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출처: 2026년 9월 Global EV and Battery Monthly Tracker, SNE리서치)올해 2026년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성장의 과실은 중국계 업체에 집중됐다. 중국계 7개사의 합산 점유율이 73%까지 확대된 반면 국내 3사는 북미 수요 위축에 발목이 잡히며 점유율이 하락했다. LFP를 앞세운 중국 업체의 원가 경쟁력과 해외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SNE리서치가 7일 발표한 ‘2026년 9월 Global EV and Battery Monthly Tracker’에 따르면 2026년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EV·PHEV·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844.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8월 사용량은 116.8GWh로 전년 동월 대비 14.3% 늘었지만 7월 증가율 23.3%보다 성장 폭이 둔화됐다.
CATL은 333.0GWh로 25.2% 증가하며 1위를 지켰고 점유율도 37.7%에서 39.4%로 1.7%p 상승했다. BYD는 127.9GWh로 6.2% 늘었으나 점유율은 17.1%에서 15.1%로 2.0%p 하락했다. 두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54.6%로 전년 동기 54.8%와 비슷했지만, 해외 완성차업체 공급을 확대하는 CATL과 자사 차량 판매가 주요 수요 기반인 BYD 간 성장률 격차는 이어졌다.
중국계 업체의 성장세는 상위권 전반에서 두드러졌다. CALB는 44.4GWh로 32.6% 증가해 4위, Gotion은 41.5GWh로 47.1% 늘어 5위를 기록했다. EVE는 29.5GWh로 53.9%, SVOLT는 22.0GWh로 39.3% 증가했으며 REPT는 20.3GWh로 126.3% 성장해 10위를 지켰다. 11위 Sunwoda(19.3GWh)와의 격차도 1.0GWh로 확대됐다.
CATL·BYD를 포함한 중국계 7개사의 합산 점유율은 73.3%로 전년 동기 69.7% 대비 3.6%p 상승했다. 내수 물량 확대와 LFP의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용차·ESS·해외 OEM으로 공급처를 넓힌 것이 점유율 확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 업체는 시장 성장률을 밑돌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68.3GWh로 0.9% 증가해 3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9.6%에서 8.1%로 1.5%p 하락했다. 테슬라·GM·현대차그룹·폭스바겐 등에 대한 공급을 이어갔지만 북미 사용량이 25.2GWh에서 14.6GWh로 42.3% 감소하면서 유럽·아시아의 증가분을 대부분 상쇄했다.
SK온은 24.9GWh로 14.5% 감소하며 8위에 머물렀고 점유율도 4.1%에서 2.9%로 1.2%p 낮아졌다. 북미 사용량이 11.7GWh에서 6.8GWh로 41.8% 줄어든 영향이 컸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을 정리하고 테네시 공장을 단독 운영하는 한편 북미 ESS 사업을 위한 LFP 소재 확보에 나서며 전기차 외 수요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Panasonic은 29.7GWh로 1.8% 증가해 6위를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4.1%에서 3.5%로 0.6%p 하락했다. 테슬라 북미 물량이 사용량을 뒷받침했지만 시장 평균을 크게 밑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테슬라 중심의 고객 구조로 북미 판매 흐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캔자스 공장 가동 안정화와 함께 일부 생산능력을 데이터센터용 배터리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BYD는 중국 내수 부진과 해외 성장세가 엇갈렸다. 중국 내 전기차 인도량이 33.6% 감소하면서 전체 배터리 사용량 증가율이 6.2%에 그쳤지만 중국 제외 시장에서는 사용량이 23.8GWh에서 39.7GWh로 66.5% 증가했고 8월 해외 판매는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동남아·남미를 중심으로 판매망과 현지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어 해외 비중 확대가 중국 내수 둔화의 영향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중국 배터리 사용량이 483.7GWh로 16.9% 증가했고 유럽 29.2%,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76.0%, 남미 179.9%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북미는 73.1GWh로 23.7% 감소했다. 미국의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수요 공백이 이어지면서 배터리 업체들의 전기차용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서는 LFP 비중이 52.2%에서 57.3%로 5.1%p 상승했고, 전기차 대당 평균 탑재 용량도 35.1kWh에서 39.2kWh로 11.9% 증가했다. 중국계 업체의 가격 경쟁력과 LFP 확산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중국은 9월부터 내수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2% 소비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027년 1월부터 배터리 수출 증치세 환급도 폐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계 업체의 가격 정책과 해외 생산 확대 속도, 북미 전기차 수요 회복 및 ESS 전환이 향후 글로벌 배터리 경쟁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