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연달아 불어닥친 태풍 볼라벤과 태풍 덴마로 수 미터의 파도가 몰아치며 제주와 남해안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가운데 구리합금 양식어망의 진가가 나타났다.
국제구리협회(ICA)에 따르면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바다에 설치된 구리합금 양식어망으로 만들어진 가두리 양식장은 이번 태풍속에서도 파손되지 않은 채 양식장에 서식하는 참돔을 무사히 지켜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기존 나일론 소재 어망을 사용하는 양식장은 어망이 찢어지며 양식어류가 도망가는 바람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욕지도 인근 지역은 우리나라 몇 되지 않는 외해 양식장으로 육상에 있거나 육지 가까이에 설치된 근해 양식장에 비해 강한 바람과 파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제 태풍 볼라벤이 지나는 동안 욕지도 인근 해상에는 강한 강풍과 6미터에 이르는 파도가 강타했다.
이처럼 태풍에도 끄덕없는 구리합금 양식어망은 구리소재의 신수요처 확보를 위해 ㈜대창, LS-Nikko 동제련, 인성수산과 국제구리협회(ICA)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구리 어망은 구리의 항균성을 이용해 기존의 양식어망에서 생기는 수중생물어망 부착(bio-fouling) 문제를 방지함으로써 수중 부착 생물 제거에 드는 어망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양식장 내 어류에 충분한 산소를 제공, 미생물 번식을 막고 물고기의 생장을 도와, 항생제와 사료 사용량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지난 2011년 10월 말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후, 통영 욕지도 바다에서 9개월간의 해양 적응 기간을 거쳐, 지난 7월 25일에는 참돔 치어 5만 마리를 양식장에 본격 입식했다. 그 규모만 해도 지름 25m, 높이 12m에 총 무게가 총 8.5톤에 달한다.
협회 관계자는 “구리합금 어망은 기존 나일론 어망보다 튼튼해 외부 생물의 침입에서 어류를 안전하게 지켜주며, 한 번 설치로 최장 7년까지 사용할 수 있어 매우 친환경적”이라며 “이번 큰 태풍을 견뎌내 내구성을 입증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