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우리나라 소재부품 무역흑자가 전년동기 대비 8.4% 늘어난 433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對日 수입의존도도 역대 최저이나 수출은 제자리인데 수입량이 더 감소한 이른바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나타나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식경제부가 6일 발표한 상반기 소재·부품산업 무역동향 잠정 집계에 따르면 수출은 1,238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수입은 5.6% 감소한 806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무역수지는 8.4% 늘어난 43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산업 대비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수출 감소는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기 둔화 및 對中 수출부진에 의한 것이다. 수송기계부품(전년동기 대비 10.8%), 정밀기계부품(15.5%) 등은 수출 호조를 보였으나 전자부품(△9.8%) 등의 수출 악화로 전체 수출이 줄어들었다.
수입 또한 IT산업 등 수요산업의 부진과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줄어들었다. 특히 열간압연 및 압출제품 등의 제1차금속(△16.4%), 섬유제품(△27.0%), 액정표시장치부품 등의 전자부품(△7.4%)의 수입 감소가 눈에 띄었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수송기계부품이 미국, EU 등과의 FTA체결로 인한 자동차 엔진(22.4%), 엔진부품(59.6%), 자동차차체용부품(47.0%) 등 수출 증가로 인해 10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IT 소재부품 수출과 수입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반도체·LCD 등의 수요부진 지속과 핸드폰 부품의 해외생산비중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씩 줄어들면서 무역흑자는 13% 감소한 196억달러로 집계됐다.
화합물및화학제품의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 2% 줄어들며 무역흑자는 81억달러(△11.1%)를 기록했는데 이는 유가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와 중국 등 주요 수요국의 경기위축으로 합성수지 등 주요 품목 수출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가별로는 철강, LCD용 부품 중심으로 對日 수입이 감소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對日 소재부품 무역적자는 전년동기 대비 7.6% 줄어든 108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일수입의존도 또한 23%로 완화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및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對EU(110억3,000만달러, △2.4%)와 對中(405억불, △6.6%) 수출은 감소했으나 對美 수출(117억달러, 10.5%)은 FTA 효과 본격화로 늘었고 對ASEAN 수출(115억불, 7.6%)은 ASEAN 지역 설비투자 증가로 인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경부 관계자는 “상반기 소재부품 무역은 대외 여건 악화로 인한 對EU 및 對中 수출감소와 對美, 對ASEAN 수출 증가가 공존했다”며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중국 등 특정지역에 집중돼 있는 수출선을 인도네시아 등 ASEAN 지역 신흥국으로 다변화 시킬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