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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08 15: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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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韓 3D프린팅, 적층제조시대 대비해야



3D프린팅 선진국은 적층제조시대를 대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시제품 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13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계기로 3D프린팅이 제조업계를 살릴 희망으로 각광받으면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장비 구축, 기술개발, 진흥법 마련 등 다방면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공사례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객관적인 분석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국내 253개 3D프린팅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도 3D프린팅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매출액은 2,230억원으로 전년대비 13.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시장이 6조원 규모임을 감안하면 4% 수준이다. 분야별 매출을 살펴보면 이중 장비 유통이 904억원으로 전체 35.8%를 기록했고 장비제조는 405억원으로 16.1%를 차지했다. 이중 외국산 3D프린터 매출은 828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소재 유통은 283억원으로 11.2%, 소재 제조는 28억원으로 전체 1.1%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유통은 각각 258억원, 183억원으로 각각 10.2%, 7.2%를 차지했으며, 출력(58억원), 교육(38억원), 컨설팅(227억원), 디자인(124억원) 등 서비스는 전체의 18% 남짓했다.

장비 매출과 소재 매출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3D프린팅 산업계는 아직도 장비 구축이 위주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나 결과물 창출이 미미한 단계임을 알 수가 있다. 이에 반해 세계 3D프린팅 시장은 서비스산업이 장비 및 소재시장보다 더욱 발달해 있는데 Wohlers Report에 따르면 201년 서비스시장 규모는 28억달러로 전년대비 33% 성장했고 같은기간 장비 시장은 16억달러, 소재시장은 7억6,850만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국내에서 3D프린팅 장비를 제조 및 개발하는 업체 74개의 3D프린터 매출은 221억원인데 이중 절반이 재료압출방식(ME:Material Extrusion) 장비에서 창출됐으며 산업용에 사용할 수 있는 DED, PBF방식의 3D프린터 매출비율은 각각 20.3%, 10.3%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제조된 3D프린팅 장비가 판매되는 시장은 내수가 75.7%로 압도적이고 그 뒤를 유럽(13.5%), 중국(10.8%), 일본(10.8%) 등이 뒤를 잇고 있어 아직도 ‘우물안 개구리’인 수준임을 알 수가 있다.

■ 기관 중심 3D프린팅 인프라, 활용도 높여야

그간 국내 3D프린팅 시장을 이정도 키운 것은 정부 예산을 받아 운영하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장비를 지속적으로 구매했기 때문이다. 전국 각 지역별로 구축된 K-ICT 3D프린팅 센터, 3D프린팅 제조혁신 지원센터(6개소:시흥, 대전, 창원, 구미, 강릉, 익산)는 물론 테크노파크, 국립대 등에서도 교육용 3D프린터에서부터 수억원에 이르는 산업용 3D프린터를 구축하고 기업 시제품제작 지원 및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산업용 3D프린터를 기업들이 선뜻 구매에서 활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정부가 이같이 지원에 나선 것이지만 3D프린팅 기술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기존 절삭가공 기계의 경우 장비가 구축되면 기업들은 바로 수익성이 있는 부품이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3D프린팅 기술은 기존 공정대비 수익성이 있는 부품이나 제품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며 양산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최적화된 소재, 장비, 소프트웨어 등을 구축해야 한다. 3D프린팅으로 수익이 창출되고 있는 산업인 우주항공, 의료 등의 경우 수요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엄격한 품질기준을 설정해놨기 때문에 선진 3D프린팅기업들은 부품을 출력하기 위한 특정 장비와 소재에 대한 데이터 및 소재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항공기 부품을 3D프린팅으로 생산하고 있는 하니웰의 경우 1개 소재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150만번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이에 투입된 비용만도 15억원에 달한다. GE는 항공기 엔진노즐 부품을 양산하기 위해 설계기술을 가지고 있던 모리스 테크놀로지를 인수했으며, 이어 양산 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Arcam, 컨셉레이저 등 세계적인 금속 3D프린팅기업을 인수하는데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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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3D프린팅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공정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지만 예산이 한정된 우리나라 기관이 산업용 3D프린터를 사서 할 수 있는 것은 시제품 제작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소 잡는 칼을 가지고 닭을 잡고 있는 격이다. 장비 구축 후 활용하기 위한 인력과 소재를 유지할 예산이 부족해 3D프린팅 출력서비스 비용이 기관이 민간기업보다 더 비싼 사례도 나오고 있다. 3D프린터를 수입·유통하고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3D프린터도 2D프린터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소재 매출을 기대하고 판매하는 것인데 국내 기관에 설치된 3D프린터는 대부분 소재 공급은 물론 A/S 신청도 거의 없어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기관 중심의 3D프린터 구매수요도 줄어들면서 대다수 3D프린팅 장비업계도 2017년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3D프린터를 가지고 서비스 시장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전체 시장의 후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의 3D프린팅 산업 육성방향은 기관 중심 장비 구축에서 벗어나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공정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수요기업 중심으로 지원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가 2018년부터 추진하는 뿌리기술과 3D프린팅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뿌리공정을 개발하는 제조혁신 3D프린팅 기술개발사업이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이 3D프린팅 출력서비스를 보다 활발히 이용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이 3D프린팅 출력 서비스 전문기업에 시제품 제작 의뢰시 비용을 지원해주는 바우처 사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3D프린팅을 제조공정 적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재 및 DFAM(적층제조를 위한 디자인) 설계 전문가 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8년부터 ‘3D프린터 개발산업기사’, ‘3D프린터운용기능사’ 등 국가자격제도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산업용 3D프린터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선 장비와 기술을 갖춘 민간업체와의 협력과 더 많은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 3D프린팅용 금속분말 가격 하락, 시장 활성화 기대

3D프린팅이 양산공정에 적용되기 위해선 정교하고 일관된 제품 출력이 가능하고 경제성이 있는 소재가 양산돼야 한다. 지금까지 몇몇 메이저 업체 주도로 3D프린팅용 금속분말이 공급되면서 가격이 매우 비쌌지만 최근 새로운 분말 제조기술 등장, 스크랩을 이용한 생산비용 절감, 중소분말 업체의 시장진입, 생산량 확대에 따른 제조비용 하락 등으로 인해 분말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3년전만해도 Kg당 230~700달러에 달하는 Ti64 분말가격이 100달러대로 형성됐으며 곧 100달러 이하대로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3D프린팅용 분말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신호다. 3D프린팅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인 타이타늄 분말의 경우 운송상 주의가 필요해 수입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더 소요됐는데 이를 국산화 할 경우 부품 출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팅연구조합 따르면 국내에서 3D프린팅용 금속 분말 사업을 시작하거나 검토,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풍산홀딩스, 고려특수선재, 창성, TSP, KNK, 대덕프리시젼, 하나 AMT, 대신, 대한소결금속 등이 있다. 풍산홀딩스는 기 구축된 플라즈마 장비를 이용해 3D프린팅용 구리, 타이타늄 및 함금(Ti6Al4V) 등 개발을 검토 중이다. 고려특수선재는 정부과제를 통해 최근 2차례 3D프린팅(PBF, DED)용 Ti, 니켈 등 분말을 가스 오토마이제이션(EIGA) 장비로 생산하는데 성공하고 내년도에는 의령공장에서 양산화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나 AMT는 최근 국산 3D프린터 장비기업 대건테크와 수술 후 녹아서 2차 수술이 필요없는 바이오디글레이더블 마그네슘 합금을 개발하기도 했으며 TCT 등 해외 전시회를 통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

3D프린팅 분말도 여전히 고가인데다가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제조공정에 적합한 스펙을 갖춰야만 한다. 현재 대부분의 3D프린팅 금속분말은 기존 분말생산과정에서 나온 구형분말을 선별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ISO, ASTM과 같은 국제규격에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제조 양산화 시장에 들어갈 경우엔 수요기업이 원하는 소재를 설계하고 3D프린팅 전용 분말 생산체계를 갖춰야하며 인증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러한 전문화된 소재가격은 일반 시제품 제작용 소재보다 비싼 가격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분말업체인 GNK, 올리콘 등이 GE와 협력에 나선 것도 이러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인 것이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3D프린팅용 분말을 제조하는데 있어 재료연구소, 생산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의 지원과 함께 우주항공, 의료 등 수요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나라가 중공업, 조선, 발전, 자동차 등에서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임을 활용해 3D프린팅 기술 접목을 지원함으로써 성공적인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민간주도로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적층제조시대가 더욱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2018년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3D프린팅 성공사례가 나와 3D프린팅 서비스, 장비, 소재, S/W 시장이 선순환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국내 3D프린팅 시장구조(자료:정보통신산업진흥원).

▲ 활용용도별 3D프린팅 시장 비중(단위:%, Wohlers Report 2016).

▲ 세계 적층제조용 Ti 분말시장 전망(자료:3D프린팅연구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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