이 어려워 방탄복 양산이 불가능하였고, 강철로 만들어진 흉갑 형태의 방탄복이 지급되었다.


시대순으로 소련에서 개발된 1930년대 SN-42와 미군에서 개발된 1950년대 M1952, 1970년대 케블라 기반 권총탄 방어용 PASGT, 1980년대 소총탄 방어용 레인저 방탄복, 1990년대 인터셉터 방탄복과 이후 개발된 CIRAS와 JPC 방탄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3).


SN-42는 소련에서 1차 및 2차 세계대전 중 사용했던 방탄복으로서 2mm 두께의 프레스 강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무게는 3.5kg으로 상체의 앞부분을 보호하는 현대판 흉갑이며, 소총탄에 대한 방어는 곤란했지만 100m 밖에서라면 MP40 기관단총에서 발사된 권총탄의 방어가 가능해 파편에는 의미있는 방호력을 제공하였다.


M1952는 미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철제 방호복을 대체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강화 섬유로 제작한 방편복이다. 수류탄, 포격 등 폭발물의 파편으로부터는 효과적으로 보호해줬지만, 여전히 일반 화기의 총알은 막지 못했다. 베트남전 당시 채용된 M1969 방편복 또한 여전히 일반 화기에 뚫리는 약한 방호력을 가지며, 동시에 너무 무거워 많은 병사로부터 외면당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방탄복이라기보다는 방편복에 가까웠다. 하지만 1970년대 미국 듀퐁사에서 방탄복의 역사를 뒤집는 새로운 강화 섬유 재질인 케블라(Kevlar)를 개발하며 방탄복의 방어 능력이 혁신적으로 향상되었다. 1978년 미군은 이러한 케블라 소재를 이용하여 권총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인 PASGT M1 방탄복을 개발하였다.


레인저 방탄복은 케블라 섬유를 이용하여 제작된 방탄복에 세라믹 방탄 플레이트를 추가함으로써 최초로 소총탄도 방어할 수 있었다(그림 4). 개발 초기에는 세라믹 방탄 플레이트가 첨가되어 방탄복의 무게가 무거워 평야에서 기동전 및 포탄 파편에 대한 방호가 1순위였던 병사들에게는 애물단지였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한 후 전투의 형태가 바뀌게 되고 소총탄 방호가 중점이 되면서 1998년에 PASGT 방탄복에 신형 방탄 플레이트인 SAPI(Small Arms Protective Insert) 삽입 및 목, 낭심, 목젖 보호대가 모듈화되어 착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PALS(Pouch Attachment Ladder System)를 적용하여 방탄복에 각종 파우치를 착용할 수 있게 개량된 인터셉터(interceptor) 방호복이 개발되었다.


이후로도 물에 빠졌을 때 나오기 힘든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조끼 형태의 신속 해체 기능에 중점을 둔 CIRAS 방탄복 및 빠른 기동성과 침투능력 등을 중요시하는 특수부대를 위해 기동력에 중점을 둔 급소만을 방호하는 플레이트 캐리어인 JPC 방탄복 등 다양한 종류의 방탄복이 개발되었다.


■ 방탄복의 원리 및 소재


방탄복의 기본적인 원리는 방탄복 소재의 인장강도와 총알의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총알을 막을 수 있게 된다. 높은 강도의 유리 섬유를 압축하여 그물 형태로 엇갈려 제작하고, 강한 유리 섬유의 인장 강도를 이용하여 총알의 운동에너지를 흡수한다.


또한, 총알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해 섬유가 녹으면서 응집이 일어나 운동에너지를 떨어뜨려 총알의 움직임을 멈추게 한다. 따라서 총알에 피격되면 방탄복도 파괴되지만, 날아오는 힘에 의해 총알 자체도 파괴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방탄복에 명중한 총알은 버섯처럼 납작하게 터져버린 형태가 된다. 방탄복의 저항에 의해 총알이 뭉개지는 것을“머쉬룸(mushroomed) 현상”이라고 하며, 뭉개지면서 총알 표면적은 늘어나고 압력은 그에 반비례해 급격하게 감소하여 총알이 멈추는 것이다.


따라서 방탄복 제작에 있어 섬유의 소재 및 섬유의 적층 구조, 탄성계수, 내열성 및 세라믹 방탄 플레이트의 경우 경도, 굽힘 강도, 파괴 인성 등이 방탄복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들이다.

방탄복 제작에 사용된 소재에 따라 방호력에 큰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미 법무성 산하 국립사법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Justice, NIJ)에서 정한 방탄복 등급을 사용하고 있다. <표 1>에 나와 있는 것처럼 각각의 방탄레벨에서 막아낼 수 있는 탄환의 종류, 구경, 탄환의 속도 등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방탄복 및 방탄 플레이트 제작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소재로는 섬유, 금속, 세라믹을 들 수 있다. 방탄복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섬유 소재지만, 소재 특성 한계로 인해 NIJ 방탄조끼 분류 등급을 기준으로 최대 3A 레벨까지만 방어할 수 있다. NIJ 레벨 3∼4인 소총탄과 철갑탄 방호를 위해서는 금속 및 세라믹 소재를 이용한 방탄 플레이트를 방탄복에 삽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섬유 소재인 케블라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이 방탄복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케블라는 미국 듀퐁사에서 1973년 최초로 개발한 아라미드(aramid) 계열 강화 섬유로서, 가볍고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같은 무게의 강철에 비해 5배 이상의 강도를 가지는 탁월한 장점이 있지만, 습기에 취약하며 수명한계의 단점이 있다.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HMWPE, Ultra 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 섬유는 다이니마(Dyneema)라고 불리며 네덜란드 DSM사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케블라의 탄성력 130GPa 대비 116Gpa로서 약간 떨어지지만, 충격 흡수력은 뛰어나 방탄복 소재로써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섬유 소재 특성의 한계로 인해 NIJ 방탄조끼 분류 등급을 기준으로 최대 3A 레벨까지만 방어가 가능한 단점이 존재한다.


금속 소재로는 저탄소 붕소(B)를 함유한 합금강인 특수 내마모 강판 (AR-Plate, Abrasion Resistant Plate)이 있으며, 고온에서 가열 후 급랭 시켜 제작하는 열처리 강판 및 방탄 플레이트로써 사용된다. AR-500은 가격이 저렴하며, 높은 경도 및 탄성을 가져 방탄용 강판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무겁고 높은 경도 때문에 총알이 깨져 파편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단점들이 있어 미국의 민간 시장에서 많이 이용된다. 기존의 방탄복에 이러한 강판 플레이트를 넣으면 NIJ등급 기준 레벨 3까지 방어가 가능하다.


세라믹 소재로는 실리콘 카바이드(silicone carbide)로 제작한 SAPI(Small Arms Protective Insert) plate가 있다. 세라믹 방탄 플레이트는 단단하며, 금속으로 제작된 강판보다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취성에 약한 세라믹의 특징으로 인해 충격에 조심해야 하며, 같은 부위에 두 번 이상 총격을 받으면 위험할 수 있는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방어력과 기동력이 모두 중요한 군에서 기존의 방탄복에 세라믹 플레이트를 끼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라믹 플레이트는 NIJ등급 기준 레벨3에서 레벨4까지 제작 가능하여 소총탄과 철갑탄도 방어할 수 있다.


■ 방탄복 기술의 중요성


무인화 및 지능화를 비롯하여 급속한 과학 기술 발달로 인해 현대 무기는 최첨단 무기로 진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장에서 병사들의 귀중한 생명을 지켜주고 부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탄복 소재의 기술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아라미드계 섬유 기반 방탄복을 사용하고 있으나, 국외에서는 UHMWPE(Ultra-High Molecular Weight Polyethylene)계 섬유를 사용하고 있다. 아라미드와 UHMWPE의 방호 성능은 거의 동급이지만, UHMWPE의 경우 아라미드보다 1.5kg 가량 더 경량화가 가능하다. UHMWPE계 섬유는 방탄복뿐만 아니라 방탄 헬멧, 전투화, 보호대, 방탄판 등에도 다양하게 적용되는 매우 중요한 소재이다.


하지만 현재 UHMWPE 섬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개발은 있었지만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방탄복 소재의 개발은 단순히 군수 분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민수 분야에서 경찰복, 소방복, 방사선 방호복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개발한 아라미드 섬유로 제작한 특수 벌목 작업복은 엔진 톱날이 닿으면 0.2초 이내에 톱의 회전을 멈추게 한다(그림 5). 이 작업복에 사용된 특수 섬유는 파라 아라미드(para-aramid)계 섬유로 알려져 있다.


방탄복 소재 기술의 개발을 통하여 방탄복 제작을 위한 섬유 및 방탄판 제작을 위한 세라믹, 금속 제품들이 국산화하여 선진 방탄 기술을 개발한다면, 향후 방탄복의 세계시장 규모를 봤을 때 수출을 통한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림 1>사용 용도에 따른 방탄복 종류



▲ <그림 2>시대별 주요 갑옷



▲ <그림 3>방탄복의 변화 역사



▲ <그림 4>세라믹 방탄 플레이트



▲ <표 1>NIJ의 방탄조끼분류 등급



▲ <그림 5>경찰 방탄복(좌), 벌목 작업복(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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