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기술의 제조공정 적용에 있어 걸림돌 중 하나였던 금속분말 가격이 경쟁심화로 급격히 낮아지면서 적층제조시대가 더 일찍 도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신소재가 우주항공용 부품으로 양산이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소재 데이터 및 소재 품질 신뢰성 확보에도 중점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이 주최하고, 3D프린팅연구조합이 주관하는 ‘3D프린팅용 금속 분말 산업 활성화 워크숍’이 지난 12월20일 서울 중구 소공로 포스트타워 21층 스카이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신동학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 청장, 강민철 3D프린팅연구조합 상임이사를 비롯한 산학연관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동해경자청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EFEZ)에서 3D프린팅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내외 금속분말 시장 전망과 해외 적용 사례, 적층 제조기술을 통한 우주항공용 부품개발의 기회와 응용분야 등 최신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 세미나를 준비했다.
이날 EFEZ 소개와 함께 △3D프린팅연구조합 강민철 상임이사 ‘국내외 금속분말 시장 전망과 해외 적용사례’ △창성 박요설 이사 ‘적층제조용 분말 제조 기술’ △한화테크윈 신충식 수석 ‘적층제조기술을 통한 우주항공용 부품개발의 기회와 응용분야’ △고려특수선재 정용권 부사장 ‘저가, 고품질 적층제조용 타이타늄분말 제조기술’ △풍산홀딩스 김대현 연구소장 ‘플라즈마를 이용한 금속분말 구형화 기술’ 등이 발표됐다.
현재 금속 3D프린터 장비구축 확대와 함께 기존과 같이 장비공급업체가 전용분말을 독점 공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스펙만 맞으면 다른 회사의 금속 분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어 가면서 소재가격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그간 높게 형성된 3D프린팅용 분말가격을 보고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단품 소량에서 다품종 대량 생산화되며 이러한 가격 하락세는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소재인 타이타늄(Ti)의 경우 최근 2년 사이 kg당 260달러를 호가하던 것이 지금은 100달러대로 떨어졌고 가까운 시일내에 100달러대 이하를 형성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날 강민철 상임이사는 “금속 적층제조기술은 10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개인 맞춤형 덴탈 및 인공뼈를 시작으로 금형, 우주항공, 방산, 발전, 자동차 분야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장비 대형화 및 고속화,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적층제조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요 증대 및 분말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세계 적층제조용 Ti분말 시장은 2017년 1억5,500만달러에서 2024년 7억8,700만달러로 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3D프린팅용 금속 분말 개발을 검토 중인 풍산홀딩스, 고려특수선재 등 소재기업의 전문가들도 이러한 소재 가격 하락세에 대해 품질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창원공장에서 기계구조 및 전자재료용 나노분말을 공급하고 있는 풍산홀딩스는 기 구축된 플라즈마 장비를 이용해 3D프린팅용 구리, 타이타늄 및 함금(Ti6Al4V) 개발을 검토 중이다. 김대현 연구소장은 “플라즈마 장비는 높은 품질의 금속 분말을 저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공정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특수선재는 정부과제를 통해 최근 2차례 3D프린팅(PBF, DED)용 Ti, 니켈 등 분말을 가스 오토마이제이션(EIGA) 장비로 생산하는데 성공하고 내년도에는 의령공장에서 양산화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정용권 부사장은 “선진 금속분말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했으며 표면향상, 산소함량 등을 조절해 저가격 고품질 분말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D프린팅으로 출력한 금속 부품이 실제 완제품에 들어가고 양산화 될 경우엔 소재 데이터 및 소재 품질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면밀히 고려해야한다. 항공기 부품을 3D프린팅으로 생산하고 있는 하니웰의 경우 1개 소재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150만번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이에 투입된 비용만도 15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주항공 수요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엄격한 품질기준을 설정해놨기 때문으로, 선진기업들은 부품을 출력하기 위한 특정 장비와 소재에 대한 데이터 및 소재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고 이것이 곧 경쟁력인 것이다. 때문에 금속분말시장은 우주항공용과 같은 고부가시장과 일반 분말시장으로 양분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충식 한화테크윈 수석은 “GE가 직경 400mm 규모의 ATP엔진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하면서 기존 855개의 부품을 12개로 줄이고 개발기간도 12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시키는 등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해 앞으론 메인 엔진도 적층제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증비용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개발엔진에 우선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적층제조를 혼자서 다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분업화에 대비한 기술 축적 및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한 M&A가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우주항공산업에는 내열 및 경량 신소재가 필요한데 30년전에 개발된 합금을 적층제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성형성이 나쁜 것으로 알려진 TiAl 합금을 적층제조해 항공기 부품으로 양산이 추진되고 있어 이것이 성공한다면 3D프린팅 적용처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전문가들은 3D프린팅 제조원가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장비가격이 더욱 낮아져야 적층제조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GE가 올해 폼넥스트 전시회에서 공개한 1m 이상 출력이 가능한 바인더젯 3D프린터 ‘아틀라스(ATLAS, 1100x1100x400mm)’에서 보듯, 업계는 양산화에 필요한 출력물 크기와 적층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어 적층제조시대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신동학 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인 3D프린팅이 시제품 제작에서 벗어나 대량생산에 적용되고 있는 과정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소재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협력 네트워크를 다지는 자리가 마련돼 의미가 깊다”며 “동해안권에서 금속 3D프린팅용 분말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청에서도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