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농도 산소환경에서 활성을 띠는 수소화효소를 가진 수소생산 녹조류를 찾아내 친환경 수소 생산의 실마리를 얻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병훈 연세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이 국내 호수나 늪 등 고인 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합성 녹조류(blue-green alga)에서 대기조건과 같은 21% 산소 농도의 환경에서도 활성을 띠는 수소화효소를 찾아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수소화효소는 수소이온(proton, H+)을 합성해 수소 기체(H₂)를 생산하는 효소다. 그간 알려진 수소생산 미생물의 수소화효소는 대부분 산소 농도 2% 이하일 때만 활성을 띠었는데 미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산소를 만들기 때문에 응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원핵생물인 박테리아를 이용한 유산소 조건의 수소생산 연구 등 친환경적 수소생산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보다 고등한 형태의 진핵생물인 녹조류의 생태학적 중요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산소농도를 21%이하로 제어하면 극소량이지만 4일간 지속적으로 수소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녹조류가 광합성 등을 통해 만드는 산소 농도변화에 따라 이 녹조류가 만드는 수소량의 변화와 수소화효소의 활성 변화를 정밀 관측한 결과다.
발견된 미세조류는 국내에서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종으로 생체모방 촉매와 생체모방 태양광 등 다양한 응용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수소화효소 유전자 규명 등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전병훈 연세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극소량이지만 미세조류에서 차세대 연료인 수소를 직접 얻는 기술의 개발과 산소에 내성이 있는 수소화효소의 발견은 수소생산 응용과학에 한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Nature Communications) 2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