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L 기반 CO₂ 저장 후보지 9단계 통합평가체계 모식도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 권이균)이 해저 이산화탄소(CO₂) 저장 후보지의 개발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2035년까지 국가 해양 CCS 포텐셜맵 구축을 통해 후속 저장소 확보에 나선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탄소저장연구센터 연구팀이 CO₂ 저장 후보지의 발굴부터 개발·주입 준비까지 전 과정을 일관된 기준으로 평가하는 ‘저장준비도(SRL) 기반 9단계 통합평가체계(SBEF, SRL-based Evaluation Framework)’를 구축했다고 7일 밝혔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철강·시멘트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포집한 CO₂를 해저 지층에 저장하는 CCS 사업이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면서 국내에서도 안전하고 경제적인 저장소 확보를 위한 체계적인 평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통합평가체계는 기존에 개별적으로 수행하던 후보지 선정, 저장자원량 평가, 지질 위험성 분석, 개발 준비 수준 평가를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지질 조건과 저장 가능량, 위험요인을 바탕으로 후보지를 선별하고 이후 지질모델 구축, CO₂ 주입 거동 분석, 인허가와 시설 준비, 운영 가능성 등을 단계적으로 평가한다.
이에 따라 단순히 ‘어디에 CO₂를 저장할 수 있는가’를 넘어 ‘실제 저장을 위해 해당 후보지에서 어떤 자료와 검증이 추가로 필요한가’까지 확인할 수 있다. 평가체계는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엑셀 기반으로 구현됐다. 탄성파 탐사자료와 시추자료의 양과 신뢰도를 평가에 반영해 서로 다른 후보지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으며, 국제 CO₂ 저장자원 분류체계(SRMS)와 연계해 후보지의 개발 준비 수준도 국제 기준에 따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통합평가체계를 국내 해양 8개 후보지역에 적용해 4개 지역을 초기 선별 기준을 통과하는 지역으로 분류했다. 특히 탐해2호가 확보한 2차원 탄성파 자료와 기존 시추자료를 종합 분석해 서해 군산분지 동쪽 동소분지에서 3개 저장 유망지역(SA1~SA3)을 도출했다.
이 가운데 SA1은 저장성이 우수한 사암층이 넓게 발달하고 지질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KIGAM은 2024년 탐해3호가 SA1 일대에서 확보한 약 290㎢ 규모의 3차원 탄성파 자료를 정밀 분석하고 탐사시추를 연계해 실제 저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첨단 3D·4D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를 활용해 국내 해역에 대한 광역 2D 및 정밀 3D 탄성파 탐사를 수행하고 저장 후보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 이를 바탕으로 2035년까지 ‘국가 해양 CCS 포텐셜맵’을 구축하고 후속 저장소 확보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CO₂ 저장 후보지를 찾는 것을 넘어 각 후보지가 실제 저장소로 개발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자료와 검증 항목을 단계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CCS 후보지역에도 평가체계를 적용해 CO₂ 저장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반영해 평가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김경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저장연구센터 박사는 “이번 평가체계의 핵심은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가’뿐 아니라 ‘실제 주입까지 무엇을 더 확인해야 하는가’를 후보지별로 한눈에 보여주는 데 있다”며 “앞으로 탐해3호를 활용한 정밀탐사와 단계별 평가를 연계해 우리 바다의 이산화탄소 저장 가능 지역과 예상 규모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후속 저장소 확보를 위한 과학적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CCS 통합평가체계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에 2026년 9월 온라인 게재됐으며, 군산분지 잠재지역 도출 연구는 ‘Marine and Petroleum Geology’ 2026년 1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